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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돈 모으는 재미” (Oct. 14, 2025)

2025.10.14

                                                       조정래 목사의 세상사는 이야기


                                                        “돈 모으는 재미”  (Oct. 14, 2025)


나는 어렸을 때 마산에서 성결교회를 다녔는데, 우리 교회에서 “허사가”라고 하는 찬송가에 없던 찬송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허사가”는 성결교회의 목사이던 이명직 목사가 일본해군 군가의 곡조에다 가사를 붙인 노래라고 하는데, 그 가사에 이런 말이 있었다: “세상만사 살피니 참 헛되구나. 부귀공명 장수는 무엇하리요. 고대광실 높은 집, 문전옥답도 우리 한번 죽으면 일장의 춘몽”.


열 살 먹은 어린애가 이런 노래를 불렀으니, 인생의 허무를 깨달은 노인 같은 마음이 되어, 돈을 벌어 성공하겠다는 마음은 죄악시하고, 영혼 구원을 얻어 천국에서 영생을 누리는 것이 더 귀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래서, 돈을 벌 생각은 하지 않고, 신학대학에 입학하여 기독교의 진리를 배우고자 신학생이 되었는데, 가난한 현실이 내 목을 조여 왔다. 돈이 없어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왕빈대 생활을 거쳐, 군대를 마치고, 미국에 와서, 석사과정을 마치고, 미국인 교회에 목회를 나왔지만, 가난을 떨치기가 쉽지 않았다.


미국인 시골교회에서 받는 봉급만으로는 먹고 살기에 급급하여 은퇴연금이나 저축을 할 여유가 없었고, 결혼하고 나서야 아내가 교사로 맞벌이 부부를 했기 때문에 형편이 좀 나아 졌다. 


지금 생각해 보니, 어렸을 때 들은, 현실도피적이고 허무주의적인 노래인, “허사가”의 가사 때문에, 내가 인생을 헛살았구나 하는 생각도 들고, 사도 바울이 말한,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라는 말도 과장된 뻥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나는 “돈을 정도껏 사랑하는 것은 좋은 일”이라고 본다. 돈을 정직하게 벌어, 가족을 부양하고, 교회에 헌금도 내고, 자선사업에 쓴다면, 돈은 사랑을 표현하는 좋은 도구가 된다고 본다. 문제는 돈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것이 일만악의 뿌리가 된다는 것이다. 돈을 지나치게 사랑하여, 양심을 속이고, 천륜을 무시하며, 돈을 하나님과 가족들 보다 더 사랑할 때, 돈의 노예가 되어 인간이하의 삶을 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목회자도 돈이 있어야 품위를 유지하고, 가족을 부양할 수 있지, 돈이 없으면, 아파도 병원에 못 가고, 경조사에 축의금이나 조의금도 못 내어 기가 죽기 쉽다.


어떤 목사는 재정을 맡은, 심술궂은 집사가 목사의 봉급을 몇달 주지 않고 애를 먹여, 그 목사는 스트레스로 심장마비를 맞아 죽었다고 하며, 어떤 목사는 자기의 생업인 교회에서 자기를 쫓아 내려는 장로에게 화가 나서 그 장로를 쏘아 죽이고 자신도 권총자살을 했다는 신문기사도 읽어 보았다.


그래서, 미국의 해학가인, Mark Twain은, “돈을 사랑함이 일만악의 뿌리” (The love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가 아니고, “돈이 없는 것이 일만악의 뿌리” (The lack of money is the root of all evil.)라고 갈파함으로, 사도 바울 못지 않은, 통찰력과 지혜를 보여 주었다.


나는 교인들에게, “돈은 나쁜 것도 좋은 것도 아니나, 좋은 일에 쓰면, 좋은 도구가 된다”고 설교 한다. 감리교회의 선배 목사님인 John Wesley는, 감리교인들에게 이런 가르침을 남겼다: 1. 가능한 한, 돈을 많이 벌라 (Earn as much as you can.) 2. 가능한 한, 많이 저축하라 (Save as much as you can.) 3. 가능한 한, 많이 나눠 주라. (Give as much as you can.)


나는, 4. 가능한 한, 많이 투자하라 (Invest as much as you can.)란 말을 덧 붙이고 싶다. 왜냐하면, 요즘은 은행에 저축된 돈이 이자가 낮아 인플레이션을 따라 가지 못해, 저축된 돈의 가치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주식시장에 돈을 투자하여, 장기간에 걸친 복리이자의 혜택을 보는 것이 현실적으로 더 낫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연합감리교회의 목회자 은퇴연금은 교단에서 주식투자 시장에 투자하여, 은퇴 목회자의 은퇴연금을 관리해 주고 있다.


나는 십년전에 목회를 휴직하고, 치즈 공장에서 삼 년간 노동자 생활을 한 적이 있었다. 공장 생활을 마치고 목회로 돌아 올 때, 3년간의 연금이 고작 2만불이었다. 그 이만불을 재정관리사에게 주어, 투자를 해 달라고 맡겨 두고 7년이 지난, 지금 보니, 5만불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나는 요즘 검소하고 절약하게 살며, 돈이 모이면, 재정관리사에게 투자를 해 달라고 맡긴다. 작은 돈이긴 하나, 주식시장에 돈을 묻어 두면, 장기간에 걸쳐 복리이자의 힘이 발휘되어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는 것이다.


Warren Buffet의 사업동반자인 Charlie Munger는 대공황 시기에 태어나, 빈털털이에서 “절약과 투자”로 억만장자가 된 사람인데, 그 사람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처음에 종잣돈 10만불 모으기가 제일 힘들다. 종잣돈 10만불을 모을 때까지는 먹을 것 먹지 않고, 버스비를 아끼기 위해 울면서 걸어 다니더라도 종잣돈 10만불을 모으라. 십만불을 모아 주식 시장에 투자해 놓으면, 그 다음 부터는 복리의 마법이 발휘되어, 돈 모으기가 훨씬 수월해 질 것”이라 했다.


목사도 돈이 있어야, 교인들이 무시하지 않고, 돈이 있어야, 남에게 선심을 베풀고 도와 줄 수 있다. 돈이 있으면, 교회에서 쫓겨 나더라도, “아이고, 이 교회 아니래도 얼마든지 먹고 살 수 있다”는 자신감과 정신적인 자유로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돈을 모으는 법은 간단하다: 절약하고 검소하게 생활하여, 수입보다 지출을 적게 하고, 남은 돈을 저축하고 투자하는 것이다. 더 좋은 방법은 일단 저축부터 하고, 남은 돈으로 검소한 생활하는 것이다. 나는 뒤 늦게사, “돈 모으는 재미”에 빠져, 부수입을 올리려고, 병원 채플린일을 하고 있다.


감나무에서 감이 떨어지길 바랬다가는 실망하기 쉽다. 하늘에 계신 하나님만 너무 믿지 말고, 하나님이 주신 팔, 다리와 머리를 활용하여, 돈을 벌고, 저축하고, 투자하여, 돈이 없어 아파도 병원에 못 가고, 무시당하는 억울한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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