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겨울 속 봄의 속삭임
춥고 어두운 겨울 한복판에 서 있으면, 세상은 마치 숨을 멈춘 듯 고요해진다. 나무는 잎을 내려놓고, 들판은 빛을 거두며, 사람의 마음 또한 움츠러든다. 그러나 그 침묵이 끝이 아님을 자연은 늘 먼저 알고 있다. 얼어붙은 땅 아래에서는 이미 봄이 준비되고 있고, 그 사실을 자연은 굳이 소리 내어 알리지 않는다. 봄은 언제나 그렇듯, 말없이 다가온다.
자연의 질서는 거침이 없다. 인간의 기대나 조급함을 고려하지도 않고, 사계절은 정해진 길을 따라 묵묵히 순환한다. 겨울이 깊어질수록 봄은 더 성실하게 자라고, 어둠이 짙을수록 새벽은 더욱 정확히 시간을 지킨다. 자연 앞에서 인간은 통제하는 존재가 아니라, 그 흐름을 배우는 존재임을 깨닫게 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앞서가려 애쓰는 것이 아니라, 주어진 자리에서 견디고 기다리는 일뿐이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인간의 나약함을 배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시간 앞에서 좌절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은 추위 앞에서 흔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그러나 바로 그 나약함 속에서 겸허함이 자란다. 모든 것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 인내하지 않으면 건너갈 수 없는 계절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순간, 우리는 자연과 조금 닮아간다.
봄은 그래서 가르침이다. 애써 소리를 높이지 않아도, 서두르지 않아도, 때가 되면 변화는 이루어진다는 조용한 증명이다. 겨울을 통과한 후에야 비로소 꽃이 피듯, 인간의 삶 또한 기다림과 침묵을 통과해야 새로운 시작을 맞이한다. 오늘도 아직은 차가운 바람이 불지만, 그 바람 속에는 분명 봄의 방향이 담겨 있다. 우리는 그 사실을 믿으며, 다시 한 계절을 배워간다. ***
2026. 2. 4.
立春(입춘)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3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