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웨이(My Way) 　


많은 사람들은 대부분 팝의 고전 '마이 웨이'를 기억할 것이다.
이곡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53세 때 부터 부르기 시작한 그의 대표작이자 그의 자전적인 곡이다.
이제 중년을 지나는 나이에 있는 필자에게도 마이 웨이는 날이 가면 갈수록 가슴에 와 닿는다.
‘앤드 나우, 디 엔드 이즈 니어..’
지나온 세월들을 뒤돌아 보며 프랭크 시나트라는 중후하고 절제있는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1969년, 마이 웨이가 처음 발표됐을 때 빌보드 싱글챠트는 27위에 머무는데 그쳤다.
그러나 성인들을 위한 조용하고 편한 곡들을 모은 Adult Contemporary Chart 에는 2위에 올랐다.
영국에서는 훨씬 더 엄청난 인기를 끌었는데, 싱글차트에만 무려 124주간이나 머물렀던 것이다.
마이 웨이의 원래 곡명은 '꼼 다비뛰드(Comme d'Habitude)’다.
'평소와 같이’라는 뜻의 이 곡은 평범한 일상생활을 노래한 것으로 프랑스의 ‘클로드 프랑수아’가 불렀다.
만약, 폴 앵카가 마이 웨이로 작사를 하지 않았고,
프랭크 시나트라가 노래하지 않았다면 이곡은 어떻게 됐을까?
아마, 프랑스에서만 조금 불리운 평범한 곡이 됐을 가능성이 크다.



젊은 시절의 폴 앵카


레바논 혈통의 앵카는 1941년 7월 30일 캐나다의 오타와에서 태어나
16세에 가수로 데뷔했으니 가수활동 한지가 벌써 60년이 넘었다.
그의 데뷔곡은 본인이 16세에 작사 작곡해 전세계적으로 2천만장의 판매기록을 세웠던 ‘다이아나'다.
이후에도 그는 ‘유 아 마이 데스티니’, ‘풋 유어 헤드 언 마이 숄더’,
‘파피 러브’, ‘파파’등 수많은 곡들을 작사, 작곡했다.
그는 사상 첫 미국 틴 에이저들의 우상으로 50년대와 60년대 초는 그의 인기를 뛰어넘는 가수가 없었다.
그러다 1964년 ‘비틀즈’가 미국에 입성하자, 그의 인기는 하루아침에 바닥을 치고 말았다.
앵카는 눈물을 머금고 이탈리아로 떠나 한동안 유럽을 전전하며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그 때(1967년) 폴 앵카가 프랑스 파리에서 들었던 곡이 바로 '꼼 다비뛰드'다.
앵카는 이 곡을 작곡한 ‘자크 르보’와 ‘클로드 프랑수아’를 만나
약간의 저작료를 내고 곡을 사용할 수 있는 권한을 웅켜쥐었다.



프랭크 시나트라


마이 웨이'가 탄생한 것은 프랭크 시나트라가 앵카에게 은퇴기념곡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서였다.
그에게 어울리는 은퇴곡을 구상하던 중 그는 작곡 대신 ‘꼼 다비뛰드’에 가사를 붙이기로 작정했다.
꼼 다비뛰드의 가사는 단조로웠지만 곡조만큼은 굉장한 파괴력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이다.
폴 앵카는 자신의 아파트 피아노 앞에 앉아 번뜩이는 영감으로 곡조에 노랫말을 붙이기 시작했다.
창밖에서는 무서운 천둥번개가 치고 있었다.
‘자, 이제 마지막이 가까워졌군’ 인생을 마무리하며 옛 일을 회상하듯, 마이 웨이는 이렇게 완성됐다.
벽시계는 새벽 5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라스베가스 시저스호텔에서, 앵카의 마이 웨이를 들어본 프랭크 시나트라는 매우 만족해 했다.
’헤이 킷, 이거 굉장해’ 시나트라는 앵카를 바라보며 엄지를 들어올렸다.
당시, 폴 앵카의 나이는 27세였다.
한달 후, 프랭크 시나트라는 뉴욕에 있는 앵카에게 전화한다.
‘헤이 킷, 이거 한번 들어봐!’ 그는 수화기를 스피커 앞에 놓고 자신이 녹음한 마이 웨이의 볼륨을 올렸다.
굵고 잔잔하지만, 폭발적인 내면의 목소리는 폴 앵카의 심장을 강타해 버린다.
‘와우, 역시 프랭크 시나트라야!’ 어느새 앵카의 눈에서는 뜨거운 눈물이 흘러 내리고 있었다.
프랭크 시나트라는 이후 ‘마이 웨이’로 제2의 인생을 살다가 1988년 8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중년의 폴 앵카


폴 앵카는 현재 76세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1년에 35주 정도 단독공연을 하고 있다.
공연에서의 수많은 레파토리 중 가장 중요한 곡은 역시 ‘마이 웨이’다.

글, 곽노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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