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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성인(聖人) 이만구(李萬九)

2020.06.27

     


            성인(聖人) 이만구(李萬九) 

 

 충남 태안 출신의 이만구(李萬九)란 풍수와 역술 의술에 능한 이가 있었다. 재주가 뛰어나 인근에 소문이 자자 했다. 당시 영의정 벼슬에 있던 한 재상이 갑자기 한쪽 눈이 칼로도려 내는 듯한 고통을 겪고 있었는데, 이일로 영의정 집안은 온통 난리가 났다. 전국의 유명 하다는 명의를 데려다 손도 써 보았고, 누구 말로는 귀신이 씌었다 하여 유명한 무당을 불러 굿을 해 보기도 했으나 아무런 차도가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때 재상의 절친한 친구 하나가 “지푸라기 라도 잡는 심정으로 이만구 라는 사람을 한번 불러 물어 보는게 어떤가?” 라고 권유 하였다. 이에 정승집 에서는 사람을 시켜 이만구를 데려 오게 하였다. 사태가 위급 하므로 말타는 이들을 시켜 말에 태워 한걸음에 재상 집에 데려 오게 했는데 이만구를 처음 본 재상은 크게 실망하고 말았다. 작달막 한 키에 차림새도 초라한 데다가 삐쩍 마르고 얼굴도 천박 하게 생겼기에 ‘혹시 사람을 잘못 데려온 것이 아닌가?’ 할 정도 였던 것이다. 

재상이 실망하는 눈치를 보이자 이만구는 “헤 헤 헤 ~제가 원래 칠삭둥이로 태어나 이렇게 체구가 볼품이 없읍니다” 라고 하며 태연자약 했다. 아무튼 이만구의 요청대로 재상의 생년 월일 시를 대어주자, 말없이 재상의 사주팔자를 들여다 보더니 이어서 주역 팔쾌로 치료가 가능 하겠는지 여부를 작쾌(作卦)하였다. 그리고는 가지고온 조그만 보따리를 뒤적거려 환약 하나를 꺼내 재상의 눈에 붙여 임시처방을 해 주었다. 이만구는 이 질병이 풍수상 정승의 아버지 유골에 나뭇 가지가 박혀서 생기는 안손방(眼損方)과 관련 있음을 짐작 하고는 영의정 부친의 묘가 어디 있느냐고 물었다. 이물음에 어찌된 영문인지 , 영의정은 주저주저 하다가 부친의 묘에 이만구를 안내했다. 이만구가 영의정 부친의 묘 자리를 보니 겉으로 호화롭게 꾸민 것과는 달리 좌청룡 , 우백호 , 안산 (묘가 바라보는 산) 득수 (물이 처음 보이는 곳) 득파 (물이 마지막 으로 보이는 곳) 사봉 (묘 주위에 있는 여러 모양의 봉우리) 의 모습이 재상이 날 만한 자리는 아니었다. 내친김에 윗대 조상들, 묘 자리 까지 보았으나 역시 재상이 날 자리가 아니었다.

이만구는 “제가 임시 처방을 해 드려서 일시적 으로 고통이 덜 할수는 있어도 근본 치료가 되지는 못합니다. 제가 보기에 조상님 들의 묘 자리는 재상을 배출 할만한 자리 들이 아닙니다. 뭔가 사연이 있을 듯 한데 어찌된 일입니까?” 라고 했다. 영의정은 이도사의 이말에 긴 한숨을 내 쉬더니 “사실은 이번에 보여준 영택(永宅)은 친 부모님이 아닌 백부, 백모님의 묘 자리요! 아들이 없었던 백부모님 께서 나를 양자로 삼았기 때문이요. 아주 어려서 입양이 되어 사실은 나의 친 부모님 묘택이 어디에 있는 줄도 모르는 불효자가 바로 나요, 선대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사연은 잘 모르지만 결국에는 아무튼 천하에 몹쓸 불효자가 되었고 , 이 사실을 쉬쉬하고 감춰 왔던 것이요” 라고 하며 눈물을 쏟는다.

이만구는 이 사실을 알고난 뒤 여러날 애를 써서 계룡산에 있는 영의정의 생부의 묘를 찾아 내는데 성공했다. 생부의 묘는 아주 초라하게 방치 되어 있었지만 좌청룡, 우백호, 안산, 득수, 득파, 사봉의 모습이 완벽 하게 갖추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어 과연 재상이 날만한 자리였다. 조심 스럽게, 파 묘를 해 보니 부장품(매장시 함께 묻은 물품들)이 나왔고 영의정 아버지 생부의 묘, 임이 확인 되었다. 그런데 묘 주변에 자란 잡목의 뿌리가 해골의 눈쪽에 파들어가 박혀 있었다. 이 모습을 본 영의정은 “아이고! 아버님 죽여 주십시요. 천하에 몹쓸, 불효 자식이 이제야 아버님을 뵙습니다.” 라고 하며 통곡 하였다. 

나뭇가지를 제거하고 유골을 수습하여 준비된 깨끗하고 화려한 관에 다시 모신뒤 봉분을 호화롭게 꾸며 주고나자 영의정의 무시무시한 통증은 씻은 듯이 나았다. 영의정은 이만구의 은덕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모르 겠다고 하며, 극진한 대접을 해 주었다. “원하는게 있으면 무었이 든지 말해 보시오, 금은 보화를 내 주리까? 아니면 벼슬을 천거 하여 드릴까? 원하는게 무었이든 내 힘껏 도와 드리리다!” 영의정의 말에 이만구는 그 꾀죄죄한 얼굴에 주름을 더욱 잡고 웃으며 답한다. 

“제가 지니고 있는 작은 재주는 모두 활인(活人- 사람을 살리라는 뜻)하라고 하늘에서 주신 재능 입니다. 활인 업을 하는 이가 부귀영화를 바란 다면 큰 재앙이 따르는 법 이지요. 저도 나름 제 고향 에서는 이름이 알려져 있어 먹고사는 데는 지장이 없습니다” 라고 하며 일체의 보답을 거절 하고 홀연히 고향 집으로 돌아 갔다. 영의정이 태안 수령에게 은밀히 알아 보니 이만구는 재물에 일체 욕심이 없어 평소 복채와 사례비로 받은 돈 들을 모두 모아 인근 동리의 어려운 이들을 위해 내 놓고 걸인들을 집에 불러 들여 병든이는 치료해 주고 직업을 갖도록 교육 시키는데 헌신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영의정은 “태안에 성인이 계신 것을 여태 몰랐구나” 라고 하며 크게 감동 하였다 한다.

그렇다! 위 글에서 알수 있듯이 활인업 에 종사 하는 이들은 결코 재물 욕심을 부려서는 안된다. 병든 육체를 치료하는 의사나 약사, 병든 영혼을 구제하는 목사, 신부, 승려, 어려움에 처한 이들 에게 이를 벗어나게 길을 제시해 주는 필자와 같은 역술인 들은 금전에 초월 해야 한다. 의사가 병든 이의병을 치료할때 이를 구실로 돈 뜻어먹는 궁리만 한다거나 영혼을 구제해야 하는 목사나, 신부, 승려가 이를 구실로 성금이나 시주를 강요 하는 짓을 한다거나 역술인이 어려움에 처한 이의 곤란함 을 이용하여 금전을 갈취 한다면 그 폐해가 자기 자신은 물론 후대에 까지 미친다 함은 당연하다 할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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