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천기(天氣)를 관찰하면 미래를 알 수 있다.

2020.05.27



       천기(天氣)를 관찰하면 미래를 알 수 있다.  


 이 지구상에 일어나는 모든 자연현상은 우리네 인생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지구에 살고 있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물체나 무생물체는 음양오행의 영향하에 생겨나고, 성장하고, 쇠퇴하다 소멸해간다. 음과 양의 기운은 태양과 달의 영향이다. 낮은 태양이 지배하는 양(陽)의 세계요, 밤은 어둠이 지배하는 음(陰)의 세계이다. 즉, 지구상에 살고 있는 인간은 지구의 자전에 의해 생겨나는 낮과 밤의 영향을 받는다. 또한 지구는 자전만을 하는 것이 아니라 목성,화성,토성,금성,수성의 영향하에(그 밀고 당기는 힘에 의해) 일정궤도를 공전한다. 이것이 오행의 영향이다. 공전을 통해 춘하추동 사계절을 만들어낸다. 즉 사람은 낮과 밤‧4계절의 영향하에 태어나고, 자라고, 시들고 죽어간다. 사람뿐만 아닌 동물과 식물 무생물까지도 이와 같다. 

 

 따라서 자연현상은 우주현상의 한 단면이며 이런 현상이면에는 반드시 어떤 뜻이 숨어있기에 예부터 이를 잘 관찰하면 미래에 있을 일을 예측해 볼 수 있다고 믿어왔다. 이러한 자연현상이 예사롭지 않을 경우, 즉 평소와는 다르게 이상한 현상이 일어날 때 사람들은 그것을 어떤 계시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일이 많았다. 이러한 자연과 인생의 상관관계를 토대로 하여 인간생활상에 있어서의 운명을 예지하는 것이 자연물에 의한 관상점이다. 해와 달, 별,구름,비,바람,눈,서리,이슬,노을,천둥 등의 조짐을 관찰함으로서 어떤 자연현상이 있을 때는 이러이러한 일이 생긴다는 식의 예측을 여기저기 기록에 남겨놓았다. 이런 기록 중에서도 숙종 때의 학자 이익(李瀷)의 <天人相感論>이 가장 눈에 띈다. 


 이익은 이 책에서 자연과 인생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명확하게 설명해 놓았다. 그 대략의 요점을 정리하자면 이렇다. 춘추 이래 하늘에 災異(재이-이상스런 재변현상)가 있으면 반드시 인사와 부합된다. 원래 재이는 하늘(天)에 속하는 것과 땅(地)에 속하는 것, 사람(人)에 속하는 것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혜성이 오랜만에 나타나는 것은 天異(천이)이고 산이 무너져 샘이 고갈되는 것은 地異(지이)라 한다. 이는 사람이 이 세상에 태어나 살면서 병이 들었을 때 그 내장의 상한부위에 따라 안면에 그 징조가 나타나는 것과 같다. 세상만물은 천지의 기(氣)에 의해서 생기고 그 기를 호흡하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천지와 만물은 상호간에 감응이 있어야만 한다. 식자는 ‘이 이치를 마음에 두고 그 상태를 고찰하여 순응해야만 한다’ 라고 하였다.


 실제로 선조 때 災異(재이)가 나타나 이상한 가뭄으로 온 조선이 흉작이었으며 암 꿩이 化(화)해서 수꿩이 되고, 노복이 주인을 죽이고 자식이 아비를 죽이는 불상사가 유난히 많이 생겼다. 이에 弘文館(홍문관)과 司憲府(사헌부)가 왕에게 상계하여 힘써 천제를 경외하고 풍속을 바로잡으며 언론을 널리 구하도록 청하매 왕도 그 直言(직언)을 기꺼이 받아들여 근신하고 정무에 힘썼다. 이런 재이가 횡횡하자 당시의 도인들은 국가에 큰 변란이 닥칠 것을 예감하고 근심하였으며 일반 백성들도 안정치 못하고, 민심이 흉흉했는바 걱정대로 일본의 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일본전역에 산재해 있는 무장세력들을 제압하고 일본을 통일 한 뒤 넘치는 무사들의 불만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조선에 明을 치겠으니 ‘길을 빌려달라’는 트집을 잡아 조선을 침략하였다(임진왜란). 역시나 우려한대로 나라에 큰 변고가 닥친 것이다. 이러한 하늘의 이상한 현상은 필자도 경험한 바 있다. 


 1974년 8월15일은 나라전체가 조금 들떠있던 날이었다. 그날은 우리나라 최초의 지하철인 서울시 지하철이 개통되는 날이었고, 제 29회 광복절 기념식이 장춘체육관에서 열리는 날 이기도해 국민들의 기분도 들떠 있었다. 당시만 해도 TV가 흔치 않았던 때여서 필자는 동네에서 제법 부자로 소문난 TV를 소장하고 있는 집에 염치불구하고 광복절 기념식 TV중계를 구경하러 갔었다. 박정희 대통령이 연단에 나와서 그 특유의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기념 식사를 해 나가던 중 갑자기 탁! 탁! 하는 소리가 나더니 화면이 흔들리면서 TV화면이 갑자기 깜깜한 먹통이 되었다. TV가 고장 난 줄 알았는데 잠시 후 화면이 다시 재가동되면서 박대통령이 연설을 계속이어 나가는 것이었다. 언뜻 보기에도 단상이 어수선했으며 연단 옆 좌석에 앉아 있던 육영수 여사의 모습이 보이질 않았다. 이때 벌써 육영수여사는 재일교포 청년인 문세광의 흉탄에 머리를 맞고 병원에 옮겨지고 난 후였다. 


 대단한 것은 이런 아비규환 속에서도 박정희 대통령은 그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29회 광복절기념 식사를 다 마치었다는 것이었다. 육영수 여사는 영부인이라는 우리나라 여성으로서 최고의 지위에 있으면서도 매우 근검절약하였고, 늘 겸손해서 대다수의 국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남편인 박정희 대통령의 독재탄압에 항거하며 독재타도를 외치는 재야인사들 중에도 육영수여사를 욕하는 이는 드물었다. 또한 박정희대통령의 독재에 대해 솔직한 조언을 아끼지 않아 ‘청와대 안의 제1야당’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아무튼 국민의 사랑을 받던(남편은 아주 많이 미움을 받았지만...)영부인은 그날 유명을 달리했다. 그런데 그날 오후의 하늘의 기상이 이상했다. 그리 흐린 날씨도 아니었는데 하늘이 온통 시뻘건 핏물처럼 노을이 짙게 드리워졌고 그런 하늘이 꽤나 긴 시간동안 이어졌다. 그때가 육영수여사가 병원에서 숨을 거두는 때였다. 그래서 사람들은 두고두고 이것을 화제로 삼았던 기억이 있다. 아마도 하늘도 육여사의 죽음을 슬퍼하여 그런 현상을 보인 것 아니겠냐는 소리였다. 이때 육여사의 나이 49세였다. 이후 퍼스트레이디 역할은 큰딸 前박근혜대통령이 해나갔지만 남편의 잘못된 통치행위(독재)에 대해 반대하며 눈에 멍이 들게 맞아가면서까지 직언하던 ‘청와대 제1야당’은 없어진 것이며 5년 후 박정희대통령마저 비참한 최후를 맞게 된다. 더구나, 그의 딸인 박근혜 전대통령도 최순실이라는 년에게 휘둘리어 국정을 망친 혐의로 구속되어 있으니 박정희 일가에 망조가 들어도 단단히 든 셈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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