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가 잠들어 있는 도시, 라이프치히(독일)
3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페 바움의 야외 식탁과 웨이츄레스
성 토마스 교회(Thomaskirche) 앞에는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20세 때는 보통 사람으로는 상상도 하지 못할 왕복 596마일의 먼 길을 도보로 여행한 적도 있다.
아른슈타트 새교회 오르가니스트가 된 바흐는 당시 오르가니스트로 최고의 명성에 있던
디트리히 북스테후데(Dieterich Buxtehude)의 오르간 연주를 듣기 위해
뢰베크(Lubeck)로 도보여행을 떠났던 것이다.
하지만, 4주일간 계획했던 여행은 크리스마스까지 이어지는
콘서트의 연속으로 인해
3개월로 바뀌게 된다.
바흐는 매일 북스테후데의 연주를 손으로 적었으며
아른슈타트로 돌아 가는
바흐의 손에는 악보도 함께 쥐어져 있었다.
1705년, 바흐가 596마일을 걸어서 다녀온 뢰베크(오른쪽으로 북스테후데가 활약한 성모마리아 교회가 보인다)
바흐는 1708년부터 1717년까지 바이마르 궁정에 봉직했다.
이무렵 바흐의 명성은 점점 높아져 각지에서 초대받는 일이 많아졌다.
1717년 9월에는 드레스덴 궁정에 초대를 받았다.
프랑스의 건반악기 연주자인 루이 마르샹(Louis Marchand)과 즉흥연주를 하기 위해서였다.
당시 드레스덴의 악장을 맡고 있던 볼뤼미에는 바흐와 프랑스 음악가를 경연시켜
국왕으로
하여금 양자의 가치를 몸소 비교해 판정하는 즐거움을 누리게 하고 싶었다.
그리하여 그는 미리 국왕의 승락을 얻은 후, 바흐에게 연락 음악 경연에 초청했던 것이다.
바흐는 서신을 보내 마르샹을 음악경연에 정식으로 초대하고
그가 제출하는 과제를 모두 즉흥으로 연주하겠다고 제의하면서,
동시에 마르샹에게도 같은 조건을 요구했다.
마르샹이 이 도전을 받아 들이자 볼뤼미에는 국왕의 승락을 얻어 경연의 시간과 장소를 정했다.
당일 경연장소로 선택된 궁내대신 프레밍백작의 저택에는 많은 남녀 고위인사들이 모였다.
그런데 바흐는 정시에 출두했지만 마르샹은 계속 나타나지 않았다.
한참을 기다린 후에 숙소에 확인해 보니, 이미 마르샹은 그 날 아침 드레스덴을 떠나 버렸던 것이다.
바흐는 할 수 없이 혼자 연주하게 됐으며, 사람들은 그의 뛰어난 연주에 탄복하고 말았다.
국왕은 금화 100루이도르를 바흐에게 하사하려 했으나 바흐는 받지 않았다고 한다.
바흐의 마지막 여행은 1747년 장남 빌헬름 프리데만과 함께 한 포츠담 방문이었다.
포츠담에는 차남 칼 필립 엠마누엘 바흐가 프로이센 왕 프리드리히 대왕을 섬기고 있었다.
프리드리히 대왕은 그 자신이 플룻을 연주할 정도로 음악을 사랑했던 왕이었다.
노(老) 바흐가 온다고 기뻐하는 왕은 바흐에게 오블리가토 6성부의 푸가를 듣고 싶다고 요청,
바흐는 스스로 하나의 주제를 선택, 곡을 마무리 했으며 라이프치히에 돌아 와
음악의 헌정(Musikalisches Opfer, BWV 1079)을 작곡하여 프리드리히 대왕에게 헌정했다.
이후, 바흐는 내장안을 앓기 시작하며 영국에서 온 안과의사에게 눈수술을 두 번이나 받았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력은 회복되지 못하고 오히려 체력을 소모하는 결과를 낳았다.
1750년 7월 28일, 음악과 함께 살았던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는 라이프치히에서 세상을 떠났다.
향년 그의 나이는 65세였으며 그의 유해는 200년 후(1950년), 토마스 교회 제단 앞에 모셔졌다.
바흐는 두 번 결혼하여 11명의 아들과 9명의 딸을 낳았는데 그 중 9명은 어려서 죽고,
큰 아들 빌헬름 프리데만을 비롯한 4명의 아들들은 훌륭한 음악가가 되었다.
어려서 부터 끊임없이 노력하며 음악을 발전시켰던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
후세는 그를 가르켜 음악의 아버지로 부르고 있다.
괴테가 즐겨 찿던 고급스러운 분위기의 아우어바흐 켈리 레스토랑
성 토마스 교회를 나와 마지막으로 가야 할 곳은 아우어바흐 켈러 레스토랑이다.
이곳은 괴테가 즐겨 찿던 곳으로 메들러 파사주(Madler Passage) 지하에 위치해 있다.
아우어바흐 켈러는 ‘파우스트’ 에도 등장하는 500년 전통의 유명한 레스토랑겸 술집이다.
중후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분위기는 손님들에게 최고의 서비스와 음식맛 까지 자랑한다.
파우스트(Faust)는 독일 고전속에 나오는 전설속의 인물이다.
속세적인 지식에 만족하지 못하는 파우스트는 어느날 악마인 메피스토와 계약을 한다.
파우스트를 유혹하여 타락시킬 수 있다고 주장한 메피스토가 처음으로
파우스트를 데리고 간 곳이 바로 아우어바흐 켈러(Auerbachs Keller)이다.
메피스토가 송곳으로 구멍을 뚫으면 쏟아져 나오던 와인은 와인저장고에 저장되어 있었다.
손님이 와인을 주문하면 웨이츄레스는 이 거대한 와인저장고에서 직접 와인을 따라 서브한다.
독일의 위대한 작가 요한 볼프강 괴테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의 숨결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도시 라이프치히(Leipzig).
바흐의 음악을 들으며 마시는 커피 한 잔은 무한한 여유와 행복이다.
이것이 바로 여행자가 봇짐을 메고 나서는 최고의 이유가 아니겠는가.
글, 사진: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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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Gould - Bach Partita No. 6 (1 Tocca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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