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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인생역전

2023.12.02



             인생역전 


  필자가 상담을 하다 보면 어려운 역경을 당해 안절부절하며 인생이 끝난것 처럼 좌절하는 사람들을 수없이 많이 만나게 된다. 이와는 반대로 의외의 큰 행운이나 횡재를 하여 지나칠 정도로 흥분하여 남은 인생이 대성공인 것처럼 좋아하는 이도 역시 많이 만나게 된다. 허나 현재의 행,불운이 끝까지 같은 행,불운으로 지속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것이 많은 이들을 상담하며 필자가 얻게된 결론이다. 현재 불운이 결과적으로 나중에 행운으로 바뀌기도 하고 현재의 행운이 미래에 자신에게 부정적 영향을 미쳐 자신을 망치게 하기도 한다. 복권에 당첨된 행운이 이들의 이후 행적을 추적 보도한 매스컴을 통해 살펴보면 당시의 행운이 오히려 가정의 풍파나 인생 파멸의 시발점이된 경우가 의외로 많았다. 이와는 반대로 어떤 역경을 당했으나 좌절하지 않고 더욱 삶에 매진하여 쓰라린 경험을 바탕으로 성공에 이르른 많은 이들의 성공담도 보게 된다. "인생이란 지금 현재가 다가 아니다" 라는 교훈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예인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조선23대 임금인 순조의 어머니 수빈 박씨의 예를 들어보자. 수빈 박씨의 아버지 박 생원은 전라도 여수에 사는 가난한 선비였다. 위인이 워낙 무능하며 청빈한 까닭에 몹시 가난 했는데 손바닥만한 땅과 다 쓰러져가는 초가집에 의지하여 딸 하나를 데리고 어렵게 살아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해 여수 지역에 큰 장마가 들어 그나마 부지하고 있던 땅과 집이 장마에 다 쓸려가고 말았다. 살길이 막막해진 박 생원은 인생이 끝난 것 처럼 하늘이 깜깜하였다. 신세 한탄만 하고 있을 수 없어 궁리 끝에 생각해 낸 것이 자신의 먼 친척 조카 뻘 되는 서울 사는 박명원에게 신세를 져보는 것이었다. '그래도 명색이 조카인데 살길을 열어주지 않겠는가!' 하는 기대였다. 


박명원은 당시 임금인 정조의 고모부 뻘 되는 사람이어서 살림이 넉넉했다. 당시 정조는 아들 복이없어 왕비인 효의 왕후가 아들을 낳지 못했고 후궁으로 들어온 선빈 성씨가 낳은 문효세자 마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죽으니 후사 문제로 골치를 썩고 있었다. 어느 날 정조가 고모부인 박명원과 이 문제를 논의 하다가 박명원에게 좋은 혼처 자리를 주선해 달라 부탁하였고 박명원도 자신의 사촌동생의 여식을 마음속에 내심 점찍어 놓고 쾌히 수락하였다. 대궐에서 신이 나게 집으로 돌아오는 즉시 사촌동생을 불러 이야기를 꺼내자 사촌동생의 답이 의외였다. "임금의 후궁이라는 것이 아들을 낳지 못하면 하루아침에 찬밥 신세가 되는 팔자인데 왜 내 딸을 불행하게 만들려고 하십니까? 저는 죽어도 싫습니다." 라는 답변이었다. 박명원은 내심 당황했다. 자신의 일가 중에 인물이 곱고 영리한 규수가 있다고 임금에게 약속까지 하였는데 당사자의 아버지가 거절하니 난감했던 것이다. "아우님. 주상과 약속까지 하였으니 제발 내 목숨을 살려주게!" 하며 사촌동생에게 애원 하다시피 했으나 "형님이야말로 저와 제 딸을 살려 주십시요!" 라는 거절을 듣게 된다. 이 지경이 되자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마땅한 일가 규수가 없어 고민에 휩싸여 있던 중 박생원이 찾아온다. 


"조카님 오랜만일쎄!" “아저씨가 한양에는 어쩐 일이십니까?” 라는 문답이 오간뒤 박생원의 장마사연을 들은 박명원은 내심 언짢았다 그렇지 않아도 골치가 아픈데 얼굴도 가물가물한 먼 일가 친척아저씨가 신세를 지러 왔으니 반가울리 만무였다. 마지못해 별체에 방 한 칸을 내어드리라고 아랫것들에게 지시하고 돌아서려는데 박생원이 쭈삣쭈삣하며 "우리딸아이도 같이 왔는데......" 라고 하며 미안해한다. "아저씨에게 딸아이가 있습니까? 어서 좀 데려와 보시죠" 라고 하며 반색한 박명원, 박생원의 딸을 보고 그만 입이 딱 벌어졌다. 진흙 속에 숨어있던 보석이라고나 할까, 아름다운 얼굴에 자태마저 고왔고 혼기가 꽉 찬 19세의 처녀였던 것이다. 박명원의 이런저런 질문에 나긋나긋하게 딱 떨어지는 답변을 하는데 예의범절과 학식마저 높았다. 비록 자신의 아저씨 뻘이었으나 꾀죄죄한 외모에 무능하기까지 하여 무시해 왔던 박생원이 이런 보물같은 딸을 지니고 있었고 교육마저 딱 부러지게 시켜놓은 것이 믿겨지지 않았다. 박생원이 다시 보였다. 


박명원의 집에서 명원의 부인 화평옹주가 박규수에게 궁중법도를 집중적으로 가르친 후 날짜를 잡아 정조와의 만남이 이루어졌다. 정조는 첫눈에 반해버렸다. 정조의 셋째 부인이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시골구석에 쳐 박혀 있던 처녀는 왕자까지 생산하여 수빈이 되었다. 이 아기가 조선23대 순조임금이다. 박규수의 인생역전인 것이다. 고향에서 장마로 전 재산을 다 잃고 빈 털털이가 되어 거지 꼴이된 아버지와 함께 한양에 올라와 일금의 어머니가 되었으니 전화위복도 이처럼 큰 예는 없을 것이다. 박생원은 몇 날 며칠이고 제 볼을 꼬집어 보았다 한다. 선비라고는 하지만 영락하여 시골농사꾼과 다름없던 처지에 갑자기 임금의 장인이 되었으니 그럴만도 했다. 


판도라의 상자 속에 남아 있는 단 한가지 "희망", 세상일이란 알 수 없다는 말처럼 인생이란 살아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지금 현재 괴롭고 힘들어도 언젠가는 좋은 일도 있을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흔히 어떤 상황을 볼 때 눈에 보이는 그 앞면만을 보고 그 뒤에 있는 이면의 사실에 대해서는 보지 못한다. 허나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현재의 불행이 미래 행운의 씨앗일 수 있으며 현재의 행운이 거꾸로 미래 불행의 씨앗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필자가 상담 시 누누이 강조하는 점은 현재의 상황만을 보고 일희일비하지 말고 의연하게 관망하는 자세를 지녀야 한다는 점이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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