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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배背恩忘德(배은망덕)

2019.11.26


        

                    背恩忘德(배은망덕)  


 예전 일제시대 때 부모를 잃고 유랑걸식을 하는 어린 소년이 있었다. 며칠간이나 끼니를 건너 뛰어 탈진해 곧 죽을 지경에 이르렀을 때 지나던 한 아주머니가 이 소년의 몰골을 보고 안쓰러워 집으로 데려와 씻겨주고 밥을 먹였다. 어릴 때 홍역을 앓다 죽은 아들또래여서 아들 생각이나 측은한 마음에 그리한 것이다. 넉넉지 않은 살림 이였지만 아이 하나는 건사할 수 있을 것 같아 자식같이 키웠다. 소년은 그 집에서 농사일을 도와주며 자랐다. 성장을 하자 딸과 결혼까지 시켜주고 작은 오두막살이 한 채를 지어주어 그곳에 살게 해주었다. 소년은 어찌어찌하여 순사보조원이 되었고 유세를 부려 인근 사람들이 모두 두려워하였다. 어느 날인가 소년이 아주머니를 찾아와 그동안 자신이 일했던 세경을 달라고 억지를 부렸다. 은인인 장모에게 행패를 부리면서 모질게 구타를 했다. 


이를 지켜보던 동리사람들이 혀를 찼다. “이래서 머리 검은 짐승은 거두는 게 아니라고 한 거여!” “저놈이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은혜를 원수로 갚는구먼!” 해방이 되었다. 그동안 순사 앞잡이가 되어 날뛰던 놈들은 모조리 맞아죽을 위기에 몰렸다. 몰매를 맞다 거의 죽을 지경에서 겨우 빠져나온 이놈은 뻔뻔하게도 장모를 찾아갔다. “저를 숨겨 주십시오. 제발 목숨만 살려 주세요!” 장모는 차마 내치지 못하고 광속 깊숙이 파놓은 땅굴에 이놈을 숨겨 주고 밤늦은 시간 몰래 음식을 날라다 주었다. 6.25전쟁이 터졌다. 인민군 천지가 되었다. 이놈은 친일경력이 있는데도 무슨 재주를 부렸는지 내무서원이 되었다. 이놈은 생명의 은인인 장모를 악질 지주라고 고발하고 인민재판에 회부했다. 그 집의 집과 재산을 차지하려는 속셈 이였다. 이를 본 이들이 혀를 차며 말했다. “한번 배신한 놈은 반드시 또 배신하는 법이여!” 이게 바로 배은망덕이다. 


이와 관련한 사연이 있다. 필자의 고객이신 전 여사님이 분해서 씩씩거리며 필자와 마주했다. “아니? 그년이 나에게 어찌 이럴 수 있어요? 배은망덕도 유분수지!” 사연은 이렇다 전 여사님 내외분은 미국에 이민 온 뒤 갖은 고생 끝에 자바시장에서 의류도매업으로 성공하신 분들이다. 고향 후배인 이 여사님 가족이 미국에 맨 몸뚱이로 이민을 왔다. 생활이 무척 어려웠기에 이를 딱하게 여기고 자신의 건물에서 미용실을 오픈할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왔다. 남편의 사업실패로 아무대책 없이 도망치듯 건너온 이 여사이기에 어릴 때 같이 자란 정도 있고 해서 이런저런 도움을 주었고 가게 렌트비도 아주 싸게 받았다. 주위가게에서 알면 안 되기에 비밀로 하면서 절반정도의 세만 받았다. 그리고 안정될 때까지 자신의 집 뒤채를 무상으로 제공해 주겠다고 하고 그리했다. 


다행히도 이 여사의 미용실은 솜씨가 좋다고 소문이나 한 참이나 번성을 했다. 돈을 벌어 이 여사는 집을 사서 이사를 갔다. 이사를 가고 난 뒤에는 한참이나 연락이 없었다. 서로 바쁘기에 몇 년의 시간이 지나도록 서로의 소식을 몰랐다. 그런데 전 여사님 집에 재앙이 불어 닥쳤다. 사업이 기울었고 하루아침에 알거지 신세가 되었다. 불운이 겹치고 겹친 결과였다. 집까지 은행에 넘어가고 그 충격에 남편은 쓰러져 반신불수가 되었다. 갈 곳이 없어 이 여사를 찾아갔다. 방 한 칸이라도 어찌 빌려볼 심산 이였는데 한 마디로 냉정하게 거절당했다. 너무도 서운하고 분해서 필자에게 이런 한탄을 하게 된 것이다. “선생님 사람이 어쩌면 그렇게 변할 수가 있을까요? 내게 도움을 받을 때는 간이라도 빼줄 것처럼 언니! 언니! 하며 살살 거리던 년이!” 분해서 몸까지 떠는 전 여사님을 이런 말로 달랬다. 


“너무 억울해 하지마세요! 세상의 모든 이치는 인과응보입니다. 선을 쌓은 사람은 언제라도 그 덕을 보지만 악업을 쌓은 이는 반드시 그 응분의 대가를 치루 게 됩니다. 하늘이 알아서 저절로 그리되게 해주십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시기를 ‘구제사업을 하려면 오른 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고 했다 부처도 말씀하시기를 ‘무념보시(無念布施)가 가장 큰 공덕이다.’라고 했다. 적선(籍善)이란 남에게 은혜를 베풀고 잊어버리는 것이다. 선업을 쌓으면서 나중에 되받을 일을 생각하는 것은 장사꾼들의 속셈이지 진정한 공덕이 아니다. 과거에 지은 공덕은 일체 남에게 말하지도 말고 생각도 하지 말아야한다. 반대로 남에게 은혜 입은 일은 절대로 잊어서는 안 된다. 은혜를 입은 것은 빚을 진 것과 같은데 빚은 반드시 갚아야 하는 것이다. 만일 자신의 힘이 부족하거나 기회가 없어 갚지 못하게 될 경우 자식들에게 유언을 해서라도 그 은혜를 갚게 해야 빚의 업보가 다소 나마 가벼워지는 것이다. 


사람이란 본래가 영계에서 잠시 지상에 놀러온 존재와 같다. 지상에서 육신이란 옷을 입고 살다가 육신이 노쇠하면 그 육신의 옷을 벗고 영혼만이 영계에 들어가게 된다. 지상에서 돈이 많으면 행복하고 권세를 누리면 우쭐하게 되고 예쁜 여자를 안으면 행복하지만 저곳 저승에서는 남을 위하여 수고한 공덕이 있어야만 영원히 행복하다. 돈이나 지식이나 권세는 다 지상에서 누리는 잠깐의 꿈과 같은 허망한 존재이다. 예전에 어떤 이가 필자에게 물었다. “수도 생활은 어찌하는 건가요?” 수도생활을 하는 이라면 다 아는 사실이지만 수도생활이란 한마디로 저승길을 준비하는 과정이다. 수도생활이 편할 수는 없다. 밤낮으로 솟아오르는 물욕ㆍ명예욕ㆍ성욕 등의 탐욕을 억제시키는 연습을 하며 사는 것이다. 그래서 절에서는 일체의 육식이나 정력을 강화시키는 야채나 채소를 멀리한다. 


전 여사님에게 필자 왈 “지금 너무 힘들겠지만 참고 극복하세요. 아무리 어렵고 힘이 들어도 모든 어려움에는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답은 반드시 있습니다. 하나하나 풀어가다 보면 끝이 있을 겁니다. 지금 여사님에게 주어진 시련이 여사님을 인격적으로 더 성숙시킬 수 있는 기회를 하늘이 준 것이라고 생각하십시오. 밤이 있으면 낮이 있고 낮이 있으면 반드시 밤이 오는 겁니다. 달도 차면 기울고 기운 달은 초승달이 보름달이 되듯 반드시 다시 차오르는 게 세상의 이치 아닙니까?” 전 여사님의 운을 보니 丁火 일주가 식상(食傷)이 너무 많아 종아격(從兒格) 사주팔자이다. 식상인 土가 용신이여서 아들ㆍ딸은 총명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며 나중에 크게 성공하는 자식을 보고 말년에 기뻐할 수 있는 운명이다. 지금 현재를 뜻하는 중년 운이 내리막길인 기신(忌神)운 이라 10년은 고생하겠지만 노년은 유복할 명이다. 10年이라는 긴 세월을 어찌 참냐고? 10년 금방 지나간다. 인생 자체가 눈 깜작할 사이인데 까짓 것 그 10년 못 참겠는가? 인생은 어차피 돌고 도는 것이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 2140 W. Olympic  Blvd #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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