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를 꽤 오랜 시간을 들여 교육을 통해 배우기는 했지만 외국인들 앞에서는 입도 떼지 못하는 경험을 참 많이 하게 되는데요. 분명 문장이나 비교적 정확한 발음의 경우는 알아듣고 곧잘 하는데 외쿡인들 앞에서는 왜 이렇게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고 빙글빙글 도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더라구요.

관광지에서 보면 어린 봉사자 가이드들이 외국인들과 스스럼없이 대화하는 걸 보면 자괴감이 드는 건 비단 혼자만의 문제는 아닐 거예요. 전문적인 자료를 찾다 보면 영어 자료를 찾아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건 정말이지 낫 놓고 기역 자도 모르는 무식쟁이 수준이라는 사실을 알게 될 때마다 답답한데요.

그렇더라도 영어를 필요로 하는 연령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고 다독거려봤는데,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외국인들과 매끄럽게 대화하는 중장년을 보면 배워야 하는구나 절감하게 되었어요. 일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많은 시간을 들여 공부하고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외국어라고 간절하게 생각하게 되게 되었는데요.

늦은 게 아니라 적당한 때라고 생각하며 꾸준히 노력해보기로 결심을 했네요. 주변에 영어 잘하는 사람들은 많은데 그 대열에 끼어보겠다고 생각하고 부끄럽게 생각되긴 하지만 성인 영어 실력 높이는 방법을 찾다가 학원을 찾아가게 되었어요. 그런데 직장인들 대상으로 하는 수강시간에 맞추기가 이렇게 어려운지 몰랐어요.

분명 퇴근하고 시간이 많다고 생각했는데 이리저리 빼앗기는 시간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학원 다니면서 알게 되었어요. 규칙적으로 학원에 다니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학원도 한 달을 채우지 못하고 다른 방법을 찾아보기로 했어요.

그러다 그룹과외 하는 팀을 찾았어요. 들어보니 엇비슷한 실력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서 보니 실력 차이가 좀 들쑥날쑥해서 조용히 고별을 했죠. 안 되나 하고 포기할 즈음에 학원을 같이 다니던 친구에게서 학습지 소개를 받았어요.

뭐야~ 학습지라니 하며 우습게 봤어요. 그런데 그 친구가 요즘이 어떤 시댄데 옛날 생각하냐며 태블릿을 꺼내더라고요. 자신이 하고 있는 학습지라며 태블릿으로 과정을 보여주는데 학습지라고 우습게 봤던 저의 선입견을 모두 날리게 되었어요.

친구가 고백하건대 사실 학원 다니기 전에 레벨 테스트를 받았는데 결과를 받기 전까지는 영어를 곧잘 한다고 생각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중하 수준으로 나와서 많이 낮 부끄러웠었다고 했다네요. 그제야 학원을 더 열심히 다니지 않았던가 싶기도 하더라고요.

그래서 혼자서 공부할 수 있는 성인 영어를 찾다가 광고를 보고 학습지를 알게 되었다네요. 학습지에서도 레벨 테스트가 있다며 처음 레벨과 현재의 레벨을 보여주는데 놀랐지 뭐예요. 학습 일도 볼 수 있어서 봤더니 새삼 친구를 다시 보게 되었네요. 매일매일 성실하게 진도를 나가고 노력한 흔적을 보고 얼마 되지 않은 시간에 레벨을 껑충 올라가게 했다는 것에 저도 주목하게 되었어요.

친구가 저보다 더 절실했던가? 하는 생각도 들고 반성하게 되었지요. 저도 해보니 콘텐츠가 다양하게 제공되고 있는 데다 단어도 머릿속으로 쏙쏙 들어오게 만들어서 특별히 친구가 성실한 것이 아니라 콘텐츠가 잘 만들어졌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은 안 비밀.

그룹과외의 실패에 속이 쓰렸는데 1:1 담당 선생님까지 있어 맞춤 학습을 할 수 있는 것이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영어를 학교에서 배울 때는 문법 위주로만 배웠고 그저 학문으로만 접했다는 것이 날로 아쉽기만 했어요. 영어를 실전에 쓰려고 배웠던 것이지 영문법을 전공하려고 한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구불구불 돌아서 오게 되었는지 말이죠.

IT, 데이터 이런 것은 과학이나 사업분야에만 쓰이는 줄 알았지, 이렇게 학습에까지 쓰이는 것을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고민했던 영어 인생을 활짝 꽃피우게 하네요.

제 머리가 아둔하다고 탓만 한 것은 괜한 소비였다는 것을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게 되었는데요. 아무래도 어릴 적부터 흥미 있게 관심을 유도하는 영어였더라면 생활회화는 물론 전문분야에서도 어렵지 않았을 텐데 하는 교육에 대한 방향도 생각해보게 되었네요.

전문서적을 보면서 원본을 보는 것을 굉장히 부담스러워했는데요. 이제는 자신감이 생기는 데다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니 먼저 주눅 들고 못 할 거라는 생각보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먼저 드네요. 자막이 붙지 않은 영화를 보면서 예전과 많이 달라졌는데요. 전엔 우리말로 굳이 해석해서 이해하려고 했어요. 이젠 이해 못 하는 것은 그냥 넘어가지만 상황상 무슨 이야기였을지 짐작하고 나중에 뜻을 찾아보게 되더라고요.

영어를 하다 보니 생각보다 문화가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고 나중엔 영어 표현으로 무엇인지 아는데 우리말로는 적당하게 대처할 말이 전혀 떠오르지 않는 게 아니겠어요? 드디어 영어 두뇌가 됐다고 좋아했는데, 알고 보니 국어 실력이 부족한 두뇌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좋은 친구 덕에 겁나는 영어 실력이 이젠 겁 없는 영어 실력이 되어 너무 좋아요. 외국인만 봐도 말하고 싶어 안달인 제 자신이 너무 좋네요.

최근에 일본에 여행 다녀왔는데 영어라면 모두 통할 줄 알았는데, 일본 영어로 통하지 않더라고요. 한 달 후에도 친구들이랑 일본 여행을 다녀오기로 했는데 그땐 가서 뽐내려고 일본어도 배우고 있어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아 열심히 하고 있거든요. 아무래도 목표가 있는 데다 생활 일본어고 하니 즐겁게 배우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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