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간 리더십 모델
인공지능은 숨 가쁜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알고리즘은 질병을 진단하고, 법률 문서를 작성하며, 시장을 예측하고, 인간의 글쓰기와 구분하기 어려운 텍스트를 만들어낸다. 그러나 이 기술적 도약의 한가운데에서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질문이 있다.
누가 이 모든 선택의 ‘주체’가 되는가? 누가 의미를 부여하고, 결과에 책임을 지는가?
AI는 의사결정을 최적화할 수는 있지만, 정당화하지는 못한다. 행동을 권고할 수는 있지만, 책임을 질 수는 없다. 문장을 생성할 수는 있지만, 왜 그 선택이 옳은지 설명하지는 못한다.
AI 시대에 리더십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더 분명한 형태로 되묻고 있다. “책임은 과연 누구의 몸에 귀속되는가?”
AI 붐 아래에 숨은 책임의 공백
오늘날 AI 리더십 논의는 대개 기술 역량에 집중한다. 데이터 이해력, 알고리즘 거버넌스, 규제 준수. 모두 필요하다. 그러나 충분하지 않다. 진짜 위기는 기술이 아니라 책임 구조의 해체에 있다. AI가 대출을 거부하고, 용의자를 오인하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자동화할 때, 핵심 질문은 모델의 정확도가 아니다. 누가 이런 방식으로 사용하기로 결정했는가, 그리고 그 결정은 누구에게 귀속되는가이다. 기술은 지혜보다 훨씬 빠르게 권력을 증폭시킨다. 역사는 권력이 책임보다 앞설 때 사회가 반드시 균열된다는 사실을 반복해서 보여주었다. 이 지점에서 우리는 ‘능력의 목록’이 아니라, 책임의 구조를 다시 물어야 한다.
최립과 「一體八役」의 인간 리더십
조선 중기의 학자이자 외교관, 행정가, 시인이며 교육자였던 簡易 崔岦(1539–1612)은 전쟁과 정치적 붕괴, 제도적 혼란의 시대를 살았다. 그는 여러 역할을 수행했지만, 결코 여러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기술자는 아니었지만, 오늘날 절실히 요구되는 리더십의 본질을 몸소 보여준 인물이었다. 바로 통합형 인간 리더십이다.
그는 ‘하나의 몸(一體)’으로 ‘여덟 가지 역할(八役)’ 즉, 사상가, 문학인(한시가, 산문가), 외교관, 정치가, 행정가, 교육자, 예술가, 풍류가로서의 역량을 몸소 다채롭게 보여준 다재다능한 조선의 르네상스 인물이었다. 그의 삶은 AI가 결코 대체할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여덟 가지 리더십 차원을 보여준다.
첫째, 윤리적 방향 설정이다.
최립은 목적 없는 지식은 위험하다고 보았다. AI 시대의 언어로 말하면, 리더는 기술이 가능한지를 묻기 전에 왜 사용해야 하는지를 먼저 규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