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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여행

유대인 지구(프라하)

2018.02.09

프라하(유대인 지구)



파란만장한 세월을 거치면서도 천 년 고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도시, 프라하.
한국인들에게는 SBS 주말 드라마 <프라하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체코공화국의 수도이다.
지리상으로는 서쪽으로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동쪽으로는 폴랜드와 슬로바키아가 있어
동유럽과 서유럽의 모습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묘한 매력을 자랑한다.





프라하는 도시의 이름도 예쁘지만, 직접 보면 탄식이 저절로 나올 정도로 정말 아름다운 곳이다.
이 아름다운 도시에서 프란츠 카프카는 ‘변신’, ‘판결’, ‘심판’ 등의 뛰어난 작품들을 발표했다.
하지만, 카프카는 체코인들에게는 그다지 큰 사랑을 받지는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프라하에서 일생을 보내기는 했지만, 독일어로 글을 쓴 유대계 작가였기 때문이다.




프라하 시내의 풍경


프라하가 체코의 수도가 된 것은 1,346년의 일이다.
당시, 보헤미아 왕국의 황제는 카를4세(Karel IV) 였다.
1740년, 마리아 테레지아가 재위에 있을 때는 독일어가 주어로 재정되었고,
1770년에는 1년간의 대기근으로 인구의 10/1이 사망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그러다가, 체코슬로바키아 공화국이 세워진 것은 1918년.
체코와 슬로바키아가 독립하여 서로 나뉘게 된 것은 1993년의 일이다.
프라하는 크게 6개 지역으로 나뉘어 진다.
바츨라프 광장이 있는 신시가, 구시가, 유대인 지구는 시내의 동쪽,
말라스트라나, 프라하 성과 흐라트차니 지역은 블타바 강 건너 서쪽에 자리 잡고 있으며,
동서를 연결하는 또 하나의 지역은 카를교와 그 주변 지역이 있다.




카를교의 밤풍경


오늘은 프라하 여행기의 첫 소개지로 유대인 지구를 소개한다.
유대인 지구(Josefov)로 들어 가면 여러개의 유대교 예배당(Synagoga)이 나온다.
그 중 ‘스페니쉬 시나고그’ 건물 옆으로 카프카의 기념비가 하나 서있다.
정장 입은 신사가 얼굴없는 거인의 어깨를 타고 있는 이 동상은, ‘목 없는 동상 위에 동상’이다.
이 기념비는 체코의 조각가 자로슬라브 로나’(Jaroslav Róna)의 작품인데,
그는 '어느 투쟁의 기술'을 읽고 영감을 받아 카프카의 동상을 제작했다고 한다.




체코의 ‘자로슬라브 로나’가 조각한 프란츠 카프카의 기념비


1868년에 세워진 스페니쉬 시나고그는 유대인 음악가들의 콘서트홀과 모임장소로 사용된다.
마이셀로바 유대 예배당(Maiselova Synagoga)은 4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히틀러는 이곳에 유대인 멸종박물관(Museum of the Extinct Race)을 세우려 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독재자의 계획은 엄청난 희생만 남긴채 인류사에 깊은 상처만 남겼다.
현재, 이곳에 있는 모든 유대인들의 유품들은 온전하게 잘 보관되어 있다.




히틀러가 유대인 멸종박물관으로 사용하려 했던 마이셀로바 유대 예배당


핀카소바 시나고그(Pinkasová synagoga)는 1479년에 세워진 예배당이다.
이 예배당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테레진(Terezin)수용소에서 희생된
체코 출신 유대인 77,297명의 기념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라하에서 북쪽으로 70km 정도 떨어진 테레진 수용소는 가스실이 있는 강제수용소는 아니였지만,
수용소 상황이 열악해 병으로 죽거나 생체실험 등에 보내져 살해당한 사람들이 대다수였다.
예배당 벽에는 나치에게 희생된 77,297명의 이름이 빼곡히 적혀 있다.




핀카소바 시나고그 벽에는 테레진 수용소에서 희생된 77,297명의 이름이 적혀있다


클라우소바 시나고그(Klausová synagoga)는 유대인의 관한 역사 자료를 전시하고 있는 기도소이다.
2층으로 올라 가면 유대인에 관한 역사 자료를 전시하는 전시관이 나온다.
이곳에는 다른 유럽 교회의 스테인드 글라스와는 완전히 다른 차분한 느낌의 스테인드 글라스와,
그들이 하나님께 예배드릴 때 사용되는 자선 용기(alms container),
오래된 장례식 스케치와 장례에 사용되는 도기와 도기 뚜껑, 기도문,
18세기 후반에 사용됐던 ‘혈액을 췌취하기 위한 기구’, 유대인 경전 등이 보인다.




클라우소바 시나고그의 스테인드 글라스는 화려하지 않다


뒷 정원으로 가니 15세기 중반부터 만들어진 구 유대인 공동묘지(Starý židovský hřbitov)가 나온다.
이곳에는 1만 2천여개의 비석과 10만명 이상의 시신이 묻혀있다고 추정하는 곳이다.
한 묘 자리에는 최소한 7구의 시신이 묻혀 있고 어떤 묘는 12겹으로 쌓여 있다고도 한다.



1만 2천개의 비석이 세워져 있는 구 유대인 공동묘지


이렇게 시신을 겹겹이 쌓은 것은 프라하 시에서 유대인들의 묘 부지를 제한했기 때문이다.
유대인들은 이곳 이외에는 다른 지역에는 절대로 묘를 장만할 수 없었다고 한다.
이 공동묘지에서 가장 오래된 비석은 1439년으로 기록돼 있으며,
가장 많은 사람들의 방문을 받는 묘는 랍비 로위(Judah Loew ben Bezalel)의 묘이다.




이 작은 구 유대인 공동묘지에 10만명이 넘는 시신이 묻혀 있을 것이라 추정한다


랍비 로위는 프라하의 전설로 내려 오는 골렘(Golem) 설화의 주인공이다.
골렘은 진흙으로 만든 인형으로 유대교에서 대대로 전해져 오는 비법을 이용,
히브리어로 진실을 뜻하는 Emeth 를 이마에 새기고 생명력을 부여 받게 된다.
골렘은 랍비의 명령에는 절대 복종해야 하는 제2의 ‘아담’이다.
이렇게하여, 그는 먹지도 마시지도, 잠 자지도 않으며 유대인 지구와 유대인들을 보호했다고 한다.
그러나 골렘이 인격을 가지게 되면서, 온 시내를 파괴하는 흉포한 성향으로 변했다고 한다.
이에, 황제 루돌프 2세가 랍비를 불러 유대인의 대한 멸시를 그만둘테니 골렘을 없애라는 부탁을 한다.




다락방에 골렘을 숨겨 놓았다는 구신 시나고그(Staronova Synagoga) 전경


랍비는 골렘의 이마에서 가장 첫 글자인 E자를 지워 meth(죽음)으로 그를 죽게 만들지만,
황제의 약속을 믿을 수 없어 골렘의 껍데기를 구신 유대 예배당(Staronova Synagoga) 다락방에 숨겨 놓았다.
이후 프라하에 침입한 나치 병사 한 명이 전설을 확인하려고 예배당에 왔다가 의문의 죽음을 당한다.
이러한 소문이 퍼지면서 나치 독일군은 이 건물 주변에는 접근하는 것 조차 꺼려했다고 한다.
지금도 구신 유대 예배당의 2층 다락방에는 통제가 엄격히 금지돼 있다.
하지만, 전설에 매료된 영화제작자나 설화 수집가들이 가만히 있지는 못한다.
그래서, 몰래 다락방에 올라가는 일도 가끔 생긴다고 하는데,
아직까지 골렘을 발견한 사람은 없다.


글, 사진: 곽노은


*프라하의 연인 포스터는 구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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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하 - 유대인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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