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인생의 석양을 맞은 미국 할머니 이야기 (Jan 31, 2026)

2026.02.01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2026)


인생의 석양을 맞은 미국 할머니 이야기 (Jan 31, 2026)


간호사로 부터 입원환자가 채플린의 방문을 원하니, 그 환자를 방문해 달라는 전화를 받았다. 병실에 가보니 외로와 보이는 할머니 한 분이 병상에 누워 있었다. Bea라는 이름의 할머니는 이태리계 미국인으로  91세로 혼자 사는 과부라고 했다.


남편과는 37년간의 결혼 생활을 한 후 이혼을 하고 따로 살다가, 나중에 다시 합친 후, 번거러워서 법적인 결혼관계는 회복하지 않은 채, 이혼한 부부로 같이 살다가  3년전에 남편이 파킨슨 병으로 먼저 죽었다고 했다.


할머니의 부모님은 원래 이탈리아의 시골에서 중매결혼으로 결혼하여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약 95년전에 미국에 이민을 온 후, Bea는 형제들 중 유일하게 미국에서 태어 났다고 했다. 이태리 전통문화는 남자는 밖에서 일하고, 여자는 부억에서 요리하고 자식 키우는 것이고, 교육의 기회는 오빠들에게만 주어져, 오빠들은 밀와키에 있는 Marquette대학을 나와, 전기기술자, 기계기술자, 변호사로 성공하여 유복하게 살다가 이제는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Bea는 병원사무실의 비서로 일했는데 그때는 컴퓨터가 없어, 타자기와 속기술로 업무를 처리했다고 했다. 이발사인 아메리칸 인디언 출신의 남자를 만나 결혼하여 아들과 딸을 낳았는데, 아들 Phil은 지리학교수가 되어, 중국인 여자 의사인 Reimi를 만나 결혼하여 Idaho주에 살고, 있다고 했다.


Reimi는 의사로 돈을 많이 벌어, 58세에 은퇴하여 남편인 Phil과 전 세계를 여행하고 있으며, 일년에 한번 정도 할머니를 방문한다고 했다. 할머니는 아들 부부와 함께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는데, 다양한 음식을 맛보았으나 중국어를 몰라 만나는 사람들과 고개를 숙여 인사했던 것만 기억난다고 했다.


Reimi는 중국에 살던 부모님을 미국에 초청하여 백만불짜리 저택에서 함께 살게 했으나, 부모님은 미국에서 2년 살다가 답답하여, 중국으로 돌아 갔는데 지금은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Phil과 Reimi의 딸인, Adele, 은 중국 상하이에 유학가서 Mandarin 중국어를 배웠고, 지금은 Edinburgh, Scotland에서 환경공학 Ph.D.과정을 밟고 있다고 했다.


미용사인 딸은 미용실 손님으로 온 남자와 바람을 피워, 30년간 결혼생활을 유지해 온 남편을 버리고, 남자 친구랑 Arizona 주로 이주해 가서 살고 있어서 할머니는 속이 상하다고 했다.


딸의 전남편은 아직도 할머니 집에 들러 집안 일도 도와 주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할머니가 88세까지 차를 몰다가, 차를 전 사위에게 주어 버리고 지금은 운전을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손녀, Crystal, 은 호스피스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데, 결혼하여 자식 키우느라 바빠 가까이 있어도 할머니를 자주 찾아 오지 않는다고 했다.


할머니는 “원래 이태리의 전통문화는 부모님이 나이가 들면, 자식들이 부모님을 자기 집에서 모시는 좋은 풍습이 있었는데, 미국은 “이기적인 (selfish) 나라”가 되어 자식들이 자기 인생 즐기는데 바빠 노인들을 돌보지 않는 삭막한 나라가 되었다.”고 한탄을 했다.


할머니는 20년전에 9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어머니 생각이 난다고 했다. “어머니는 좋은 사람이었으며, 나한테 좋은 친구였다”고 회상했다.


Bea할머니는, “내가 젊었을 때 우리 아버지가, “늙는 것이 힘드는구나”하는 말을 듣고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내가 늙어 보니, 우리 아버지가 하던 말이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된다.”고 했다.


Bea할머니는 “이제 사는게 고생스럽다. 내가 더 이상 살아 봐야 무슨 의미가 있겠나? 마지막을 기다릴 뿐이다. (waiting for the end)”란 말을 했다. 인생의 종착역이 다가 옴을 예감하는 것이다.


교수인 아들, 의사인 며느리, 미용사인 딸, 간호사인 손녀, 환경공학 박사인 손녀등은 자기 인생 사느라 바빠, 홀로 된 외로운 할머니를 찾아오지 못해, 할머니는 쓸쓸히 혼자 인생의 석양을 맞는 것이다. 이것이 진보하고 발전한 서양문명의 모습인가? 마더 테레사는 “외로움은 서양사회의 문둥병”이라고 지적했다.  아니면, 인생은 어차피 혼자 와서 혼자가는 것임을 받아 들여야 할 것인가?


“하나님과 좋은 책이 있는 사람은 외롭지 않다”는 여류 시인 엘리자벳 베렛 브라우닝의 말이 생각난다. (No man can be called friendless who has God and companionship of good 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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