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을 앞두고 방황하는 아이
3년전쯤 초겨울 무렵이라고 기억된다.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중년여인이 필자를 찾아왔다. 무엇엔가 쫓기는 듯한 인상을 필자가 느꼈는데, 자신의 아들 사주를 보고 싶다고 하며 아들의 사주를 내놓는다. 상담의 관건은 자신의 아들이 미국 최고의 명문인 한 대학교에 들어갈수 있느냐 그렇지 않느냐에 대한 것이었다. 몇군데 상담소를 들려 보았고 모두가 걱정할것 없다 틀림없다 고 이야기를 해주어서 안심이 되었지만 끝으로 친구소개로 그래도 LA에서는 최고 평판이 높다는 필자에게 마지막으로 확인 차원에서 진단을 받고 싶다고 하며 필자를 은근히 띄워주는 친절함도 잊지 않는다.
필자가 조심스레 이아이의 사주팔자와 운로를 살펴보니 이 아이가 대학에 진학하는 그시점의 운이 매우 흉하게 나왔다. 좋은대학 진학은 커녕 오히려 관재구설수 와 수옥살이 함께드니 감옥 가는것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었다. 이말을 어떻게 해야하나.........하고 잠시 망설였지만 어쩔수 없이 나온그대로 이야기해 줄 수밖에 없었다.
필자가 "이아이는 지금 대학교진학 걱정할 때가 아닌것 같습니다. 아이에게 뭔가 큰 문제가 들어와 있는것 같으니 잘 확인해 보십시요. 아마도 이성 문제인 것으로 나오는데 그로인해 학문의 중단은 물론 감옥까지도 갈수있는 상황 입니다." 라고하니 이여자분 얼굴이 울그락 푸르락 하더니 갑자기 소리를 빽지른다. "이 아저씨가 미쳤나봐. 아니 멀쩡한 아이를 두고 무슨 소리를 하는거예요 이봐요! 우리 애는 완전 탑을 하고있는 아이예요. 친구가 꽤 용하다고 칭찬을 하도해서 와 봤더니 순 엉터리아냐!" 라고 하더니 상담비를 던지듯 팽개치고는 나가 버린다.
꼭 그런것은 아니지만 많은 수의 사람들이 운명상담을 의뢰할 때 좋은 소리만을 듣기 원하는 경향이 많다. 하지만 좋은 소리만 해서 기분만 좋게 만들어 준다면 명리학 이라는 지고한 학문을 한 상담원이 일개 아부꾼에 불과 하지 않겠는가? 궂은일 이 닥치는 것을 막을수는 없다. 하지만 우산을 준비하여 그일을 대비 한다면 그 피해를 최소화 할수 있지 않겠는가? 이런 이유로 상담이 필요한 것이지 이런 이유도 없다면 어차피 정해져 있는 운명 미리 알아서 뭐하겠는가? 아무튼 필자도 기분이 나빴지만 상대의 감정도 이해할수 있는지라 그려려니 하고 이해하였다.
그후로 한삼개월 쯤 지나서 그부인이 필자를 다시 찾아왔다. 예전의 도도하고 우아한 자태는 어디로 가고 초췌한 모습으로 화장도 안한 얼굴이 무슨일이 벌어 졌음을 직감하게 하였다.
"이 아이가 두달전부터 공부도 안하고 평소에 하지않던 반항을 심하게 하더니 며칠전에 저희 부부가 아이를 호되게 야단을 쳤더니 아이가 집을나가 버렸어요. 어쩌면 좋습니까 선생님? 전에 제가 무례하게 굴었던것 제발 용서해 주시고 어떻게하면 좋을지 알려 주세요" 하더니 대성통곡을 해댄다. 금지옥엽 같이 키워온 외아들이 집을 나가 버렸으니 이부인 심정이 참담하리라.
필자왈 "아드님이 부인 때문에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을 겁니다. 전에 상담하러 오셨을때 상담이 급하게 중단돼서 그때 못해드린 말이지만 그아이 사주속에 극성스러운 어머니로 인해 아이가 오히려 망가지는 '모다멸자'(부모의사랑이 지나쳐 자식을 망침)의 운이 있었습니다. 제가지금 다시 운을 살펴보니 여자 아이에게 상처를 받아서 방황을 하게 되었는데 부모님들이 속도 모르고 다그치기만 하니 정신적인 압박감을 이기지 못하고 집을 나가게 된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드님은 멀리 가지는 않았습니다.
현재 집의 위치에서 남쪽에 있는 친구집으로 가 있을것 같은데 혹시 친구중에 혼자 자취하거나 하숙하는 아이가 있는지 잘 확인해 보고 조심스레 탐문을 해 보십시요. 급하게 서두르다가 아이가 눈치를 채고 멀리 달아나 버리면 그때는 문제가 실제로 복잡해 집니다." 라고 충고해 주었다. 그리고 아이를 찾으면 반드시 데리고 필자에게 한번 오라고 부탁하였다. 그로부터 며칠후 그 부인이 아들을 데리고 필자를 찾았다. 어머니를 대기실에 기다리게 하고 그아이와 1대1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한국말도 곧잘하는 아이였다) 예전에 필자가 어렸을때 가출 했었던 이야기도 해주었고 그당시의 필자의 심정과 결과등도 솔직히 이야기해 주었다.
그리고 이 아이의 상황과 마음의 상태등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들었다. 장시간 이야기를 하다보니 나이를 떠나 친구가 된듯한 느낌이었다. 항시 시간에 쫓기는 필자이지만 이때는 스케줄을 뒤로 마루면서 까지 오랜시간 이 아이와 대화를 주고 받았다. 다행히도 그후 이아이가 예전의 모습으로 다시 돌아갔고 공부도 열심히 한다는 소식을 듣게되서 매우 기뻤다.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은 절대적이요 본능적 이어서 다시 언급할 필요도 없으나 너무 지나친 자식사랑은 자식을 오히려 망칠수 있음은 동서양을 불문하고 예나 지금이나 늘 거론되는 경계 사항이다. 자식에 대한 기대가 지나치다보니 자식의 행동하나 표정하나 말투하나 하나에 까지 신경을쓰는 집착증 적인 모성을 보이는 어머니들을 필자는 간혹본다. 너무 과잉보호 하다보니 스스로의 주관이 없고 무조건 어머니가 시키는 대로만 하려고 하는 마마보이가 되거나 어머니의 기대에 꼭 부응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어느날 이글에 언급한 아이처럼 폭발해 버리기도 한다. 심한경우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는 심각한 지경에 까지 가기도 한다.
옛말에 "자식에 대한 사랑을 줄이고 매를 높이라"는 말이있다. 자식 사랑하는 마음이야 어느 부모나 마찬가지 이지만 좀더 엄격해 져서 아이가 버릇없는 자식으로 크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말 인것이다. 자식에게 너무 무관심한 것도 문제가 되겠지만 이런경우는 극히 일부에 한정되는 특수한 경우 이겠고 대개는 지나친 사랑과 관심 보호가 문제를 만드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수있다.
특히나 이곳 미국에서 자라나는 2세들의 경우 그 사고 방식이 우리 1세대하고는 많이 달라서 부모자식 간에 서로 대화가 통하지 않는 많은부분이 있는것 같다. 허나 이런 사고방식은 차이를 무조건 탓 할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입장이 되서 이해하도록 노력하는것이 우리 어른된 사람들의 의무가 아닌가 한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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