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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悖倫(패륜) 의 끝

2020.06.22


   

                              悖倫(패륜) 의 끝


 일전에 30대 후반의 한 남성분이 필자를 방문하였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서글서글한 눈매에는 선량함이 깃들어 있다. 말없이 이름과 생년월일시를 적은 종이를 내미는데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금일생으로 사주속에 금기가 쇠약하고 온통 수기로만 꽉차 있어서 머리는 매우 영리하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잘내는 창의성이 있으나 위인이 음란하고 협잡심이 강한 구성이며 진실성이 부족하고 예의 지심이 없는 불량한 품성을 지닌 구조다. 사주를 들여다 보다 말고 앞에 앉아있는 남성분의 얼굴을 다시 한번 쳐다보게 된다. ‘이렇게 겉모습이 단아하고 멀쩡한데 어찌 사주구성이 이리도 탁하게 나오는지 이해가 안되네’ 라고 속으로 중얼거리는데 이분 왈“ 왜 그러십니까? 뭐 안좋은게 보입니까?” 라고 한다. 필자가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이 사주구성은 아주 몹쓸 인간의 사주인데 손님분의 외양과 너무 맞지 않는것 같아 혼란스러워서 그럽니다.” 라고 하니 이분 긴 한숨을 내쉬더니 “역시 그렇군요...... 사실은 그 사주는 우리 형님의 것입니다. 우리형의 팔자가 하도 궁금해서 선생님께 여쭤보려고 왔는데 역시 그렇군요!” 라고 하더니 사연을 이야기한다.


 이분과 이분형님은 부모손에 이끌려 미국에 이민온지 30년이 넘었다. 두형제는 어려서부터 무척이나 총명하였고, 특히 형님되는 분은 미국생활 적응이 빨라 매우 활동적이었다고 한다. 대학교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좋은 대학을 형제 모두 졸업했다. 그런데 대학졸업후 형님이 몇년간 직장생활을 하다 그만두고 컴퓨터통신과 관련이 있는 첨단 사업을 한다고 나서면서 문제가 시작되었다. 몇년 사업에 미친듯이 매달렸지만 결국 실패하고 말았고 이때부터 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자신이 사업에 매달려 고심하며 노심초사하고 있을때 식구중 아무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았다고 하며 원망을 시작했는데 특히 아버지에게는 서운한 감정이 더 심했는지 노인이된 아버지에게 쌍욕을 해대고 심지어 멱살을 잡고 흔드는 행패를 부리기 일쑤였고 부인과도 밤낮없이 싸우더니 이혼하게 되었는데 자신의 이혼도 식구들 때문이라고 원망을 늘어놓았다 한다. 식구들 모두를 원수같이 증오하며 돈을 내놓으라고 행패를 부리기가 끝이 없었다. 행패에 시달리다 못해 경찰에 신고도 해 보았지만 얼마 안되서 풀려나와서는 더욱더 패악을 부렸다. 이러니 함부로 신고도 못하고 ‘자식이 아닌 원수‘요 ’형이 아닌 개자식‘인 관계가 되어갔다.

 

 형의 이런 폐륜적 행동에 충격을 받은 아버지는 심장병이 생겨서 시름시름 앓기 시작했다. 사람이 선하고 성실했던 아버지는 성실하게 평생을 살아온 자신에게 왜 이런자식이 생겨나 고통을 주는지 매우 안타까워했고 상심했던 것이 병이된 것이다. 결국 아버지는 돌아가셨고 이때까지만 해도 식구들의 마음속에는 형에 대한 증오보다는 아버지의 죽음을 계기로 형이 회개하고 새사람이 되어줄 것을 바랬지만 웬걸? 뉘우치기는커녕 오히려 아버지 생명보험금을 뺏아가려고 어머니에게 온간 협박과 악행을 범하는 폐륜이 극에 이르렀다. 결국 아버지 죽음으로 얻은 보험금도 지가 다 가로채서는 주지육림속에 지내며 카지노 등지에서 탕진하고 만다. 어머니도 이에 충격을 받아 아버지 돌아가신지 3년이 채 못되어 시름시름 앓다 돌아 가셨는데 임종직전에 작은 아들의 손을 잡고 “아무리 남들이 니 형이 죽일놈이라고 욕해도 너만은 형을 이해하고 사랑해주어야 한다. 이세상에 오직 너의 두형제뿐인데 우애있게 지내야지 원수처럼 형을 미워하면 안된다.” 라고 숨을 거두시는 순간까지도 눈앞에 내비치지도 않은 불효자식을 그래도 자식이라고 감싸려는 모정을 보인다. 결국 어머니까지 돌아가시자 이분의 형에 대한 분노는 극에 이른다. 이 분 말을 빌자면 ‘죽여 버리고 싶은 살의가 가슴속에서 불뚝불뚝 솟아오르고 그런놈과 형제라는 것에 자기 비하감을 느낄 정도’의 심각한 분노와 우울증에 시달려서 오랫동안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다. 부모님을 다 돌아가시게 했으면 인간이라면 조금이라도 양심의 가책을 느껴야할 것이고 그것이 아무리 못된 놈이라도 인간으로서의 최소한 조건일 터인데 이분의 형은 그렇지 못했다. 가족중에 유일하게 남은 동생을 괴롭히기 시작한 것이다. 정말이지 지겹고 악마같이 보여서 ‘그놈을 죽여 버리고 나도 죽어야겠다.’ 는 결심까지 해보지만 자신에게 딸려있는 어린 남매가 눈에 밟혀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갑자기 형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나중에 들어서 알게된 내용은 참으로 평소의 형다운 죽음이었다. 라스베가스의 카지노에서 삼일 밤낮을 잠도 안자고 제대로 먹지도 않으면서 노름에 몰두하더니 어느 날 갑자기 어지럼움증을 호소하며 쓰러져 911 응급차로 병원에 옮겨진 직후 손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죽었다 한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아마도 이분의 부모님이 형에게 괴롭힘을 당할 남은 아들이 너무 걱정 되어서 데리고 가 버리신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죽은 이에게는 좀 그런 이야기 같지만 참으로 잘된 일이다.

 

 요즈음, 세상에 살아남아서 사회를 더럽히고 주변사람들에게 피해를 주며 사는 오염된 인간들이 너무도 많다. 이런 것들은 하늘에서 모두 싹 걷어가 주면 좋으련만 하늘이 오염될까 두려워서 인지 아니면 하느님도 더러워서 손대기 싫어하심인지 몰라도 이런 인간들이 더 오래 사는 경우가 많으니 답답한 일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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