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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좋은 꿈 꾸셨나요?

2019.12.11



         좋은 꿈 꾸셨나요?  

 

 필자의 고객 중 꿈에 대해 묻는 이들이 종종 있다. 대개의 사람들은 평소와 다른 꿈을 꾸었을 경우 그 꿈이 예시하는바가 무엇일까 궁금해 한다. 어떤 이들의 경우 꿈이 매우 잘 맞아서 앞날을 나름 정확히 예측하기도 한다. 사주팔자를 보면 남들에 비해 육감이나 예지력이 뛰어난 사주를 지닌 이들도 있다. <그 때 그 사람>이라는 노래로 유명한 심수봉씨도 아마 이런 부류의 사주팔자를 지니고 있는 듯하다. 1979年 10.26 사건 때 궁정동 현장에서 박정희대통령의 시해 장면을 눈앞에서 똑똑히 목격한 심수봉씨의 꿈은 세상에 널리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심씨가 궁정동 대통령 시해사건 자리에 초대받기 전날 밤 꾸었던 꿈인데 영부인 이였던 당시에는 돌아가신 고(故)육영수여사가 초라한 모습으로 꿈에 나타나 박정희 대통령에게 무엇인가를 간절히 전해 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그것이 무엇인지 기억이 안나 답답했었다고 시간이 지난 뒤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이야기했기 때문이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곳 미국에서도 꿈 이야기가 크게 화제가 된 일이 있었다. 미국의 16대 대통령 링컨이 저격당하기 전에 자신의 죽음을 목격한 꿈을 주위에 이야기했는데 후에 실제 저격사건이 일어나자 큰 화제가 된 일이다. 링컨은 대통령에 재선된 이듬해 1865년 4월 14일에 워싱턴의 포드극장에서 저격당해 다음날 사망했는바. 저격에 앞서 링컨은 꿈속에서 죽음과 같은 정적 속에 어디선가 수많은 사람들이 흐느낌을 들었다. 울음소리가 들리는 아래층으로 내려가니 주변의 가구나 장신구들이 눈에 익었다. 울음소리가 나는 방을 찾다가 이상한 장면을 목격한다. 방 중앙에 성조기가 덥힌 관이 놓여 있었고 사람들이 이 주위에 몰려 있었다. 링컨이 옆에 있는 이에게 '누가 죽었습니까?' 물었더니 대통령이 암살되었다는 거였다. 꿈에서 깬 링컨은 이 이상스런 꿈을 주위 사람들에게 이야기했다. 이런 불길한 꿈을 꾼 뒤 10여일 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극장에 갔다가 저격을 당한다. 이렇게 꿈이 예고를 했는데도 굳이 링컨이 극장에 간 이유는 저격당하는 것도 다 그 이의 팔자였기 때문일 것이다. 


 링컨 같이 암살당한 미국의 대통령이 또 있으니 바로, 링컨이 대통령에 당선(1860)된 뒤 꼭 백년 뒤인 1960년에 당선된 존.F.케네디 대통령이다. 둘은 희한하게도 여러 가지 동일한 조건이 일치하는데 링컨과 케네디 둘 다 흑인인권에 관심이 많은 대통령 이였고 둘 다 부인을 동반한 채 금요일에 암살 당했다. 링컨은 <포드>극장에서 케네디는 <포드>자동차가 만든 <링컨 컨버터블>을 타고 가던 중이였다. 두 사람의 권력은 둘 다 모두 남부출신 민주당 상원의원을 역임한 동일 이름의 <존슨>이라는 부통령에게 승계됐다. 이 두 명의 존슨 중 한명은 1808년 또 한명은 1908년에 태어났다. 더 기가 막힌 사실은 링컨의 개인비서는 <존>이였고 존.F.케네디의 비서는 <링컨>이였다. 암살범들은 모두 남부출신이고 둘 다 재판 전에 그들 또한 암살됐다. 링컨 암살범 <부스>는 극장에서 링컨을 저격하고 창고로 도주했고 케네디 암살범 <오스왈드>는 창고에서 저격하고 극장으로 도망쳤다. 부스는 1839년에 오스왈드는 1939년 태어났다. 우연치고는 너무도 기가 막힌 우연이라 할 수 있다. 


 미래를 예지하는 예지몽 중에 가장 중요한 꿈이 <태몽>이다. 태몽은 태어날 아기의 됨됨이는 물론 그 이의 전 인생을 함축하고 있기에 그렇다. 포은 정몽주는 고려말엽 1337년 경북 영천에서 태어났다. 어머니가 꿈에 청초한 난 한포기를 보고 그를 낳았기에 아명이 몽란(夢蘭)이였다. 정몽주가 일생동안 태몽 그대로 난초같이 정절을 지키며 살다간 것은 누구나 아는 바이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아명은 승룡(承龍)이였는데 어머니가 뒤뜰에서 용이 승천하는 꿈을 꾸고 난 뒤 낳았다하여 이런 아명을 지었다 한다. 용이 승천하는 꿈대로 일국의 용상에 앉았으니 맞는 태몽 이였다 볼 수 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꿈들을 꾸며 산다. 사람이 하룻밤에 꿈을 꾸는 시간은 1백분 가량으로 알려져 있다. 기억하고 못하고는 그 당일 컨디션에 따라 다르며 기억한다 해도 전체 꾼 꿈의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느 나라 사람도 꿈 이야기를 많이 한다.


 옛날에 주택복권 발행 25주년을 맞이하여 주택은행이 그동안 1등으로 당첨된 사람들을 조사했더니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31%가 전날 밤 꿈이 좋아서 복권을 산 것으로 응답했다. 필자 주위의 지인들도 필자에게 꿈 이야기를 하며 해몽을 부탁한 뒤 '행운을 부르는 좋은 꿈'이라는 해몽을 들으면 "그럼 로또를 한번 사볼까요?" 또는 "카지노에 가서 한번 열심히 땡겨 볼까요?"라고 묻곤 하는데 이에 대한 필자의 답은 "알아서 해보세요! 지 팔자 지가 알아서 해야지 내가 책임은 못 집니다!"이다.


 옛날 옛적 원시인들은 꿈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했다.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은 별의 영향으로 꿈을 꾸게 된다고 믿고 중대한 결정을 꿈에 의존하곤 했다는 기록이 있다. 희랍인은 꿈이 질병의 치료적기능이 있다고 보았으며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은 꿈을 <신의경고>로 받아 들였다. 아리스토텔레스와 히포크라테스는 '낮 동안 체험이나 약한 신체자극의 강화 작용'이라는 비교적 발전된 사실에 근접하는 해석을 했다. 심리치료 기법으로 꿈의 분석을 시도한 이가 프로이트이다. 그는 꿈을 성(性)과 밀접한 관계로 보았고 그의 제자인 칼.융은 꿈을 보상(보충)적 기능으로 보았다. 


 아무튼 누구나 꾸는 꿈을 해몽하는 기본원칙은 '길한 것은 길하고 흉한 것은 흉하게 본다.'는 원칙에서 출발한다. 해돋이 꿈은 길하고 해가 지는 꿈은 흉하다. 날씨가 청명하면 길하고 흐리면 흉하다. 꿈속에서 샘물이나 하천 등 물이 깨끗하면 재물 꿈으로 보고 더러우면 질병이나 나쁜 소식으로 본다는 식이다. 하지만 역몽(逆夢)이라 해서 극단적인 흉몽은 길몽으로 보기도 한다. 그래서 '꿈은 반대래!'라고 하며 흉몽을 꾼 사람을 위로하기도 한다. 이래서 '꿈보다 해몽'이라는 말이 생긴 듯하다. 

 

 꿈 이야기를 하다 보니 10여 년 전 저질렀던 끔찍한 실수가 생각난다. 오랜만에 반가운 이와 옛이야기를 하며 평소와 다르게 맘껏 대취하도록 마신 뒤 꿈속에서 시원하게 소변을 기분 좋게 보았는데 꿈속인데도 뭔가 찜찜했다. 퍼뜩 정신이 들어 보니 농문을 열고 실례 중이였다. "아-이고 이런 실수를 하다니 개망신이다!"라고 한탄하며 스스로 경악했다.

 '술 먹으면 개가 된다.'라는 말이 있는데 일생일대의 최대 실수를 저질렀으니 지금 생각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점잖은 체면에 이 글 괜히 썼나보다. 험! 험! 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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