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둘째 딸이 주고 간 빨간 봉투

2020.06.20

지난 토요일 날 일터에서 돌아오니 둘째 딸이 제 엄마와 나에게 빨간 봉투를 남겨두고 갔다. 2월5일에는 주중이라서 못오고 지난 주말에 왔나 보다. 작년에는 돈이 줄줄이 열린다는 돈나무에 빨간봉투를 주고갔었는데 올해는 황금 돼지에 담겨있는 행운의 밤부와 함께 빨간봉투를 주고 갔다. 


봉투안에는 20불짜리 10개가 똘똘 뭉쳐져 있었다. 일부러 여러장을 넣어서 두툼하게 보일려는 정성까지 보태어 졌다. 아마 올해에도 한국식으로 새해를 축복해주는 방법을 찾질 못해서 중국식 '훙바오'로 새해를 축복해 주려 했나 보다. 크리스마스와 새해를 겸사해서 이미 용돈을 두둑히 받았는데 또 한국의 새해 명절 이라고 황금돼지와 함께 돈과 행운이 줄줄이 열린다는 밤부를 같이 가져온걸 보면 필시 이번에도 제 친구에게 들은 게 있었을 것이라는 짐작이 된다. 사실 둘째 딸은 첫 월급을 탓을 때도 내복을 사 입으라며 제 엄마와 내게 봉투를 준적이 있다. 그때 하도 기특해서 물어 보았드니 “한국에선 첫 월급을 타면 부모님에게 빨간 내복을 사드린다”는 것을 자기 친구 그래이스에게 전해 들었다고 했다. 친구에게 전해들은 한국적 배움을 통해서 부모에게 때마다 정성을 다해주는 것이 참 기특하기도 하고 흐믓하기도 했다. 그때 받은 100불짜리는 아직도 지갑 깊숙한 곳에 고이 간직되고 있다. 어제 일요일에는 막내놈도 집에 잠깐 들려서 "Happy new year" 란 글씨와 함께 두둑한 금액의 Check 을 남겨두고 갔다.



우리 아이들 셋은 모두 미국에서 태어났다.
내가 아이들에게 가르친 유일 한 것은 한국 어른들을 보면 “안녕하세요” 하면서 무조건 고개 숙여 인사를 하라는 것 뿐이였다. 가끔 코리아타운 나들이를 할때면 지나치는 사람마다 세명이 동시에 고개가 땅에 닿을 정도로 인사를 하여서 인사를 받는 어른들은 박장대소를 했다.

아이들이 어릴때, 한국말은 할머니가 가르쳣고 한글은 제 엄마가 매주 토요일 한글학교에 데리고 가서 가르쳤다. 큰딸은 나보다도 한국말을 더 잘한다. 나는 자꾸 잊어 가지만 큰애는 자꾸 배우고 있다.
우리 둘째 딸은 30이 넘었는데 아직 미혼이다. 하긴 첫째딸도 아직 결혼을 안했고 설흔을 넘긴 막내놈도 미혼이다. 언제 한번 블로그에 사위와 며느리를 구하는 광고를 내어야겠다. 왠지 모르게 온갖 인연이 얽혀있는 블로그에서 며느리와 사위를 찾아보는 보는 것도 큰 의미가 있을것 같다. ㅎㅎ 

자식 자랑하는 사람을 팔불출이라고 한다. 팔불출이 되더라도 오늘은 자랑을 좀 했다.

참고로 우리나라에서 돈나무라 불려지는 종류와 미국 및 남미에서 불려지는 돈나무(Money tree)는 다른 종류이다. 미국에서는 파키라(Pachira)를 돈나무라고 부르고 있다. 파카라는 주로 멕시코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생장하는 관엽식물이다. 미국 사람들과 남미 사람들은 돈을 가져다 주는 돈나무라해서 아주 좋아하는 관엽식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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