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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판 씨받이 여인

2019.12.03



                  현대판 씨받이 여인 


 옛날 조선조 시대에 부유한 양반가에는 첩을 한둘 거느리고 사는 이들이 많았고 첩을 둔 것이 흉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자랑스레 유세하는 분위기였다. 본처도 남편이 첩을 들이는 것을 투기하지 못하는 칠거지악에 묶여 속에는 불이 나도 이를 겉으로 당당히 표현하지 못했다. 지금 시대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였다. 그런데 개화된 이 시대에도 첩살이를 하는 이들이 있다. 그것도 세계에서 가장 개화되었다는 이곳 미국에서! 예전의 일이다. 30대 초반의 한 여성이 필자를 찾았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아주고운 피부에 사치스럽게 치장한 미모의 여성 이였다. 생년월일시를 물으니 1977년 양력 8월 19일 생으로 아침 6시 무렵이라 한다. 음력으로는 7월 5일이며 卯時生이다. 고란살(고독살)이 세 개나 있는데다가 비견·겁재(비겁: 형제나 재물)이 많고 식신·상관(식상: 자식을 나타내며 남편을 극하는 오행) 또한 많았고 공방살(빈방에 홀로 있는 살)이 사주에 있어 제대로 된 가정생활이 어려운 팔자로 전형적인 첩의 팔자였다. 


결혼한 사람은 남편과 함께 운을 진단해야 하기에 결혼 유무를 물으니 남편의 생년월일시를 알려줘 남편의 사주팔자도 함께 뽑아 이를 대조해 보았다. 그런데 남편은 처덕이 있는 팔자로 남편 덕이 없는 이분의 사주와는 대조적 이였다. 여기에 정재와 편재(부인과 첩)이 나란히 일주와 합을 하고 있어 이상했고 두 사람의 결혼시기도 맞지 않았다. 필자 왈 “남편에게 다른 여자가 있습니까?”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으니 매우 놀라는 표정이더니 얼굴색이 붉어진다. 순간 필자는 아차 싶었다. 너무 직설적으로 물어본데다가 필자의 진단이 오진이면 크게 욕을 먹을 일이였기 때문이다. 평소에 필자는 이런 경우 에둘러 표현하는 상담 스타일인데 이때는 필자 스스로도 모르게 이렇게 내질렀기에 아차! 싶었던 것이다. 한참 당황해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하던 이분은 곧 진정을 하고 “제가 남편에 대해 어떤 말도 하지 않았는데 왜 그렇게 물으시죠?”라고 묻는다. 


이유를 간략히 설명하니 한숨을 길게 내쉰 뒤 “팔자를 속이지 못한다더니 역시 그렇군요!”라고 하며 쓸쓸히 미소를 짓는다. 이분 사주에는 年干(연간) 丁火(정화)가 어머니인데 고란살로 과부살이다. 일지와 월에 망신상이니 이분의 어머니 또한 재취이고 이분은 소실 태생이라고 짐작되었으나 차마 이것까지 이야기하기는 어려웠다. 이분이 이야기 한 사연은 이렇다. 이분은 충청도 영동의 땅 부자인 아버지와 세 번째 소실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자라면서 아버지 얼굴은 몇 번 보지도 못했다 한다. 다행히도 넉넉지는 않아도 생활비는 얼마씩 보내주어 그리 어렵게 자라지는 않았다 한다. 하지만 이런 가정환경에 성정은 삐뚤어져 갔고 고등학교 1학년 때 가출을 하고 만다. 객지에서 이런저런 생활을 하다 길을 잘못 들어 단란주점에서 일을 하게 되었고 실수로 임신을 하여 몇 번의 중절수술을 하게 된다. 이렇게 지내다 ‘아는 언니’의 소개로 미국 LA 이곳 룸싸롱에서 일하게 되었다. 


이런저런 손님을 만나게 되는데 하씨 성을 가진 자바시장에서 의류도매업을 하는 이가 적극적 이였다. 유부남이었는데 부인과의 사이도 무척 좋다하면서 왜 자신에게 한 눈을 파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하 사장과 가깝게 지내던 어느 날 어떤 여성분으로부터 전화를 받게 된다. 하 사장 부인 이였다. 한바탕 곤혹을 치를 걱정을 하며 어쩔 수 없이 만났는데 의외로 매우 점잖고 편하게 대해 주었다. “남편으로부터 아가씨에 대해 많이 들었어요!” 무슨 소리인가 싶었다. 하 사장이 자신과의 만남을 부인에게 이러쿵저러쿵 이야기를 했단 말인가?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부인의 설명을 들어보니 이해가 다소 되었다 한다. 하 사장님 내외분은 누가 보아도 부러워할 만큼 사이가 좋은 잉꼬부부이라 했다. 어려서부터 만나 서로 사랑했고 두 사람은 서로에게 첫사랑이자 다른 이성과는 데이트 한 번도 해보지 않았을 정도로 천생연분 이였다. 


어려서 일찍 결혼을 했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두 사람 사이에는 아기가 생기지 않았다. 옛말에 ‘부부 사이가 너무 좋아도 자식이 귀하다.’했는데 어떤 이유인지 몰라도 그러했다. 부인은 하 사장님 닮은 남자아이를 꼭 낳고 싶었고 하 사장님은 부인과 꼭 닮은 딸을 하나 얻고 싶었다. ‘혹시나 몸에 이상이 있어서가 아닌가?’해서 하 사장님은 혹시나 무정자증이거나 정자 수가 부족해서인지 걱정이 되어 정충검사도 해 보았는데 아무 이상이 없었다. 부인도 혹시 나팔관에 이상이 있어서 인지 걱정되어 이런저런 검사를 했는데 부인 또한 아무 이상이 없었다. 아이가 잘 생기는 부적이 있다고 해서 LA에서 오랫동안 영업을 하는 무속인을 찾아 <아들·딸 생기게 하는 부적>을 수 천불 들여 사서 침대 속에 넣어보기도 하고 자식 많이 낳은 여인의 속옷을 어렵게 얻어 부인이 입어보기도 했으나 이런저런 노력이 모두 허사였다. 


그래서 부부가 의논 끝에 ‘씨받이’ 여인을 하나 구하기로 작전을 짰다. 평소 부인밖에 모르는 하 사장님이 여자를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길은 없었다. 또 어떤 여자가 이런 부부의 무모하고 이기적인(?) 계획에 동참해 줄리도 만무였다. 하여 궁리 끝에 술집에 있는 여자 중에는 혹시나 금전적 이익을 주면 응해줄 여자도 있지 않을까? 하는 꿍꿍이속에 하 사장님이 룸싸롱을 드나들며 이 아가씨 저 아가씨를 눈여겨 살펴보았고 그 중에 심성이 착해 보이고 말 잘들을 것(?)같은 여자 분을 선정했는데 그 선택된 이가 이 여성분 이였다. 부인의 간곡한 부탁과 하 사장님의 열성에 그만 승낙해 버렸는데 LA다운타운에 고급 콘도를 얻어 여기서 거주하며 일주일에 주중 월·화·수·목요일은 하 사장님과 함께 지내고 금·토·일 주말에는 본가 부인과 지내는 생활이 시작되었다 한다. 


하 사장님 부인 친정은 LA에서 누구라고하면 알만한 집안이어서 경제적으로 부유했고 하 사장님도 처가의 도움으로 꽤나 큰 사업규모여서 이 분에게 한 달 생활비로 여유 있게 돈을 주었고 임신해서 아기를 낳아주면 아들이건 딸이건 무조건 지금 사는 콘도를 사서 주고 가게도 하나 내주기로 약속이 되었다 한다. 헌데 같이 동거한지 3년이 되어가도록 아기가 들어서질 않았다. 그래서 무척이나 초조하던 차에 옛날 가게에서 함께 일하던 친구가 필자의 단골고객이어서 이분의 소개로 필자를 찾은 것 이였다. 허나 필자가 아무리 이분의 사주팔자와 하 사장님의 사주팔자를 들여다보아도 둘 사이에 자식을 갖기는 어려울 것 같았다. 필자 왈 “아마도 이번 계약(?)은 결실이 없을 겁니다. 남자 분 사주 속에 자식운이 없고 여자분 사주에도 자식운이 없습니다. 그러니 헛수고(?)들 하시지 말고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빨리 새 출발 하십시오.”라고 하니 이분 갑자기 성을 내며 “아니? 왜 사람 앞길에 재를 뿌리세요?”라고 하더니 자리를 박차고 나갔다. 헛수고들 하느라고 모두 고생하며(?) 애를 썼는데 어차피 안 될 일은 안 되는 것이다. 지금 같은 시대에 있을 것 같지 않은, 믿기 어려운 이야기이지만 엄연히 필자가 겪은 사연 이였다. 이분이 지금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궁금해진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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