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여행

알프스 산자락 2 화

2017.12.22
알프스 산자락 2


이태리 볼차노에서

 

독일 가르미슈에서 이태리 볼차노로 버스를 타고 갔다.

요금은 12 유로이고 소요시간은 3 시간 쯤 된다.

오스트리아 인스부룩(Innsbruck)를 거쳐 알프스 3 나라의 산자락을 돌며 산 정상의 설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 했다.

국경 통과 입국 수속은 없었지만 2 번에 걸쳐 독일과 오스트리아 경찰들이 버스에 올라와서 신분증 조사를 했는데 역시 중동 난민들의 검색이 주된 것 같았다.

그런데 이외로 파키스탄 사람들이 꽤나 많아 보였다.

 

볼차노는 이태리 북부에 인구가 약 10 만이 조금 넘는 아름다운 도시이다.

그런데 내가 탄 버스는 이태리 회사라는데 운전수는 이태리 말을 못하고 독일어만 하는 듯 했다.

간단히 역사를 들쳐보니 이곳이 본래 오스트리아 땅이었는데 세계 1 차 대전이 끝났을 때에

오스트리아가 패전국으로 땅이 오그라들면서 이태리 영토가 되었지만

주민들 반발로 트렌티노알토이디제이란 이름의 자치주에다가

발차노()으로 독립적인 자치 지방 형태로 지탱해 오고 있다.

 

드디어 볼차노에 도착했다.

버스 운전수에게 내가 예약한 호텔이 어디냐,

택시 정거장이 어디냐 물어보아도 소에 경 읽기이다,

또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이 주위에 왜 그리 안 보이는지 고생 했다.

나중에 보니 바로 코앞에 소위 플라자가 있고,

그 플라자 정 가운데에 옛날 시청건물이 호텔이 되어 있는데,

내가 예약한 호텔이 바로 그 호텔이었다.

창 밖에 아름다운 전경이 펼쳐지는 최고 위치에다가 최고급 호텔이어서 호강을 했다.

 

이곳도 한때 오스트리아의 영토의 잔재인지 터키 계통의

많은 사람들이 식당들을 운영하고 있었다.

그들의 전통 대중 음식인 케밥은 물론 햄버거, 피자, 스파게티 등이

바로 옆 플라자에 있는 카페보다 값도 싸고 맛도 있었다.

옆에 앉아서 식사를 하고 있는 젊은 친구에게 알프스 설산의 정상인

알페 디 시우시 (Alpe di siuci 남쪽 알프스) 가는 길이 어디냐 물으니

그곳도 좋지만 추천하고 싶다며 리텐 힐(Ritten hill) 이란 곳이 있는데

그것 또한 멋있다 해서 알 페디 시우시 는 내일 가기로 하고 당장 리텐 힐로 향했다.

과연 그렇게 긴 케이블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거의 20-30 분 걸리는

긴 시간 케이블카를 타고 산 언덕위로 올라갔다.

마침 케이블카에 옆에 젊은 친구가 앉아 있었다.

 

너 어디 사니하니까 바로 리텐 힐에 산다고 한다.

알고 보니 이 친구 학비가 싸고 생활비도 싸고, 장학금 혜택도 있어 이곳에

농업공부 하러 왔고 바로 이 리텐 힐에 한 칸 방에 살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우리는 16 유로나 지불한 케이블카는 정말 거의 공짜 같은 값으로

통학 패스 권을 사서 다닌다고 했다.

올라와 보니 아름다운 경치가 앞에 탁 터져있었다.

높은 산동네이었지만 아담한 동네이었고 관광 호텔도 제법 있었다.

얼마간 기분 좋게 거리를 거닐기도 했고, 아마도 초기 종교개혁 시기의 교회당

같은 곳에 들어가 보았는데 음악전공 하는 목사인지 신부인지 혼란스러운 복장의

성직자가 파이프 오르간을 점검하는 듯 했는데 텅 빈 교회당 안에 우리가 들어 왔으니

고개를 끄덕이는 인사라도 줄만 하건만 우리에게 눈길 한번 주지 않고

일에 몰두하는 모습에서 당신에게 난 아무런 흥미꺼리가 아니야하는

그 분의 모습에서 좀 당황하는 기분을 갖고 다시 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 왔다.

 

다음날 아침 우리는 예정대로 알페 디 시우시를 가기위하여 오르디세이(Ordisei)로 갔다.

그리고 다시 아주 긴 케이블카를 타고 산 정상에 도착했다.

케이블카에서 내리니 지금까지 3 번에 걸쳐 스위스, 독일, 오스트리아에서

알프스 정상을 볼 때 마다 일기가 좋았는데 이번에는 짙은 안개인지 구름인지가

계속 흘러가서 잠시 정상이 보이는가 하면 다시 짙은 구름이 보이곤 했다.

때로는 신비한 풍경이라고 할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꿈보다 해몽이라고

한 폭의 동양화를 감상하는 맛도 있구나 하면서 찬바람을 피해 커피를 마시며 휴식을 취했다.

 

오후에 아름다운 전원도시이자 온천으로 유명하다는

메라노(Merano) 라는 곳을 버스를 타고 방문 하였다.

그런데 빗방울이 세차게 뿌리기 시작했다. 그저 하염없이 가장 오래되고 유명하다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비가 개이기를 기다렸으나 비는 끝나지 않았다.

결국 그곳에서 이번에는 기차를 타고 볼차노 호텔로 돌아 왔다.

나야 집 사람 말대로 모가지 떨어진 돌덩어리 조각이나 허물어진 성곽,

궁터나 좋아하는 사람이라 별 아쉬움은 없었으나 집 사람은 아담한 개울 옆에 온천

그리고 동화 속에 동네를 즐기지 못한 것이 무척 아쉬운 듯 했다.

 

이제 볼차노의 기억을 담고 내일 다시 독일 휘센으로 내일 떠나야만 한다.

볼차노에서 이 지방 맛있는 저녁을 못 먹어본 아쉬움이 남기며 떠난다.

볼차노여 안녕.


 

, 사진: 이영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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