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교한 여우가 좀 띨띨한 나귀를 꼬셔서 함께 사냥을 나갔다. 사냥물은 절반씩 나누기로 하고서.
그런데 하필 굶주린 사자와 만나고 말았다. 간교한 여우가 얼른 사자에게 가더니 귀 속말을 했다.
“사자님, 제가 나귀를 도망가지 못하게 할테니 나귀를 잡수시고 저는 살려 주십시오.”
사자는 그렇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다시 여우는 나귀에게 와서,
“빨리 도망가자!”하고는 사람들이 파 놓은 함정에 빠지게 했다. 그리고 사자에게,
“사자님, 천천히 드세요. 저는 갑니다.”하고는 돌아서는데 사자가 여우를 덮쳤다.
“아니, 사자님! 이럴 수가 있습니까?”
“너도 나귀를 속였으면서 뭘!”하고는 여우를 먼저 먹어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