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티나무가 보여준 희망】 

수원에 위치한 단오 어린이공원에는 수령이 무려 500년이 넘고 높이는 33m가 넘는 느티나무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조선 시대부터 단오절이 되면 사람들이 그 주변에 모여서 전통놀이를 즐기던 유서 깊은 나무라고 합니다. 1790년 정조 때 이 나무의 가지를 잘라서 수원화성의 서까래를 만들었다는 말도 전해지고 있습니다. 나라에 어려운 일이 닥칠 때마다 이 나무가 구렁이 소리를 내었다는 전설도 있습니다. 

이처럼 역사적인 나무가 안타깝게도 2018년 6월 폭우와 강풍을 견디지 못한 채 그만 부러지고 말았습니다. 거대한 나무줄기가 사방으로 찢어진 처참한 모습에 많은 사람들은 놀라움과 슬픔을 금할 수 없었습니다. 줄기가 바람에 부러진 채 약해진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는데 강한 바람을 견디지 못하고 보기에도 안쓰러울 정도로 처절하게 찢겨졌던 것입니다. 500년을 견뎌온 나무가 무참하게 쓰러지는 모습을 보면서 세월의 무게를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나무가 너무 오래되어 수명을 다한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나무도 나이를 먹으면 별 수가 없구나 하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일이 있은 얼마 후 생각지도 못했던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죽은 줄로 알았던 나무는 여전히 살아있었는데 뿌리는 아직 살아남아서 새로운 싹과 줄기를 틔우게 되었던 것입니다. 모든 것을 다 잃어버린 것 같던 부러진 나무에서 새싹이 돋아났다는 말입니다. 이와 같이 느티나무는 바람에 가지가 꺾여버린 절망적인 순간에도 새롭게 싹을 틔웠습니다. 수한이 다 되어서 포기할 것 같았던 순간에도 다시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이를 통해서 귀한 교훈을 얻게 되는데 절망의 끝자락에도 희망은 반드시 존재하게 된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삶이 지금 당장은 구름이 드리워 있을지라도 구름이 걷히고 난 다음에는 빛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