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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배가 부르니 딴 짓 한다.

2020.02.22


     


           배가 부르니 딴 짓 한다.  


 옛말에 <포난사음욕(飽煖思淫慾) 기한발도심(飢寒癹道心)>이란 말이 있다. ‘배부르고 따뜻한 곳에서 호강하고 살면 음욕이 생기고 굶주리고 추운 곳에서 고생하면서 살면 도심(道心)이 일어난다.’는 말이다. 이 말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배때기가 부르니 딴 지랄한다.’는 말로도 바꿀 수 있을 것이다. 이 글을 쓰는 것은 꺼려 졌지만 꽤 오래된 이야기이니 이제는 써도 괜찮을 것이라 여겨져 여기에 소개한다.


 필자의 고객이신 임여사님은 남편이 의류업과 요식업으로 크게 성공한 사업가이다. 규모가 꽤나 커서 누구하면 알만한 정도의 큰 사업체를 성공시킨 유명인사이다. 빌딩도 어려 채 가지고 있고 한국에는 큰 골프장도 소유한(실소유주) 준 재벌급의 자산가였다. 남편과의 사이에 3남 1녀를 두었고 아이들도 모두 영특하고 심성이 착해 부모 속 썩이는 일 한번 없이 잘 자라주고 있었다. 남편은 성격이 매우 자상해서 부인을 끔찍이도 챙겼고 아이들에게도 훌륭한 아빠였다. 누가 보아도 부러울 것이 없는 부부요 가정이었다. 문제는 단 한 가지 임여사님 자신이었다. 


 처음 필자가 임여사님을 보았을 때가 여사님 나이가 40대 후반 경이였는데 삼십대로 보였고 한 눈에 보기에도 엄청난 미인이었다. 필자에게는 아름다운 용모를 지닌 여자 연예인들도 가끔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임여사님의 외모는 그들을 능가할 정도였다. 다만 큰 눈동자에 검은 동안이 위로 오라 붙어있고 아랫부분의 흰자위가 크게 보이는 것이 이런 눈동자로 유명한 가수 김완선의 눈을 연상 시켰다. 무척이나 몽환적이고 섹시해 보이는 눈이지만 관상학상 좋은 상은 아니요 색기가 어린 눈동자였는데 촉촉하게 물기마저 적셔있어 더욱 그랬다. 몸 전체, 몸동작 하나하나에도 색기가 좔좔 넘쳤다. 왠만한 남자 분들이라면 이런 임여사님을 보는 순간 가슴이 쿵! 하고 내려앉을 정도라 하면 대강 짐작이 가실 수 있으리라!

 친구소개로 왔다고 하면서 거만한 자세로 눈을 내리깔고 앉아 필자의 기를 누르려는 듯한 태도였다. 필자 왈 “대단한 미인이시군요! 하지만 ‘빛 좋은 개살구’라고 화려해 보이지만 실속은 없는 외로운 팔자라고 나오는 군요.” 이렇게 말을 건네자 섹시하게 눈을 살짝 흘기며 처음으로 ‘풋’하고 짧게 웃는다. 


 임여사님은 큰 사업에 성공한 남편을 만나 사모님 소리 들으며 손끝에 물 한 방울 안 묻히고 호위호식 하였다. 어느 귀부인도 부럽지 않은 호강을 하며 사는 임여사에게 남모를 외로움이 종종 찾아들곤 했다. 태어나기를 원체 색정이 강하게 타고나 단 하룻밤도 밤일을 치루지 않으면 잠들기 어려운 터에 사업이 번창 하면 번창 할수록 남편은 자주 지방이나 외국에 출장을 가는 일이 늘어만 갔다. 따라서 임여사님 혼자서 독수공방하는 일이 점점 늘어만 갔고 임여사는 자연히 잠자리의 외로움과 공허함을 느껴 힘들어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처럼 비슷한 형편에 있는 친구들 중 하나가 아주 은밀하게 넌지시 말을 건네 왔다. “임여사! 남편 출장이 잦아져서 외로워서 어떡한데?” 농담 비슷하게 말을 건넨 친구는 임여사가 내심 진지하게 외로움을 호소하자 “우리같이 독수공방 자주하는 친구들끼리 모여 가끔 회포를 푸는 데가 있는데 어때? 생각 있으면 같이 한번 가보지 않겠어?” 친구의 꼬드김에 임여사는 비슷한 처지의 몇 명 여편네들과 함께 은밀하게 잘 차려놓은 한 술집에 가게 되었다.


 가게에 들어서 자리를 잡자 말끔하게 허우대 좋은 잘생긴 어린 총각들이 룸에 들어와 일 열로 서서 한명씩 자기이름을 대며 “잘 부탁합니다. 누님들!”하고 인사들을 했다. 마음에 드는 남자를 선택하면 선택 받지 못한 남자들은 물러가고 새로운 멤버들이 들어와 아까 했던 식으로 인사를 하고 호명을 기다렸다. 이런 식으로 자기들 취향에 맞는 남자애들을 선택하고 나면 질펀한 술자리가 벌어졌다. 여자들이 어린남자들 은밀한 부위를 마구 주무르고 망측한 장기자랑까지 시켜서 1등한 애에게 팁을 듬뿍 집어주었다. 질펀한 술자리가 끝나면 각자 자신의 파트너를 데리고 2차를 나갔다. 고객의 비밀이 철저히 지켜지는 장소에서 젊은 청년과 밀회를 즐기는 거였다.

 호스트 즉 남창(男娼)들은 인물도 좋은데다가 체격도 미끈하게 잘빠졌고 특히나 잠자리 기술이 특별났다. 아마도 모두 그런 쪽으로 특별 교육을 받는 듯했다한다. 처음 임여사가 선택한 호스트는 아주 온갖 정성을 다해 임여사를 기쁘게 했다. 프로의식이 철저한 청년 이였다. 남편에게는 전혀 느껴보지 못했던 신기한 기술(?)로 임여사를 몇 차례나 황홀경에 빠지게 했다. 


 임여사는 왜 진작에 이런 곳이 있는 것을 몰랐을까하는 생각이들 정도로 젊은 남자의 육체에 매료되었다. 그곳을 나서면서 젊은 호스트에게 팁을 두둑히 내주었다. 호스트 청년은 아양을 떨며 “다음에 오시면 꼭 저를 찾아 주십시요!”라고 하며 지명을 부탁했다. 덧붙여 시간이 되시면 언제 밖에서 밥 한번 사달라는 작업도 곁들였다.

 ‘뼈와 살이 타는 밤’을 지낸 뒤 다음날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어땠어? 임여사? 거기 남자애들 괜찮지? 날아갈 것 같지 않았어?” 이렇게 이야기하며 키득키득 웃었다. 그 이후로 임여사는 남편 몰래 호스트바를 종종 찾았다. 전에는 남편이 출장 간다면 눈을 흘기고 타박하더니 이제는 남편이 출장 간다면 반색을 했다. 임여사는 원칙을 정했다. 한번 놀아본 아이하고는 두 번 다시 놀지 않는 원칙 이였다. 혹시나 서로 간에 정이 들거나 남자가 달라붙는 불상사를 막기 위한 나름대로의 보신책 이였다. 그런데 그 원칙이 깨졌다. 준영이라는 아이를 만나면서 부터였다. 준영은 임여사님의 첫사랑과 너무도 똑같이 생겨 처음 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고 했다. 이런저런 생각 끝에 혹시나 첫사랑의 아들인가 하여 이것저것 캐보았지만 다행히도(?) 아니었다고 한다.


 임여사는 원칙을 깨고 준영이만 찾았다. 밖에서 따로 만나 데이트도 즐기고 급속도로 가까워 졌다. 준영에게 콘도도 한 채 사주고 스포츠카도 한 대 사주었고 아들 뻘 가까운 젊은 애에게 정신 못 차리게 빠져들었다. 이런 더러운 사랑이 극단으로 치닫을 즈음 자신도 자신을 제어치 못해 고민일 때 친구의 소개로 필자를 찾게 된 것이다. 당시 필자가 임여사의 쾌를 짚으니 <몽지손>의 쾌가 짚혔다. “은인자중해야 한다. 방종하면 큰 액을 당한다. 계략은 뛰어나나 성사되지 못하고 엉뚱한 일로 번진다! 오래된 연분이 깨지게 된다!”는 쾌였다. 당연히 더러운 사랑을 즉시 그만둘 것을 충고했고 임여사는 필자를 째려보며 말이 없었다.

 후에 들으니 남편이 알게 되었고 임여사는 개박살이 났다. ‘배때기가 불러 딴 지랄하다 망한 여자’ 이야기였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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