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봄눈 속에 피어나는 희망>
따뜻한 봄을 시샘이라도 하듯, 하늘에서는 봄눈이 포근히 내려 꽃밭 위를 살며시 덮는다. 겨울의 마지막 숨결이 아직 떠나지 못한 듯, 흰 눈송이들은 연약한 꽃잎 위에 조용히 내려앉아 잠시 세상을 멈추게 한다. 그러나 그 멈춤은 정지가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은 생명의 호흡을 위한 쉼이다. 눈 아래에서 꽃들은 놀라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알고 있다. 이 눈이 자신을 꺾으려는 것이 아니라, 더욱 푸르게 돋아나게 할 또 하나의 시간임을.
노란 개나리와 붉은 동백, 연분홍 매화와 이름 모를 작은 풀꽃들까지, 각양각색의 생명들은 흰 눈과 어우러져 한 폭의 수채화를 이룬다. 겨울의 색과 봄의 색이 한 자리에서 만나는 순간, 우리는 자연이 빚어내는 절묘한 조화를 목격한다. 차가움과 따뜻함, 사라짐과 피어남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함께 서 있는 그 장면은 마치 인생의 진실을 은유하는 듯하다. 우리 삶 또한 기쁨만으로 채워지지 않듯, 봄도 눈을 거치며 더욱 또렷해진다.
길고 춥고 어두웠던 겨울은 사람의 마음에도 그림자를 드리운다. 차가운 바람 속에서 우리는 움츠리고, 보이지 않는 내일을 염려하며 스스로를 지키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자연은 말없이 가르쳐 준다. 아무리 혹독한 계절이라도 끝이 있으며, 땅속 깊이 숨은 씨앗은 결코 절망하지 않는다는 것을. 봄눈이 내리는 오늘의 풍경은, 겨울과 봄이 손을 맞잡고 교대하는 조용한 의식과도 같다.
나는 그 환상적인 풍경화를 바라보며 생각한다. 우리의 삶도 저렇게 아름답게 이어질 수 있기를. 때로는 눈처럼 차가운 시련이 내려와도, 그 위에 다시 피어나는 희망의 색을 잃지 않기를. 인생의 계절이 바뀌는 동안 우리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라고 있음을 믿을 수 있기를.
봄은 이미 오고 있다. 아니, 어쩌면 지금 이 봄눈 속에, 조용히 우리 곁에 와 있는지도 모른다. 흰 눈 아래 더욱 파릇파릇하게 빛나는 꽃들처럼, 우리의 내일도 오늘의 시련 위에서 더 선명한 빛을 띠게 되리라. 그래서 나는 하늘을 올려다본다. 마지막 눈송이가 녹아내리는 그 자리에, 따뜻한 햇살이 스며들 것을 알기에. ***
2026. 2. 22.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466

English Trans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