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미시시피 강 위의 “By and By”: 『허클베리 핀』 속 관용구 산책>

2026.02.21

[내 마음의 隨筆]



<미시시피 강 위의 “By and By”: 『허클베리 핀』 속 관용구 산책>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을 읽다 보면, 이야기보다 먼저 귀에 들어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낯설지만 어딘가 정겨운 표현들이다. 그중 하나가 “by and by.” 사전적으로는 “곧, 머지않아”라는 뜻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시계의 분침이 아니라 강물의 흐름 같은 시간을 뜻한다. 서두르지 않고, 흘러가듯 다가오는 시간 말이다.


Mark Twain은 “by and by”를 단순한 시간 표현이 아니라 분위기 장치로 사용한다. Huck이 “by and by”라고 말할 때, 우리는 사건이 급박하게 터지기보다는, 천천히 전개될 것임을 예감한다. 이 표현 하나로 장면의 속도가 조절된다. 마치 감독이 카메라를 슬며시 뒤로 빼는 것처럼.


또 다른 재미있는 표현은 “all of a sudden.” 물론 지금도 쓰이지만, 소설 속에서는 유난히 극적이다. 조용히 흘러가던 강 위에 “all of a sudden” 무언가 나타난다. 독자는 잠시 졸다가도 벌떡 깨어난다. 트웨인은 일상의 나른함과 갑작스러운 사건을 이 짧은 관용구 하나로 대비시킨다.


“reckon”이라는 말도 자주 등장한다. 표준 영어의 “think”나 “suppose” 대신, Huck은 “I reckon…”이라고 말한다. 단순히 ‘생각한다’가 아니라, 경험과 감각을 더한 추측이다. 계산이라기보다 직감에 가깝다. 남부 특유의 여유와 소박함이 묻어나는 단어다.


“by and large”라는 표현도 흥미롭다. ‘대체로’라는 뜻이지만, 원래는 항해 용어에서 왔다. 강과 배의 세계를 배경으로 하는 이 소설에서 이 표현은 더욱 자연스럽다. 말 속에 이미 강바람이 들어 있다. 독자는 무심코 읽으면서도 항해자의 시선을 공유하게 된다.


그리고 “make up one’s mind.” 결심하다라는 뜻이지만, Huck이 이 말을 할 때는 단순한 선택 이상의 의미가 담긴다. 그는 사회적 규범과 자신의 양심 사이에서 갈등한다. “I made up my mind…”라는 문장은 소년이 어른이 되는 순간의 북소리처럼 울린다. 평범한 관용구가 도덕적 선언으로 변하는 순간이다.


“lit out”이라는 표현도 빼놓을 수 없다. ‘황급히 떠나다’라는 뜻인데, Huck과 Jim의 모험에는 이 말이 자주 어울린다. 단순히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위험을 피해 훌쩍 달아나는 느낌이다. 이 한마디에는 긴장과 자유가 동시에 담겨 있다.


이처럼 트웨인의 관용구들은 사전 속 의미를 넘어선다. 그것들은 인물의 성격을 보여 주고, 지역의 공기를 담고, 장면의 속도를 조절한다. 관용구가 단순한 언어 장식이 아니라, 이야기의 리듬을 만드는 악보가 된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표현들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다소 옛스럽게 들린다는 것이다. 그러나 바로 그 낯섦 덕분에 우리는 언어의 시간성을 느낀다. “by and by”라는 말 속에는 19세기 미시시피 강가의 저녁노을이 스며 있다. 언어는 시간을 보존하는 작은 병과도 같다.


그래서 『허클베리 핀』을 읽는 일은 모험담을 따라가는 동시에, 관용구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by and by” 하고 흘러가는 문장들 사이에서 우리는 깨닫는다. 언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니라, 한 시대의 숨결이며 한 지역의 음악이라는 사실을. 그리고 그 음악은, 지금도 여전히 우리 귀에 잔잔히 울린다. ***


2026. 2. 21.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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