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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확실히 노름을 끊은 P氏

2020.04.29


                  확실히 노름을 끊은 P氏  


 노름쟁이 P氏가 결국 노름을 끊게 되었다. 수 십 년 동안 자신과 주변 형제자매, 지인들까지 괴롭혀온 그 지긋지긋했던 문제가 일시에 해결이 된 것이다. P氏와 필자가 인연이 닿은것은 십 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가끔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고 가던 그는 꽤나 총명한 사람이었고 인간의 본성도 선하여 노름문제만 아니었다면 벌써 성공하고도 남을 사람이었다. 한국에서 명문대를 졸업하고 군대까지 마친 뒤 미국에 먼저와 있던 부모형제를 따라 이민 온지가 30년 가까이 된다. 사람이 유쾌하고 명랑한데다 재치마저 있어 P氏의 주변에는 항시 많은 이들이 따랐다. 한마디로 인기있는 사람이었다. 처음이민 와서는 작은 회사에 취직하여 성실하게 근무하였고 이때 얌전한 아가씨를 동료소개로 만나 결혼한 뒤 아들 둘에 딸 하나를 낳고 재미나게 살았다.


 P氏에게는 허랑방탕한 매형 G씨가 있었다. 이 G씨가 사단이 되었다. P씨와 G씨는 처남매부간의 사이가 무척이나 좋았고 유쾌한 P씨와 호탕한 매형 G씨는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 사업을 한답시고 한국과 남미 여러 곳을 유랑하며 사업을 핑계로 사람들에게 투자를 유혹하여 돈을 가로채 튀는 것이 G씨의 주요사업 내용이었고 이렇게 생긴 공돈(?)으로 호탕하게 카지노에서 노름으로 탕진하는 것이 G씨의 생활패턴이었는데 G가 매형이랍시고 P를 사업(?)에 끌어들인 것이 불행의 시초였다. 매형 G를 따라 카지노에 출입하게 되었고 머리가 총명하다보니 카드게임의 원리도 금방 깨쳐서 처음에는 돈도 따고 하면서 꽤나 재미를 느꼈고 이런 훌륭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알려준 매형 G씨에게 큰 고마움을 느꼈다한다. 죽도록 열심히 한달 직장에서 일해봐야 쥐는 돈은 뻔한데 이정도 돈쯤은 카지노에서 게임만 요령껏 잘하면 하루저녁에도 벌 수 있으니 이런 아름다운(?) 세상이 어디 있나 싶었다. 노름에 처음 발을 들여놓고 돈을 따게 되는 ‘죽음의 꿀물’을 먹게 된 것이다. 이른바 쥐약을 먹게 된 것이다. 


이후 P씨의 노름 행각은 본격화 된다. 허나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처음의 노름끗발을 떨어지고 계속 돈을 잃게 된다. 그동안 직장생활하며 모아놓았던 돈이 다 떨어지자 우선 돈을 구하기 쉬운 부모님과 형제들에게 이런저런 핑계를 대고 돈을 꾸기 시작한다. 이때까지는 가족들도 P씨가 노름에 빠져있는 사실을 알지 못하기에 그동안의 성실한 이미지만 믿고 돈을 꿔주기 시작했다. 부모형제에게서 돈을 꾸는 것이 한계에 다다르자 이제는 처갓집 쪽으로 눈길을 돌린다. 장인, 장모, 처형, 처제, 매부 가리지 않고 싹쓸이한다. 이곳에서도 자금조달(?)에 한계가 오자 그동안 사귀었던 친구나 동창들에게 범위를 넓혀나가고 심지어 잠깐 다니고 있던 교회 교인들과 목사님에게까지 거짓말을 해서 돈을 빌린다. 물론 부모형제, 처갓집식구 지인 등 어느 누구에게도 돈은 갚지 않는다. 아니 갚을 수가 없었다. 이쯤되자 소문이 퍼지기 시작한다. “P가 지독한 노름꾼이니 절대 믿어서는 안된다”는 사실이 퍼졌고 P씨는 점점 고립되어갔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자신을 믿지 않는다. 


새사람이 되겠다고 눈물, 콧물 흘리며 하는 연기에 수 십 번을 속은 아내도 이제는 남편을 믿지 않는다. 미치는 것에는 정도가 없다. 즉 한계(리밋)이 없는 것이다. 딸아이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열심히 모아둔 돼지 저금통에까지 손을 댄다. 제법 묵직해진 돼지저금통을 흔들면서 “저금통이 꽉 차면 아빠 운동화 사줄께 아빠 기다려!” 라고 하며 즐거워하던 딸의 저금통이다. 어린 눈에도 노름에 미쳐 다 헤어진 운동화 짝을 끌고 다니는 아빠가 안쓰러웠나보다. 이 저금통의 배를 쫙 찢어서 나온 돈으로 노름장으로 뛰어갈 정도로 P씨는 구제불능이 되어갔다. 미국에서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지자 사기꾼인 매형 G씨에게 배운 노하우를 살려 한국에까지 나가 대학 동창들과 지인들에게 미국에 좋은 사업이 있다고 하며 재미사업가 행세로 투자를 권유하였다. 투자만하면 일년 내에 두 세배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속여서 P씨를 옛날의 성실했던 P씨로만 알고 있던 지인, 동창들을 속여 그 돈으로 워커힐카지노에서 부자 행세를 하며 노름으로 탕진하고 미국에 돌아오자마자 라스베가스에 가서 마저 탕진해버리는 것을 반복했다. 하다하다 못해 타고 다니던 자동차마저 불법사채꾼들에게 저당 잡혀 그 돈마저 날리고 부인이 돈을 조금이라도 저축해놓은 기미가 있으면 온 집을 다 뒤집어 돈을 훔쳐갔다. 


노름에 미친 남편덕분에 부인마저 파산했기에 은행구좌하나 개설할 수 있는 처지가 못돼 집에 돈을 숨겨놓는 수밖에 없었는데 이것마저 P씨의 사냥감이 되었다. 필자를 찾아와 상담시마다 언제 자기가 크게 한방 터트릴 수 있을지? 를 묻곤 하는 한심한 작태를 계속했다. 필자 왈 “노름을 안하는게 P 씨에게는 크게 횡재하는 일이니 크게 한방을 바라지 말고 지금 즉시 노름을 끊으라!” 고 수도 없이 간곡히 충고했건만 그의 행태는 달라지지 않았다. 하다하다 안되니까 이런 쇼도 벌렸다한다. 지인들을 모이게 해서 그 자리에서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정말 제가 죽일 놈 입니다. 이제 정말 죽어도 노름을 하지 않겠습니다. 제가 또 노름을 한다면 제 이름을 개새끼라고 불러주십시오. 그렇게 부르시면 제가 반드시 멍멍멍! 하고 대답하겠습니다. 맹세합니다. 새사람이 되겠습니다!” 라고 하며 맹세를 했고 감동한 몇 명은 같이 눈물까지 흘리며 그의 새 출발을 축하해 주기도 했건만 이를 기회로 새 출발에 필요하다며 또 돈을 빌려 노름으로 탕진하기까지 했다. 이러던 그가 어느 날 갑자기 노름을 끊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목을 멘 것이다. 이젠 확실히 노름을 끊은 셈이다. 노름하지말자. 노름의 끝은 죽음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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