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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명리학에 빠진 의사들

2020.01.30



                 명리학에 빠진 의사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R박사님은 필자와 직‧간접적으로 인연이 깊은 분이시다. 미국 모 유명대학교수를 역임하셨고, 그 학교 병원원장까지 지내신 대단한 양반인데 무척 겸손하시고 소탈하신 분이다. 미국에 이민오시기전까지는 부산에서 개인병원을 운영하셨는데 이때 필자의 스승과 인연이 있으셨다. R박사님 병원과 스승님 사무실이 한동네에 있었고, 두 분이 연배도 비슷하신데다가 약주까지 좋아하는 여러 가지 공통점이 있어 두 분이 가끔 만나 술잔을 기울이시며 환담을 나누셨다고 한다. R박사님이 돌아가신 스승님의 친구분이시라는 것을 필자가 안 것은 R박사님의 입을 통해서였다. 


필자의 상담실에는 필자의 스승 뻘 되시는 사부 세분의 사진이 있는바 어느 날 상담을 하러 오신 R박사님께서 스승님 사진을 손으로 가리키며 “어? 저사람 사진이 왜 여기에 있지?” 라고 하시며 의아해하셨다. 필자가 필자의 스승님 사진이라고 하니“아! 그래요? 내가 한국에서 병원 할 때 저양반과 친했어요! 가끔 소주도 하고 그랬는데... 저 양반 잘 있나요?” 라고 하며 매우 반가와 하시면서 안부를 묻는다. “어디요, 벌써 돌아가신지 오래 됐습니다. 벌써 꽤 오래전인데 미국에 이민오신지 오래 되셨나보네요?” 라고 하자 매우 안타까워하며 슬퍼하셨다. R박사님 말씀이 “한국에 있을 때는 저양반한테만 다녔지요. 내가 의사이지만 역술에도 관심이 있어 책도 좀 들여다보기도 했지요. 우리 의사들 중에서도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특히 이런 역술분야에 관심있는 사람이 많지요. 혹시 서울대 의대교수로 있는 설현욱 교수를 아시나요? 그 양반이 아마 우리나라 의사들중에 역학실력이 제일 뛰어난 사람일겁니다. 나하고도 잘아는 사람이구요.” 라고 하신다. 


이에 대해 필자 왈 “설 교수님은 물론 알지요. 너무 유명한 분 아닙니까?” 라고 하니 “구도원 선생도 설 교수 못지않게 유명한 듯 한데요? 아무튼 그 스승에 그제자라고 그 양반의 제자가 이곳 LA에서 유명인사가 됐으니 참 반갑습니다.” 라고 하며 과찬을 하셨다. 설현욱 교수는 서울의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신경과‧정신과 전문의로 1987년부터 국립경찰병원 신경과‧정신과 과장을 지낸 뒤 1994년부터 1995년 뉴욕 코넬의대에서 연수를 하던 중 세계적으로 유명한 성의학자 헨렌 카플란의 유일한 동양계 제자로 들어가 성의학을 연수하였고, 비뇨기과의 J.F 이드에게 발기부전학을 연수받았다. 한국인으로 유일하게 미국 임상성학회(SSSS)의 정회원이 되었으며, SBS 굿모닝닥터 한국 최고의 명의 시리즈에 선정되기도한 천재이다. 


지금은 강남 압구정동에 서울 성의학 크리닉을 운영하며 서울의대 외래교수로 활동 중인데, 그는 어떤 글에서 자신이 명리학을 연구한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미국에 도착해서 헬렌 카플란에게 성의학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다시는 명리학에 손대지 않겠다는 결심을 했었다. 그렇지만 그동안 공부한것이 아까우니 정리만하자는 마음에 계속 손을 대게 되었다. 예전이나 지금이나 명리학이 미래를 알려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었다. 정신과에서는 많은 것을 해결해주고 인간의 동기나 행동양식, 이상행동 등에 대해서 설명해 줄 수 있었지만 인간의 미래에 대한 예측은 전혀 영영 밖이었다. 신경과 쪽에서 뇌경색증이나 두통, 간질환자를 보았지만 그것은 하나의 현대 과학일 뿐이었다. 


정신분석은 흔히 정신과 의사 중에서도 보다 높은 지적, 감성적 지능을 가진 사람들이 하는 것이고 일단 정신분석가라면 최고의 경지에 오른 성숙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아무리 유능한 정신분석가라 할지라도 미래에 대해서는 깜깜할 수밖에 없다. 정신과 의사를 한지 17년 쯤 되었을 때 그동안 경험한 환자들을 보니 너무나도 많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사주라든가 점과 같은 미신적인 학문에 깊숙이 눈을 돌리는 것을 체험했다. 의사 말은 안들어도 사주쟁이가 뭐라하면 그 말은 따라서 하는 것을 보고 명리학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어 우연히 명리학을 공부하게 되었다. 명리학 스승을 만나서 이것저것 공부하다보니까 3개월 정도 지난 다음에는 책을 놓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내가 배웠던 어떤 학문보다 재미가 있었던 것이다. 어떤 사람의 과거와 현재, 미래까지 알 수 있다면 이보다 더 재미있는 학문이 어디 있겠는가? 2~3년 정도 명리학에 푹빠져 마치 바둑에 미친 사람이 천장만 보아도 바둑판으로 보이듯이 열심히 공부했다. 


공부를 하며보니 명리를 본다는 사람들의 실력은 너무나 천차만별이었다. 기본적인 개념이라도 알고 남의 점을 친다고 하는 것인지 의심스러울 정도였다. 뉴욕에 있을 때도 점을 본다는 한인교포가 10여명 정도 있었는데 3~4군데를 재미삼아 가보았다가 실망만 하고 나왔다. 이쁜 스페인 집시가 보는 엉터리 같은 점보다도 더 못한 것 같았다. 그만큼 제대로 명리학을 공부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와 동기로 명리학공부에 열중한 설현욱 박사는 <성의학자의 초과학이야기> 라는 명리학 저서를 저술하였다. 필자가 보기에 매우 수준 높은 명리학이론서였고 그 나름대로의 특별한 해석기법이 돋보이는 뛰어난 수작이었다. 시중에 나도는 정체불명의 하찮은 수준의 명리학 책들이 많은데 그것들에 비하면 매우 과학적인 우수한 책이라 평가할 수 있었다. 


필자의 오랜 고객들 중에는 의사분들이 특히 많은데 그 중 유독 치과의사분들과 정신과 의사분들이 많았다. 치과의사분들이 많은 이유는 필자도 잘 모르겠지만, 정신과 의사분들이 많은 이유는 설현욱 교수가 이야기했듯이 인간의 정신을 다루다보면 과학이나 의학으로는 도저히 해석 할 수 없는 어떤 보이지 않는 운명이라는 것을 자주 접하게 되기에 의사분들 특히 정신과, 신경과 의사분들 중에 명리학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는 분들이 많은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해보게 된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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