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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시든 파를 사주세요】

2018.09.07

【시든 파를 사주세요】
 

살림을 꼼꼼하고 알뜰하게 잘하는 한 주부가 있었는데 어느 날부터인가 노랗게 시든 파를 사 오기 시작했습니다. 평소와 달리 계속 시든 파를 사오는 이유를 묻는 딸에게 엄마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시장으로 가다 보면 노상에서 물건을 팔고 있는 할머니가 계신단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취업 때문에 서울로 가고 혼자 농사를 지으며 사시는데 요새 많이 편찮으셨나 봐. 며칠 만에 밭에 가보니 파들이 다 말랐다지 뭐니” 시든 파라도 팔러 나온 할머니를 본 엄마는 그곳에 가서 시든 파만 사 오셨던 것입니다.


우리도 때로는 이러한 마음에 사용하지 못할 물건도 사올 수 있어야 합니다. 멋지고 훌륭한 물건을 사는 것도 좋지만 이처럼 값진 소비를 하는 것도 더욱 의미 있는 일이라는 말입니다. 때로는 다른 곳보다 비싸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파는 사람의 형편을 생각해서 팔아줄 수 있어야 합니다. 자신이 뻔히 손해 보는 것을 알지만 손해 보는 일을 기꺼이 택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베푸는 사람은 그 베풂을 잊을 수 있을지라도 이를 받은 사람은 절대로 감사를 잊을 수 없습니다. 그리하여 Ralph Emerson은 이렇게 말합니다. “행복이란 자신의 몸에 몇 방울 떨어뜨려 주면 남들이 기분 좋게 느낄 수 있는 향수와 같다.”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알면서도 이러한 일을 할 수 있는 인생이 아름답습니다. 시든 파를 사면 자신에게 손해가 될 수 있지만 손해를 감수하고 이를 사주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는 말입니다. 내가 지금 감당하는 손해는 이웃에 이익으로 남을 수 있기 때문에 이웃을 위해서 손해도 보고 희생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입니다. 주님은 형제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함으로 드리지 않는 신앙생활을 기뻐하지 않으십니다. 자신에게 손해가 되는 줄을 알면서도 이웃을 생각하며 베풀 때 하늘의 은총이 더할 수 있습니다. 비록 시들어진 파이지만 파는 사람의 입장을 생각함으로 사줄 수 있을 때 세상이 아름다워진다는 사실을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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