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은 사회의 정의 보다는 개인의 정의에 의해 중대한 문제들이 결정돼 온 경향이 있다. 그 얘기는 사회가 요구하는 객관적 정의보다는 주관적 정의가 더 진실이고 진심이라고 믿는다는 것이다. 그건 일종의 '약한 것은 죄악'이라는 궤변을 낳는다. 말하자면, 무능력이나 무력함은 도덕적으로 잘못됐다는 논리와도 일맥상통한다.
이 사회는 실질적으로 100%의 경우에서 50%를 넘어서면 그걸 최종 결론으로 받아들여 진다. 일종의 다수결의 논리이기도 하면서 힘의 논리이기도 하다. 즉 아무리 잘못된 것도 다수가 주장하면 그게 사실이고 진실이 되는 것이다. 이런 기저에는 군중심리가 작용하는데, 사람을 세뇌하는 전염력이 매우 강해 군중 결집이 순식간에 이뤄지는 파급력을 보인다.
여태까지는 '무능함의 대명사' 바이든이 이끄는 민주당에 등을 돌린 세력들과 기존의 보수세력인 공화당이 결집해 무섭게 '트럼프 파워'를 키워냈다. 물론 트럼프가 잘한 일도 더러 있다. 불체자를 몰아내는 것이라던가, 무능력하고 게으른 공무원들을 내 보내는 것, 그리고 미국에 생산기지를 유치하려는 의지(단순히 그냥 의지) 등등, 일반 시민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일이긴 했다. 그러나 너무 급진적이고 저돌적인 정책과 원칙에 근거하지 않은 개인의 신념이 반영된 주장들은 금방(불과 취임 몇달 만에) 저항에 부딪히고, 부작용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보니 정책이 전후진을 반복하며 스스로 딜레마에 빠지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말하자면, 무리한 관세를 밀어 부칠려다 보니, 채권시장이 요동치고 급락하게 되고, 자신이 보유하고 있는 채권 가치 역시 심각한 피해를 보게 되자, 부랴부랴 다시 정책을 후진시키는, 갈팡질팡 지뢀염병을 떨어대는 촌극이 벌어졌고, 그런 그의 행동에 사람들은 서서히 거부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사실 현실적으로 자신들이 피해자가 될 수도 있다는 불안감을 인지한 때문이다. 채권이나 주식은 트럼프만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 서서히 트럼프에 대한 탄핵이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현실적 그리고 구조적으로 탄핵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다. 미국 하원, 상원 모두가 공화당이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석 수가 공화당이 상하원 8명씩 많다. 또한 탄핵 결의안이 하원을 통과된다 해도, 상원 의원 수의 2/3가 찬성을 해야 하는데, 그건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한 가지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반란표와 배신 때리는 의원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말하자면 악의 무리에서 그래도 일말의 양심이 살아 있는 의원들이 조직보다 사회를 위해 정의를 택할 수 있다는 잠재성을 보는 것이다.
어느 순간이면, 거리에 나와 살아 숨쉬는 양심과 정의가 걷잡을 수 없는 단계로 발전하게 될 것이고, 그러면 영악한 의원들은 서로 이해타산에 돌입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다. 자신들의 입지가 불확실해 지는데, 우선 살고 봐야 할 것이기 때문에..
나는 미국의 양심과 정의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