[Essay in My Heart]

Linda Hall Library

A room without books is like a body without a soul.

(책들이 없는 방은 영혼이 없는 육체와 같다.)

-  Marcus Tullius Cicero –

일생을 살아가면서 우리는 수많은 책을 읽는다.  물론 인터넷과 SNS의 발달로 인해 요즈음은 옛날과 달리 독서를 하는 습관이 많이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많은 책을 보관하고 또 사람들에게 독서할 아늑하고 편리한 공간을 제공해주는 도서관은 아직도 우리의 건전한 정신적 활동에 있어서 여전히 아주 중요한 시설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간 나는 수많은 도서관을 이용해 보았는데, 그 중에 특히 아직까지 내 인상에 남는 도서관 하나가 있어 여기에 소개하기로 한다. 바로 미국 미조리 주의 Kansas City에 있는 Linda Hall Library의 이야기 이다. Linda Hall Library는 University of Missouri-Kansas City (UMKC) 캠퍼스 안에 위치해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그냥 대학도서관으로 착각하기가 쉽다.

(URL=https://www.lindahall.org/)

조용하고 아담한 이 사립도서관은 1946년에 문을 열었는데, 북미에서 과학, 공학, 그리고 기술분야의 자료를 소장하여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가장 큰 도서관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큰 과학전문도서관 중의 하나이다.

Hall-Bartlett Grain Co.의 Linda Hall(1859-1938)과 Herbert F. Hall(1858-1941)의 기부를 통해 부인을 기리기 위해 세워진 도서관은 세계적인 인지도와 위상을 자랑하며, 매우 광범위한 연구중심 컬렉션은 캔사스 시티 및 전세계의 개별 연구자, 학술기관 및 기업들은 물론 일반인에게도 공개된다. 가까운 이웃에 위치한 University of Missouri-Kansas City와 제휴하지는 않지만 미중서부지역의 많은 대학생과 교수진이 직접 차를 몰고 와서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이 도서관을 이용하곤 하였다.

도서관 장서는 2백만권이 넘는데, 여기에는 학술지, 학술회의논문집, 참고문헌, 정부간행물, 기술보고서, 산업표준, 공학회의 논문, 미국특허 및 모노그래프 등이 포함되어 있다. 1995년에는 ESL(Engineering Societies Library)이 이 도서관으로 이전되었으며, ESL 컬렉션은 미국항공우주학회, 미국토목공학회, 미국화학공학회, 미국기계공학회, 미국광업, 금속 및 석유공학회, 그리고 미국전기 및 전자공학회 관련 자료들을 광범위하게 소장하고 있다.  

도서관의 저명한 과학 역사 컬렉션에는 과학 및 기술의 많은 희귀한 초판본을 포함하여 50,000권 이상의 책이 소장되어 있는데, 컬렉션에서 가장 오래된 책은 1472년에 출판된 Pliny's The Elder's Naturalis Historia(Natural History) 이다.

나는 이 도서관을 7년이 넘게 부지런히 이용하여 수많은 추억을 아직도 간직하고 있다.  공부와 연구를 하면서 찾았던 논문들이나 책은 거의 다 손쉽게 이 도서관에서 찾을 수 있었고, 딱 한번만 원하던 논문이 없어 ILL (Inter Library Loan) service를 통해 다른 대학도서관에서 팩스를 통해 전송해온 논문을 받아서 공부한 적이 있다.

직원들은 한결같이 매우 친절하고 실내는 늘 조용하고 깨끗하며 도서관 주변의 화단은 철따라 아름다운 꽃들과 나무가 심어져 있어 도서관 이용자들을 반긴다.   시설을 이용할 때마다 나는 이 도서관에 대한 부러운 생각이 많이 들었다.  두사람의 통큰 기부를 통해서 수많은 전세계 사람들이 그 혜택을 보게되니 그저 그들의 아름답고 뜻깊은 선행에 감사할 따름이다.

시설을 이용하면서 한가지 또 생각한 것은 특정분야를 전문으로 하는 도서관을 아담하게 지어서 활용하는 것도 참 좋은 사회봉사의 기회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즈음은 사실 어지간한 일반적 정보는 인터넷으로 검색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여전히 심도 있는 연구나 학습은 도서관 소장 자료의 검색 및 활용이 아직도 그 효용가치가 남아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나의 농담을 이야기 하고자 한다.  Linda Hall Library는 남편Herbert F. Hall(1858-1941)이 부인 Linda Hall (1859-1938)에게 하나의 “선물”로 주었다는 말이 있었다.  그래서 유학생들 사이에서 농담조로 “부인에게 선물을 줄려면 Linda Hall Library 같은 멋진 선물을 하나 선사해야 선물다운 선물이지 않겠느냐?” 하는 말들이 즐겁게 회자되곤 하였다.  

언젠가 아직도 아름다운 추억들이 하나씩 소록소록 떠오르는 Linda Hall Library를 다시금 방문할 수 있게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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崇善齋에서

2021. 12. 21.

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