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름끼치도록 악한자의 최후
서울 장안의 창동이라는 곳에 김이석 이라는 자가 산 일이 있다. 명리학과 주역을 공부하여 제법 문리가 터져 미래의 날에 대해 짚는 것이 꽤 용하다고 소문이 나서 늘 손님이 붐볐다. 한번 상담을 받으려면 한 달 보름 전에 미리 예약을 해 놓아야 겨우 잠깐 얼굴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이자는 원래 사기협잡에 능한 자로서 사기협잡질로 교도소에서 7년형을 살 때 기이하게도 어떤 도사를 만나 역학을 습득하게 된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였다. 득도한 도사가 어떤 연유로 감옥살이를 그것도 장기수로 복역했는지 알 수 없으나 아무튼 그이를 통해 김이석은 역학을 접할 수 있었다.
역학의 근본 목적이 ‘자신의 그릇 크기를 알아 욕심내지 않고 자신을 닦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김이석은 그 핵심은 잊은 채 사술의 습득에만 열중했다. 김이석을 제자로 받아들여 가르친 도사라는 이도 한심한 것이, 도사라면 사람 보는 안목이 있을 터인데 어찌된 영문인지 영혼이 혼탁한 자를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 같다. 아무튼 김이석은 자신의 본분을 잃고 돈을 긁어 모으는 것에 여념이 없었다. 돈이 모이면 모일수록 탐욕은 더욱 커져갔고 점점 더 돈이라면 못하는 짓이 없게 되었다. 그 수법은 이러했다.
첫째, 멀쩡한 사람을 몇날 며칠 몇 시에 죽는다고 협박하여 그것을 막으려면 자신이 알려주는 비방에 따라야 하며 그 비방을 알려면 거액의 돈을 자기에게 가져와야 한다고 그렇지 않을 경우 꼼짝없이 죽게 된다고 겁을 주었다. 자신의 예전에 있었던 이러저러한 일을 기가 막히게 맞추면서 이런 말을 하니 그 공포가 더욱 더 컸을 것이다. 자신이 또는 남편이나 아내가 또는 부모나 자식이 언제언제 죽는다는데 이성을 잃지 않을 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더구나 자신에 대해 기가 막히게 맞추는 선생님(?)의 말씀이니 더욱 더 안 믿을 수가 없고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여기저기서 돈을 끌어 모으고 빚을 내서라도 악운을 피해 가려고 발버둥 치게 되는 것이다. 돈의 단위도 몇 십 몇 백이 아니라 몇 천 몇 억에 이르렀으니 그 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둘째, 아기가 생기지 않아 고민하는 부녀자에게 아기가 생기는 특별비법을 알려주겠다고 속이고 강제로 욕을 보여 임신을 시킨 뒤 아기를 생기게 해 주었으니 보답을 하라며 협박했다. 집안 식구들을 찾아가서 아기 만들어 준 값을 요구 하겠다고 나서니 집안이 파탄 날 것을 두려워 하여 결국에는 남편 모르게 거액을 갖다 바치고 나중에 갑자기 목돈이 빠져 나가거나 큰 빚은 진것이 남편에게 알려져 파탄이 난 가정도 여럿이였다. 그렇지 않더라도 원수놈의 씨앗을 자식이라고 키우는 부녀의 심정은 어떠하였겠는가? 만행 중에 이런 만행도 없을 것이다.
셋째, 자신이 미리 어떤 지역에 땅을 사 놓았다가 그것을 쪼개서 파는 수법 이였는데 어느 어느 곳에 투자하면 거액을 벌 수 있다고 속여 자신이 미리 타인 명의로 사 놓은 땅을 수 십 수 백 배의 가격에 되팔았다. 이 외에도 수도 없이 많은 사술로써 큰돈을 벌었다. 소름 끼치도록 더러운 만행을 통해 거부가 된 김이석이 과연 벌을 받지 않고 그 부를 지켰을까? 천만의 말씀! 철저하도록 그 벌을 받게된다.
강남에만도 빌딩을 십 여채 사들이고 지방 여기저기 땅도 수 만평 사들였다. 집도 120평에 이르는 초호화 빌라에서 욕조는 정말 말 그대로 황금욕조 즉 금으로 도금한 욕조요, 한 병에 수 백 만원하는 고급 양주, 하나에 수 천 만원 수억에 이르는 도자기장식, 바닥에는 호랑이 대가리가 달린 호피를 깔고 살았다. 이런 호화 주택 속에서 사는 김이석의 마누라는 날이면 날마다 호스트바를 찾아다니며 젊고 잘생긴 젊은이 들과 밤새 몸부림을 치며 돈을 갖다 바쳤다. 아들놈은 외제차를 몰고 다니며 기집애들 꽁무니를 따라다니는 것이 일과 였는데 툭하면 사고를 쳐서 여자애들 여럿 낙태 수술시키고 돈 물어주고 무마하기 일쑤였는데 여자애하고 호텔에서 나오다가 옆방에서 나오는 어머니와 중학교 동창인 친구 녀석을 만나기도 했는데 서로 모른 채 할 수밖에 없었다 한다. 아마도 중학교 동창 녀석이 반반한 외모를 앞세워 호스트 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나 보다. 김이석의 딸년은 영어 회화 배운다고 미군들과 어울려 다니더니 스미스 라는 흑인 병사와 바람이 나서 새까만 애기 하나를 낳아 김이석에게 팔자에 없는 흑인 손자를 안겨 주었는데 그러고는 이번에는 얼굴이 하얀 백인 손자를 안겨 주었다. 정말 글로벌한 식구 구성이 된 것이다. 집안 구석은 이모양이 었지만 워낙 가진게 많으니 그럭저럭 버텨 갔는데 김이석 자신이 방탕한 생활에 몸이 망가져 버렸다.
당뇨병이 심해져서 한쪽 발을 절단해야 하는 지경이 었는데 폐에 암까지 생겨 고생하던 중 김이석의 악행에 피해를 보았던 여러 명이 의기투합 하여 용기를 내서 검찰에 김이석을 고발하였다. 처음에는 거액을 들여 산 변호사들 덕에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았으나 재판을 거듭 할수록 그 죄악이 점 점 드러나 법정 구속이 되어 버렸다. 그의 구속 사실이 주위에 알려지자 수없이 많은 피해자들이 고소를 하거나 탄원서, 진정서 등을 내어 쌓인 죄과가 산더미 같이 많아졌다. 결국 김이석은 장기수가 되어 감옥에 갇혔고, 김이석의 마누라는 김이석의 재산을 전부 가로채서 젊은 놈과 줄행랑을 쳤고, 김이석은 서대문 교도소 독방에서 들여다보는 사람 하나도 없이 죽고 말았다. ‘易을 배운 자가 易을 惡用(악용)하면 神의 노여움을 사서 천벌을 받는다’ 는 역학계의 참언이 새삼스럽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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