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隨筆]
자연과 인간의 공존
초여름의 소낙비가 세차게 내리는 어느날 오후 나는 우연히 차고 쪽으로 걸어가다가 차고문 앞에 웅크리고 있던 조그만 아기새 하나를 발견하였다. 아마 비가 너무 세차게 내려서 잠시 몸을 피하고 있는 것 같았다.
호기심에 사진을 찍어도 눈만 껌벅이면서 전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고, 집으로 들어가기 위해 차고를 열며 내가 안으로 들어가고 심지어 셔터를 닫아도 전혀 꿈쩍하지 않고, 차고가 닫히면서 발생하는 상당한 소음에도 전혀 움직임이 없었다.
얼마가 지나고 나서 호기심에 궁금하여 잠시 나가 보니 어디론가 그 아기새는 떠나고 없었다. 허전하기도 하고 또 어떻게 되었을까 궁금하기도 했는데 소낙비가 오락가락하는 초여름의 날씨에 무사할까 많은 염려가 되었다. 어미새의 따뜻한 품에 돌아가 이제는 안전하겠지 기원하는 마음 뿐이다.
또 다른 새 이야기 하나. 최근 며칠 사이에 집 뒷문 옆에 달린 조명등 위에 어미새들이 부지런히 집을 짓기 시작하였다. 아침에 일어나 보면 집을 지으며 떨어뜨린 검불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고 제법 새둥지 모양을 잡아가고 있었다. 며칠동안 나는 아침마다 집을 부숴버리는 만행(?)을 저지르다 오늘은 드디어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순순히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아마도 부화시기가 가까워오는데 마땅한 둥지가 없어 어미새들이 거의 필사적으로 새로운 둥지를 만들고 있는 모양이었다. 경이로운 것은 거의 하루도 되지 않아 근사한 둥지를 만들어 내는 어미새의 뛰어난 건축실력이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잠깐 둥지를 확인해 보았더니 이제는 거의 완성된 새집이 버젓이 조명등 위에 멋지게 자리잡고 있었다.
내 집에는 온갖 종류의 새들이 그들의 집을 지어서 오손도손 즐겁게 생활하고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집주인인 우리가 농약이라든가 살충제를 전혀 쓰지 않고 자연농법과 정원관리를 하는 친자연적인 주거환경을 만들어서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을 그들도 잘 알고 있는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나 동물이나 식물이나 공해에 찌든 주거환경을 어느 누구가 좋아하겠는가?
여름이 지나가고, 또 가을이 되고 겨울이 되면 쓸쓸하게 남은 빈둥지들이 여러 나무들에게서 확연히 발견된다. 봄이면 또다시 그들이 돌아 오겠지 생각하면서, 나는 빈 둥지들의 속을 가만히 하나씩 들여다 본다.
최근에 어떤 유튜버가 중미 과테말라의 어느 조그만 외딴 어촌마을에서 대를 이어 새끼 바다거북이를 부화시켜서 바다로 내보내는 봉사활동을 소개한 것을 보았다. 부화한 새끼 바다거북이가 험한 바다에서 생존할 확률은 천분의 일이라고 한다. 이러한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기 위한 조그만 노력들은 언젠가 많은 결실을 맺어 인간에게 보다 바람직한 생태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며 아울러 자라나는 어린 세대에게도 매우 바람직한 교육적 본보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자연과 인간이 평화롭게 공존하면서 살아가는 아름다운 세상을 가끔은 마음 속에 혼자 그려보곤 한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 우리 모두는 각자의 능력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조그만 일들이라도 이제는 하나씩 실천해보는 의지와 구체적 행동이 있어야 하지 않을까 조심스레 생각해 본다.
2025. 5. 28.
崇善齋에서
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