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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우리들의 이야기 15

2017.12.20

학교 도서관

여름과 별희 도서관에서 책장을 돌아보며 중요한 것들을 메모한다.

부장 선생님과 겨울이 도서관에 들어온다.

부장 선생님: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은데. 이 늦은 시간까지 도서실에 있으니. 학생의 본분은 역시 공부하는 것이야. 그렇게 열심히 해야 지.”

옆에서 겨울이 여름 옆으로 오며 한마디 건넨다.

겨울 : “대학에 가게 되면 기념으로라도 여기 도서관에 꼭 와야 하겠다. 그때 이곳에서 만나자. 우리.

대학 시험 보고.” 한다.

여름은 작은 말로 속삭이듯 말하는 겨울의 말을 책으로 가리워서 잘 듣지 못했다. 책을 한아름 안고 앞이 안보여 뒤뚱 걸어간다.

여름: 겨울 이 책 좀 받아줘. 이것 오늘 다 정리해야 돼. 지금 그렇게 한가한 얘기 할 시간이 아니야.

별희가 조심스레 뛰어오며

별희: 한 여름. 너 너무 무리한다. 한번 잡으면 끝을 봐야 하니?

겨울: 아 여름이가 그렇구나. 끝을 보는 아이였어.

부장: 겨울. 여름과 함께 그걸 끝내고 집에 가도 가야겠어. 네 도움이 필요할 것 같다.

겨울: 선생님 오늘은 나도 집에서 할 공부가 많습니다. 별희도 있는데 별희랑 같이 하라고 하죠.

별희: 선생님도 들어가셔요. 우리 둘이서 마저 다하고 가겠습니다.

부장: 마음이 안 놓이는데. 워낙 많아서 둘이 하기엔.

여름: 책 정리하는 건 어려운 것 아니에요. 걱정하지 마시고 오늘은 일찍 들어가세요. 선생님.

부장: 그럼 믿고 가도 될까?

겨울: 선생님 가시죠. (등을 떠밀며 함께 나간다.)

별희는 창문 너머로 둘이 정문밖까지 나가는 것을 보고- 겨울이는 선생님을 아버지같이 생각하는 것 같아.

여름: 너 나한테 다 맡겨놓고 손 놓았니? 그만 구경 좀 하시지!

별희: 그래. 얼른 마치고 우리도 집에 가자.

여름: 거의 다 됐어. 테잎 붙이는 거. 이제 꽂으면 되겠어. 아 개운하다. (스트레칭을 한다. 기지개를 편다.)

별희: 참 요즘 베스트 셀러 책이 어떤 것인지 너 아니?

여름: ‘갈매기 조나단의 꿈아니었니? 네가 지난번에 얘기해서 나 샀는데.

별희: 우리 학교 도서관에는 아직 안 들어왔어.

여름: 몇 달 지나야 되겠지. 우리 학교 도서관에 오려면.

다음날 학교 앞 서점을 지나가려다가 금주의 베스트셀러라고 크게 적혀 있는 것을 보고

그 서점으로 들어간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라는 책을 사고서 서점 밖으로 나와 걸으며 읽다가 벤치에 앉아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진한 감동이 맴돈다.

그 책속에 있는 아이와 여름의 마음이 통하는 것 같이 애잔함이 이어진다. 눈물이 흐르면서 헉 헉숨이 막히는 것 같이 목이 메어온다. 감정이 복 받쳐 억제가 안 된다. 지나가던 사람이 힐끔 쳐다본다.

달빛이 그때 지나가다 벤치에 앉아 울고 있는 여름을 보고

달빛 : “무슨 일이 있나? 왜 이리 서럽게 울지?” (책을 손에 들고 있는 것을 보고 그 책을 잡아 표지의 제목을 본다.) “-아 이 책. 정말 슬프긴 해. 감성이 순수한 여름에게는 더 그렇겠지. 나도 잘 알지. 그만 울어요. 진정하고요.” 어깨를 토닥 두드린다.

여름 : “ 왜 이렇게 눈물이 나는지. 서러움이 계속 몰려오네. 왜 이런 소리가 나는지 나도 이해가 안돼. 창피하게. (손으로 눈물을 훔치며 닦는다. 달빛은 소수건을 내미면서 여름이 눈물을 닦으라 한다. 그리고는 여름을 바라보며 울음이 그치기를 기다린다.)

달빛: 정말 눈물이 많아요. 감수성이 풍부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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