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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어느 퇴역군인의 저녁초대

2019.11.15

지난 11월 11 일이 베테런스 데이였으니 그 얼마전 일이었겠다 

메인주 한 소도시 이발소 주인이 한 손님이 남겨놓고 간 쪽지 하나를 발견하고

그것을 사진으로 찍어 페이스 북에 올렸다 


쪽지에는 데일 이라는 본인의 이름,전화번호와 함께 이렇게 적혀있었다

 ‘ 몸이 불편한 퇴역군인과 베테런스 데이에 저녁 함께 하실 분 계실까요? 차가 없습니다. 

식사는 제가 대접하겠습니다.’ 


베테란스 데이에 함께 식사할 사람이 없었던 전역군인인 데일은 

이발소 테이블 한켠에 직접 손으로 쓴 꼬깃꼬깃 접힌 메모지를 남겨놓고 

또다시 쓸쓸히 집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이 메모지를 자신의 페이스 북에 올린 이발소 주인장도 놀랄만큼 

사람들의 관심은 홍수처럼 밀려들었다

자신들의 아버지 또한 전역 군인이었던 한 가족은 저녁은 못해도 점심식사는 할수 있다며 

멀리서 그를 찾아와 함께 점심식사를 하고 , 많은 사람들이 그에게 안부 전화와 함께 마음으로라도 함께하고 있다는 격려의 메세지를 전해주는가 하면 추수 감사절 크리스 마스 날까지 이미 식사 약속이 잡혀있다는 것이다 .


흔들리듯 휘청이는 글씨체 

솔직하고 간결한 메세지( 유재하의 우울한 편지가..)

그 메모를 남기며 그의 마음은.. 


아픔과 고독을 견디는 노장의 

세상을 향해 던지는 

조용한 저녁식사로의 초대가 담긴

무심히 버려질수도 있었을 그 짧은 메모지를 

그냥 지나지치않은

이발소 주인의 따뜻한 시선과 마음


세계 평화를 위하여 목숨을 걸고 전장에서 청춘을 바치고도

이제 노쇠한 몸괴 마음을 끌고 매일

홀로 마주하는 일상의 쓸쓸한 식탁에 놓인

먹먹한 외로움과 고독앞에


누군지 이름도 모르는 이들의 당신은 혼자가 아니라고 말 걸어오는

따뜻한 안부에 그의 지난 상처와 상실은 위안  받았으리라

이후로도 오래 그 마음들이 서로의 곁에 살아 함께 하기를 ..

아픔의 한가족인 삶의 아름다움으로.


스위치를 켜면 차가운 두눈을 깜빡이며 '함께 식사하시겠어요 주인님? '

하고 물어오는 영혼없는 인공지능 로보트 말고..



데일의 쪽지를 계속 들여다 본다

 

어느 위대한 문학작품이 이 몇줄의 육필만큼

깊은 날 것의 감동을  아프게 우리 가슴에 던질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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