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평균 국민들이 일 년 중 약 삼 개월 동안 번 돈이 고스란히 세금으로 나간다고 한다.  그러니 아무리 다른 곳에서 절약을 하며 알뜰하게 살아도 세금을 줄이지 않으면 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부 자영업자들은 세금을 줄이기 위해 현찰로 잡히는 매출액을 누락하거나 직원에게 현찰로 급여를 주고 페이롤 택스를 내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이런 고의적인 탈세가 얼마나 위험한 행위인지, 그럼에도 이것이 왜 결국 자신에게 도움도 되지 않는지를 설명하고자 한다.

세금 보고 시 매출/인컴을 고의로 누락하거나 세금 보고를 아예 하지 않는 것은 $250,000 의 벌금과 5년까지의 징역형이 가능한 중범죄이다 (IRS.gov- Related Statutes and Penalties-General Fraud). 이 경우, 비지니스 오너는 누락된 부분 만큼 인컴택스를 내지 않고, 고객에게서 이미 받은 세일즈택스를 주 정부에 전달하지 않았으니 여러 면에서 불법이다. 또한 직원에게 세금을 걷지 않고 현찰로 급여를 지급하면 비지니스 오너로서 급여에서 세금을 징수하여 정부에 납부해야 할 의무를 저버리게 됨은 물론, 주인과 종업원 모두 탈세를 하였으니 이 또한 심각한 범법행위이다. 영주권자는 탈세가 추방의 이유가 될 수도 있다. 회계사가 '알아서' 세금보고를 해준다고 두 손 놓고 있으면 안된다. 만약 세금 조사가 나온다면 그동안 한 세금 보고를 뒷받침할 소득과 공제 받은 증빙 자료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납세자의 몫이요, 밀린 세금과 페널티를 내는 것도 납세자가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증빙 서류 없이 세금보고를 해주거나 심지어는 세금을 '깎아 주는' '전문가'가 있다면 그런 사람과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현실적으로, 국세청 (IRS) 의 세무조사(audit)률은 약 1% 정도로, 사람들은 자기가 감사를 받을 확률은 아주 적다고 생각하고 세금보고를 소홀히 여길 수도 있다. 이는 자기만 죽지 않고 건강하게 영원히 살 듯 노후를 준비하지 않는 것과 같이 위험천만하고 어리석은 일이다. 요즘은 테크날러지 덕분에 국세청에서 세금보고 누락분이나 기타 의심되는 단서를 잡기가 아주 용이하다. 또한, 2018년부터 시작된 감세 정책과 저성장 시대에 깊어지는 정부의 재정문제 때문에 세무조사가 앞으로 더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나는 생각한다. 실제로 교사나 운전기사로 일하며 부업으로 푼돈을 버는 이들조차 세무조사를 받고 월급에 압류가 들어오는 것을 보았다. 핸디맨으로 일하던 어떤 자영업자는 세무조사를 받고 평생 힘들게 일하며 안 쓰고 모은 돈을 다 세금으로 내기도 했다. 지금 와서 아무리 후회한들 소용없다.

탈세가 불법이라는 건 두말할 필요도 없지만, 그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절약” 하며 살았는데도 결국 노후에 남는 게 없으면 그것보다 억울한 일이 없으리라. 그런데 그렇게 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대부분 구조적으로 노후가 힘들 수밖에 없다. 세금을 제대로 보고 하지 않으면 소셜시큐리티가 쌓이지 않으므로 노후에 받을게 적고, 인컴 보고가 되지 않고 모은 돈은 대개 현찰로 쥐고 있다가 결국 쓰게 되기 때문이다. 혹시 주변에 이런 탈세를 자랑스레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들의 노후가 어떤지 자세히 보시라. 대부분 소셜 시큐리티 수령액이 적고 실속있게 모아 놓은 자산도 없어서 시간이 갈수록 힘들게 산다. 평균 미국인이 한국 자영업자들같이 많은 일을 하고 비슷한 돈을 벌면 나이가 들수록 경제적인 안정을 이루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 대부분 미국인들이 우직하게 ‘법대로’ 사는 건 법이 무서워서이기도 하지만, 그런 탈세 행위가 자신들의 장기적인 재정상태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비용이 들어도 은퇴플랜을 하고 종업원 복지를 제공한다. 그것이 세금을 합법적으로 줄이고 주인이 힘들게 번 자산을 보호하며, 또한 복지 혜택을 누리며 노후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복잡하고 고단한 이민 생활이다. 부디 당신도 곧 세무조사를 받을 거라 생각하고 철저히 보고하되, 당신의 경제적 안녕을 위하여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회계사, 재무설계사와 함께 합법적으로 절세하는 방법을 연구하시기 바란다. 그것만이 미국에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살며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