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내 마음의 隨筆] 정관(靜觀)으로 맞이하는 새해

2026.01.01

[내 마음의 隨筆]


정관(靜觀)으로 맞이하는 새해



새해는 언제나 분주하다.


사람들은 달력을 넘기며 계획을 세우고결심을 말하며 빠르고  멀리 가야  이유를 찾는다그러나 새해의  문턱에서 나는 문득 조선의 르네상스 인물로 외교관이면서 문인이었던 (: 1539-1612) 말한 ‘정관(靜觀조용히 바라봄)’ 자연스레 떠올린다. ‘움직이지 않고 바라보는 ,’ ‘말보다 먼저 침묵으로 사유하는 태도’ 말이다.


정관은 결코 멈춤이 아니다.


오히려 성급한 판단과 요란한 감정에서  걸음 물러나 사물과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응시하는 지적인 자세다최립에게 있어 세상은 정복의 대상이 아니라깊이 바라볼수록 스스로 의미를 드러내는 존재였다그는 서두르지 않았고소리를 높이지도 않았다다만 어떠한 사물이나 현상을 주의깊게 조용히오래그리고 정확히 보았다.


새해를 맞는 지금우리에게 필요한 것도 어쩌면  많은 결심이 아니라  깊은 관찰일지 모른다.


지난해의 성공과 실패를 즉각 평가하기보다그것들이 어떤 맥락에서 일어났는지 차분히 바라보는 타인의 말과 세상의 소음에 그저 휩쓸리기보다 안에서 무엇이 흔들리고 무엇이 굳건했는지를 혼자서 조용히 살피는 일이다.


정관의 시선은 판단을 유예한다.


그래서 미워할 이유도조급해질 이유도 줄어든다대신 사물의  이해하게 되고, ‘사람의 사정 헤아리게 된다최립의 글에서 느껴지는 고요함은 감정의 부재가 아니라바로 사유의 밀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새해는 새로움보다 새로운 방식의 바라봄에서 시작된다.


빠르게 반응하는 대신 천천히 응시하고즉각 말하기보다    생각하며결과를 재촉하기보다 과정을 이해하려는 태도이것이 바로 정관의 미덕이다.


올해가 우리에게  바쁘고 복잡한 해가 되더라도하루의 어딘가에 정관의 시간  있기를 바란다  잔을 앞에 두고 창밖을 바라보는 순간일 수도 있고하루를 마감하며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는 짧은 침묵일 수도 있다 짧은 고요가 생각을 바로 세우고삶의 방향을 조정해  것이다.


최립은 우리에게 조용히 보여주었다.


깊이 보는 사람은 결코 쉽게 흔들리지 않으며조용히 사유하는 사람은 오래 간다는 것을.


 새해가 빨라지는 해가 아니라
 ‘
 깊어지는   되기를
정관의 눈으로 세상을 느긋하게 바라보면서  걸음  걸음 천천히 걸어가는 해가 되기를 조용히 축원한다.


2026. 1. 1. 

丙午年(병오년새해 아침을 맞으며


崇善齋에서


{솔티}


English translation: https://www.ktown1st.com/blog/VALover/348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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