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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쎈팔자 나쁜건강

2020.01.24

 


              쎈팔자 나쁜건강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긴 팔자대로 산다. 필자가 십수년 상담을 하면서 새삼 느끼는 점은 ‘팔자는 속이지 못한다’는 것이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 생긴 대로 산다’는 말은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태어날 때부터 지니고 태어난 지 팔자생긴 그대로 산다’는 말과 같다 할 수 있다. 자기 생긴 대로 살아온 한 여인의 팔자를 살펴보자. 


 예전에 필자가 실관한 이 여자분은 庚子年 戊子月 丁亥日 戊申時에 태어났다. 60년생이니 지금쯤은 60을 바라보는 나이이다. 처음 필자를 찾았을 때 소녀처럼 긴 생머리를 치렁치렁하게 늘여 트리고 위아래 화사한 꽃무늬 원피스를 나이에 맞지 않게 입은 것이 생소하게 느껴졌었다. 달걀형 얼굴에 눈, 코, 입이 뚜렷하고 가는 입술에 큰 입이 무척이나 섹시해 보이는 모습이었으나 어딘지 모르게 천박한 느낌도 주고 있었다. 몸매는 큰 키에 하늘하늘한 아주 날씬한 체형이었다. 사주팔자를 보러왔다고 하며 말하는 생년월일시에 따라 필자가 사주기둥을 세우는 그 길지 않은 시간 동안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필자의 방 이곳저곳에 꽉 차있는 책이며, 그림 등을 이리저리 돌아보느라 눈길이 바쁘다. 눈빛은 젖은 듯 촉촉하고 지나치게 안광이 밝다. 


 관상학적으로 눈빛이 지나치게 반짝이거나 입이 크면 마음이 음란하고 욕심이 많다했으며, 기거동작에 있어 안정치 못하고 고개를 좌우로 지나치게 많이 두리번거리거나 이유 없이 손과 머리나 발을 흔드는 이 역시 의심이 많고 음욕이 강하며, 신뢰가 없는 사람이라 했는데 이분이 이에 해당된다 할 수 있었다. 필자의 경우 명리학에 따른 그이의 사주팔자로 그이의 운명을 판단하는게 주판단법이고 병행하여 관상으로 사주팔자를 보충하는 형식을 취하기에 관상학적인 판단을 먼저해보았지만 사주팔자 역시 이 관상에 크게 어긋나지 않았다. 자신을 나타내는 태어난 날인 일간이 丁火인데 사방에 물이 깔려있다. 년지 子水, 월령 子水에 일지가 亥水이고, 시지인 申金 역시 申子合(신자합)化하여 水로 바뀌니 온통 물바다 사주가 되었고, 일간 丁火는 어둠속 망망대해에 켜져있는 외로운 등대불빛 같다. 


 이분에게 물은 관이여서 남편을 의미하는바 사방에 온통 관살(물)이 혼잡하니 사방 천지에 남자가 깔려있어 일부종사하기는 애초에 어려운 남자 복 없는 팔자이다. 이에 더불어 사주가 귀한 모습은 없고 천하고 탁한 모습이니 전형적인 창기의 명이라 사료된다. 필자가 보기에 이분의 얼굴빛이 좋지 못해 자세히 사주팔자를 들여다보니 천성적으로 간을 약하게 타고났고 강한 水에 火가 꺼지니 시력과 심장이 나빠질 수밖에 없는 체질을 사주팔자 상 타고났다. 특히나 먼저 언급한 간이 문제인데 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렇다. 오행상 木은 간에 해당되는바 丁亥日에 태어난 日柱(일주)인데 일지 亥의 지장간을 보면 甲木이 있는데 겨울나무에 수의 기운이 많아 부목(浮木)이 되었다. 즉 뿌리가 깊지 못하고 물에 의해 떠있는 꼴이다. 여기다 더하여 이분의 운로가 金水운에 해당되니 필시 간에 이상이 생겨 큰 고생을 겪거나 자칫하면 잘못될 수도 있어 불안한 시기였다. 헌데 지지인 亥水는 밤이요, 희미한 불빛아래 丁火(정화) 즉 촛불이 켜져있는 모습이니, 밤이면 밤마다 희미한 불빛 속에서 웃음을 파는 팔자여서 술을 마다할 수 없는 환경일 것 같다. 


 사주를 주의 깊게 들여다 보고난 뒤 필자 왈 “사주팔자 속에 관살이 혼잡하니 일부종사하기는 어려운 사주이고, 부모형제 덕도 없으니 남편에게도 부모형제에게도 기댈 수 없는 팔자에다 사주 속 자식과의 연도 약하니 어디하나 의지가지없는 팔자여서 무척이나 외로운 팔자입니다. 어차피 자기 자신에게 스스로 의지해서 살아가야 할 팔자인데 몸이라도 건강해야죠! 특히 올해부터 5년 사이의 운이 특별히 나쁜 忌神(기신)운이어서 이때 건강을 특히 조심하지 않으면 큰일날것 같습니다.” 라는 말로 상담을 시작하였다. 필자의 말에 이 여자분 냉소적인 표정으로 실쭉 웃더니 “아~ 재수없어! 이년 팔자는 왜 이모양이래요?” 라고 하며 시니컬하게 말한다. 필자에게 인상을 쓰며 신경질 부릴 일이 아닌데 팔자 생긴대로 무척이나 예민하고 괴팍한 성격이다. 


 이분은 대전이 고향인 분이다. 대전 인근 마을에서 농사를 짓던 가난한 농부의 셋째 딸로 태어나 공부를 제대로 할 기회가 없어 중학교 중퇴로 학업은 끝나고 만다. 어려서부터 이 공장 저 공장을 전전하다 선배언니의 나쁜 꼬임에 빠져 유흥가 생활이 시작된다. 처음에는 다방에서 차를 나르다가 당연하듯이 술집에까지 나가게 되었고 화류계에 깊이 빠져들게 되었다. 집안 형편이 어렵고 환경이 좋지 않다고 모든 이가 나쁜 길로 들어서는 것은 아니지만 이분은 팔자에 이끌리듯이 거친 인생풍파를 겪게된다. 이런 풍파 속에서 결혼도 여러번하게 되었고, 팔자에 나온대로 제대로 된 인연을 만나지 못해 여러번의 실패를 겪게된다. 이분이 LA에 오게된 것은 좀 별난 이유가 있었다. 자신을 친언니처럼 따르며 살갑게 굴던 같은 계통에서 일하던 ‘아는 동생’이 급하게 쓸 일이 있다며 한달만 쓰고 높은 이자쳐서 갚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을 해놓고는 일언반구 없이 어느 날 사라져 버렸다. 


 돈도 적은 돈이 아니어서 돈도 돈이지만 인간적으로 너무 괴씸해서 펄펄 뛰었는데 어느 날 같은 계통에 있던 ‘아는 언니’가 LA에서 그 ‘아는 동생’을 봤다고 국제전화가 온 것이다. 잡아서 아주 머리털을 다 뽑아놓고 요절을 내려고 씩씩거리고 왔는데 와서 보니 그 꼬라지가 너무 불쌍하고 한심해 어쩌지 못하고 우물쭈물하다 그 ‘아는 동생’이 일하는 업소의 마담으로 일을 하게 되어 LA에 머물게 된 것이다. 그런데 돈도 생각처럼 모이지 않고 몸도 유난히 올해 들어 안좋아 우울해 하던 차에 ‘아는 동생’이 소개를 해서 필자를 찾게 되었다고 한다. 유난히도 이분 주변에는 ‘아는 동생’ ‘아는 언니’ ‘아는 친구’가 많은듯했다. 아무튼 다른 것은 몰라도 건강만큼은 꼭 챙기라고 당부하며 “팔자가 쎄면 믿을 건 자기 몸뚱아리 하나뿐입니다. 돌봐줄 사람도 없는데 건강이라도 해야지요.” 라고하며 당부하는 필자의 말에 유난히 빛나는 눈동자를 깜빡이며 허공을 쳐다본다. 아무쪼록 무난히 그 나쁜 시기를 지나치셨기를 기원해본다.


                    자료제공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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