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남편이 저 때문에 죽었나요?
9년 전 필자가 사무실 이전 문제로 매우 번잡한 생활을 하던 어느날 삼십대중반의 한 여성분이 필자의 사무실을 찾았다. 사전 예약제로 면담이 이루어 지는 것이 상례인데 이분은 예약도 없이 멀리 얼바인에서 찾아 왔기에 처음에는 그냥 돌려보낼까 하다가 이분의 표정이 하도 심각하여 짐정리 하던 것을 멈추고 상담을 시작하였다.
생년월일시를 물어보니 임자년 기유월 경술일 갑신시가 되었고 운의 흐름은 역행하여 갑신 정미 병오 을사 갑진으로 흐른다. 경금일간이 월령유금에 태어나 식신생재격 사주가 되었다. 토는 기신 목은 희신이며 수를 용신으로 해야하는 팔자이다. 수목화운은 길하고 토금운은 흉하다. 성격을 짐작해보니 고지식하며 책임감이 강해 타인에게 신용을 지키며 말이 진중하며 인정이 많은 사주구성이다. 부모를 보니 시간갑목이 아버지인데 지지에 무근하니 초년운이 나쁘다. 아버지를 일찍 잃게 되고 정인편과 일지편인이니 부모가 두분이다. 형제성은 많으나 형제덕은 없다. 자식인 식신이 왕하고 희신이어서 말년에 자식들이 잘되며 말년복이 좋다. 하지만 사주에 남자를 뜻하는 관성이 보이지 않는다.
암장을 모두 살펴보아도 일지술토 지장간에 정화가 겨우 약하게 명맥을 유지하나 주위 배합에 의해 꺼져버리는 형국이다. 남자복이 지극히도 없고 결혼을 하여도 남자가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떠나버리거나 사별하게 되는 운이다. 이런 사주팔자를 지닌 여자의 경우 안타까운 일이지만 외로워도 혼자 지내는 것이 좋다. 결혼은 자신과 배우자 모두를 상처 입히는 나쁜 결과가 올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분 최근의 운의 흐름을 살펴보니 배우자 궁이 충하고 극되어 매우 위태로워 보였다. 즉 남편에게 어떤 큰 변고가 있었음을 짐작해 볼수 있었다.
필자왈 "작년연말이나 올초에 혹시 남편에게 큰 변고가 있지는 않았습니까? 운의 흐름으로 보아 큰 변고가 있었을 것으로 보여지는데 몸을 크게 다쳤거나 아니면 큰 파산수가 있거나 아무튼 좋지 못한 일이 있었을 것으로 보여집니다." 라고하니 이 여자분 얼굴이 이그러지며 묘한 표정을 짓더니 눈물을 주루룩 흘리며 아무말 없이 멍하니 필자를 쳐다본다. 필자는 혹시 말 실수한 것이 아닌가 하여 일순 당황하였는데 이여자분 잠시 진정하더니,
"팔자속에 그런것이 다 나오는군요..........역시 그렇군요 사실은 올초에 남편이 갑자기 위암으로 죽었어요 너무도 건강하던 사람이었는데........하늘이 노래지는것 같아 도저히 살아갈수 없을것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니 그냥 그대로 살아지더군요 하도 답답해서 여기오기 며칠전 무속인들 집에 몇군데 가서 문의해 보았는데 남편이 변고를 당한것은 맞추지를 못했지만 제가 남편사망을 이야기 하니 다들 제팔자가 남편 잡아 먹는 팔자라서 남편이 일찍 죽었다고 하면서 남편영혼이 구천을 떠돌고 있으니 천도 시켜줘야 한다면서 큰굿을 해야만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이야기 해서 무척이나 괴로웠습니다.
어릴때 사주팔자를 보러가면 늦결혼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여러번 들었는데 이런 소리를 들으니 역시 나 때문에 남편이 죽었구나 내가 남편을 죽인거나 다름 없다는 생각에 너무 괴로웠습니다. 그리고 남편영혼을 좋은 곳으로 보내려면 굿을 해야 한다고 했는데 그비용이 너무 거액이어서 제가 감당할 힘도 없고해서 이래저래 너무 괴로웠습니다." 라고 하더니 아예 통곡을 해댄다.
"아니 어떤 무책임한 사람들이 그런 쓸데없는 이야기를 합니까? 남편이 죽어서 원통하고 황당한 참담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두고 그게 말이라고 할수 있습니까? 물론 본인의 운명속에 이런 불행한 과정은 예정되어 있는것이지만 남편 스스로도 자신의 팔자가 요절할 팔자이기에 그런 불행한 일을 당한 것이지 부인을 만나서 그런 결과가 온것은 절대 아닙니다. 그리고 영혼을 천도시키는데 어찌 그리 큰돈이 필요합니까? 그럴 돈이 있다면 차라리 남편 명의로 교회나 절 고아원등에 기부하는 것이 남편의 영혼을 위로할수있는 길입니다. 쓸데 없는 말에 현혹되어 자신을 자책하거나 괴로워 하지 마십시요! 누구나 자신의 팔자대로 자신의 운명대로 살다가 갈 뿐입니다."
필자의 완곡한 설명에 수긍이 가는지 표정이 많이 풀어지며 이분이 하시는 말씀이 "선생님의 말씀을 들으니 이제야 숨통이 조금 트이는것 같습니다. 남편에게 죄책감이 심해서 숨쉬기조차 고통스러웠습니다. 이렇게 선생님을 찾아뵙게 되어서 천만 다행입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라고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라고 갑자기 남편을 사별한 충격속에 비틀거리는 여인에게 당신이 남편을 잡아 먹었다. 하는 식으로 막말을 해대는 몰상식한 사람들이 대체 머리속 구조가 어떻게 생긴 사람들인지 자못 궁금하였다. 사람의 운명을 상담하는 것은 의사가 환자의 육체의 병을 치료하듯이 사람의 마음과 영혼을 치료하는 정말 중요한 과정이다. 잘못된 정보를 주어서 피상담자를 좌절시키거나 옳지못한 선택을 하게 하는 것은 무간지옥에 떨어져 영원히 벌을 받게 되는 씻을수 없는 죄악임을 이들이 빨리 깨우치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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