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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사회

과유불급

2018.08.15



 

한반도가 광복을 맞이한지 73년이 되었다. 당시 사람들은 일본의 지배가 백 년은 갈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하니 일제강점 36년만에 도둑처럼 찾아온 해방에 얼마나 놀랐을까. 천지개벽도 이런 천지개벽이 있을수 있겠는가.

나는 학교에서 배운 그대로 단순하게 한반도 해방을 보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으나 차츰 제삼자적인 입장에서 이 사건을 바라보게 되었다. 당시 일본은 한반도를 강점한 이후에 만주까지 점령하고 나아가서 중국 본토를 건드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세계 열강들과의 마찰이 확대되면서 급기야 태평양전쟁을 일으키게 된다. 내가 일본인의 입장에 서서 본다면 그 당시에 일본은 열강들에게 어느 정도 인정을 받은 한반도와 만주 점령으로 만족하고 앞을 멀리 내다보고 은인자중 미래를 준비했어야 한다. 일본열도와 한반도와 만주를 합친 일본제국이 그 상태로 고착되었다면 아마 아시아에서 중국을 비롯한 어느 나라도 넘겨 볼 수 없는 강대국이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당시 일본의 지배계급은 눈에 보이는게 없이 스스로의 힘에 자만 몰입한 상태이었는데, 앞에 절벽이 기다리는 줄도 모르고 고속으로 달리는 일본이라는 열차를 누군가 과유불급 (過猶不及) 지나치면 미치치 못함만 못하다라고 말렸어야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한민족에게는 꿈에 그리던 해방의 결과를 가져 왔으나 일본의 입장에서는 후회가 막급일 것이다. 

그런데 지금 이와 비슷한 일들이 동아시아에서는 다시 일어나고 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중국의 발호인데, 지난 이십여년간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나라가 먹고 살만 하게 되었으면 지금은 은인자중하고 내실을 다져야 할 시기인데, 동북공정이니 중국몽이니 일대일로니 구단선이니 해 가면서 안하무인으로 밀어 붙이고 있으니 이 폭주하는 열차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운이 좋으면 한반도까지는 차지할지도 모르겠다. 이조말에 원세개가 경성에 주재하면서 조선왕의 머리 위에 올라 앉아서 총독정치를 했던 것처럼 한반도를 다시 조공국가로 편입할수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은 물론이거니와 남한의 현재 돌아가는 상황을 보아도 이것은 충분히 가능한 씨나리오이다. 그러나 중국의 운은 거기까지일 것이다. 과거 수십년간 대미무역에서 엄청나고도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무역흑자를 보면서도 양보할 생각은 전혀 없이 미국의 관세인상조치에 맞짱을 뜨고 있고, 남중국해에서는 애먼 암초를 콘크리트로 덮어서 군사기지화하고 지나가는 비행기들에게 중국영토를 침범하지 말라고 경고를 하는 오만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과는 달리 어떤 개인이나 소수 그룹의 호전적인 의지로 전쟁을 일으키지는 못하게 되어 있다. 그러나 명분이 만들어 지고 대다수의 국민이 수긍하게 된다면 어느 나라보다도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 과거 일이백 년사이에 가장 전쟁을 많이 치른 나라가 미국인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말할 것도 없지만 남한이 지금 돌아가는 형세를 보아도 과유불급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마치 철없는 아이가 아버지에게 투정부리면서 터무니없는 행동을 하는 것과 같다. 아무리 혈맹 혈맹 하지만 수염까지 잡아 뽑으려는 아이를 미국이 언제까지 오냐오냐 안아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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