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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患得患失(환득환실) -걱정도 팔자-

2020.08.09




          患得患失(환득환실)  -걱정도 팔자- 



 患得患失(환득환실)이란 말은 ‘얻기 전에는 얻지 못함을 걱정하고, 얻은 후에는 얻은 것을 잃을까봐 걱정한다’는 말이다. 즉 ‘이래도 탈 저래도 탈’ 또는 ‘걱정도 팔자’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말이다. 얼바인에 사시는 공여사님이 꼭 이짝이다. 10여년전부터 필자와 인연이 있던 분인데 몇 년에 한 번씩 잊을만하면 가끔 찾아와 기억을 유지시킨다. 이분은 항시 걱정이 많은 분이다. 성격이 지나치게 예민하다고나할까 부정적이라할까 아무튼 매사에 걱정이 많은 분이시다. 이분은 얼바인에서 일식당을 운영하고 계신데 10여년전 처음 음식점 개업문제 상담차 필자와 인연이 닿았다. 


처음 가게 터를 얻을 때부터 말이 많았다. 여러 군데의 터를 보고난 뒤 최종적으로 한군데로 마음을 굳힌 뒤 필자에게 그 터의 길흉(吉凶)을 물어왔었다. 필자가 당시 그 터의 기운을 읽어보니 ‘선고후길’의 터로 나왔다. 先苦後吉(선고후길) 말 그대로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으나 나중에는 좋을 수 있는 터’여서 비교적 吉地(길지)라 할 수 있는 터였다. 필자 왈 “처음에는 다소 어려움이 있겠으나 결국에는 이를 극복하고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는 터라고 보여 집니다. 이런 터에서 사업을 시작하실 때에는 너무 급한 마음으로 조급해 하지 마시고 느긋한 마음으로 노력하셔야 합니다. 물론 초기 여유자금을 충분히 준비해서 들어가야 하는 터입니다. 


너무 빡빡한 여유자금으로 시작하기에는 맞지 않는 장소입니다. 결과가 서서히 나타나는 터라고 보기에 이런 말씀을 드립니다”라고 하니 안달복달형인 공여사님 팔짝뛰며 따다다다 속사포처럼 질문을 쏟아놓는다. “처음에 고생한다고 했는데 어느 정도 고생하는 건가요? 고생은 무슨 종류의 고생일까요? 그 고생의 기간이 어느 정도일까요? 여유자금은 얼마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여유자금이 충분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따다다다다....” 과장하지 않고 근 십여분간을 끊임없이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연결해서 질문을 쏟아낸다. 듣고 있는 필자도 숨이 찼다. 어떻게 저토록 숨도 제대로 쉬지 않고 빠른 속도로 말을 쏟아 낼 수 있을까? 저러다 숨이 넘어가지는 않을까? 하는 쓸데없는 걱정이 다 될 정도였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참으로 수없이 많은 다양한 종류의 개성을 가진 분들을 만나온 터여서 웬만큼 특이한분은 눈여겨보지도 않을 정도로 그 다양성에 무디어져왔지만 이런 분은 정말 처음이었다. 필자가 급히 “잠깐만요! 숨 좀 쉬시면서 천천히 질문을 하세요. 그러시다가 숨넘어가겠습니다. 그리고 제가 대답할 시간을 주셔야 제가 충고를 해 드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상담시간이 제한되어있어 계속 그렇게 혼자서 말씀만 하시다보면 제 답변은 하나도 듣지 못하고 상담시간이 끝나버립니다.” 라는 말로 이분을 진정시키고 말을 끊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저런 곡절 끝에 가게 문을 열었고 공여사님의 안달복달은 계속되었다. “선고후길이라하셨는데 후길이 언제 시작되는 건가요? 혹시 선생님이 잘못 보신 것은 아니신가요? 왜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데도 후길이 오지 않을까요. 따다다다다다....” 가게 시작하고 겨우 일주일 후부터 시작된 이 질문은 다행히도 가게운의 물꼬가 터진 가게 오픈 후 6개월이 될 때까지 계속되었다. 무척이나 시달렸다. 죄송한 이야기이지만 ‘진짜 피곤한 손님’이였다. 6개월 이후부터는 말 그대로 대박이 터졌다. 그 넓은 가게에 손님이 꽉 차고 밖에서 대기번호표 받고 한참을 기다려야할 정도였다. 손님의 비율은 백인손님이 80% 정도이고 나머지 20%가 한인 또는 타인종 비율이었는바 당시 흔치않던 'all you can eat'전략이 대박을 터트린 것이다.


 이렇게 가게가 대박이 터진 이후 그렇다면 필자가 공여사님의 시달림에서 벗어났는가? 하면 절대 아니다. “선생님 말씀대로 후길이 온 것 같은데 이 후길의 기간이 언제까지일까요? 갑자기 손님이 끊어지는 것은 아닐까요? 지금 손님이 많아진것이 혹시 후길이여서가 아니라 일시적인 현상이지는 않을까요? 왜 백인손님만 많이 올까요? 백인손님들은 음식이나 써비스가 맘에 안들면 아무 말도 없이 발길을 뚝 끊는다했는데 우리가게는 백인 손님들이 대부분이니 혹시라도 갑자기 손님이 딱 끊기지는 않을까요? ♬따다다다 따다다다 따다따따다♫~” 공여사님하고 한번 상담을 하고나면 필자의 머리가 띵하게 울리는것 같고 어지러우며 다리 힘이 다 풀려서 기진맥진하게 된다. 그래서 몇날 며칠을 고민하고 망설이다가 공여사님께 어렵게 말을 꺼냈다. 


“가게 장사가 안되면 안돼서 탈이고, 잘되면 잘돼서 탈이니 정말 걱정도 팔자이신것 같습니다. 제가 웬만해서는 이런 말씀 드리지 않는 사람인데 저를 도와주시는 셈치고 이제 저를 그만 좀 찾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도 이제 좀 살아야 될 것 같습니다. 여사님하고 한번 상담을 하고나면 머리가 어지럽고 기가 다 빠져나가 아마도 제가 제 명에 못 죽을것 같아서입니다. 노여워 마시고 저를 도와주시는 셈치고 그리해주십시오” 라고 간곡히 부탁하니 아니나 다를까 그 따다다다가 즉시 발사된다. “아니 뭐 이런 데가 다 있어? 손님을 오지 말라니? 아주 배가 불러 터지게 생긴 모양이구만! 따다다다다” 오죽했으면 손님을 오지 말라고 하겠는가?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다보니 필자로서는 감당키 어려운 스트레스를 주는 이들도 많이 만나게 된다. 오죽했으면 수없이 많은 이를 상담해야했던 유명 선생님들은 거의가 단명했겠는가? 별난 손님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받는것 외에도 상담자는 항상 손님 중 나쁜 기를 지닌 이들로부터 나쁜 기가 전이되는 현상을 겪을 수밖에 없기에 나타나는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하지만 혹시 공여사님이 이글을 읽으시거나 읽으신분에게 이글의 내용을 전달받는다면 그 뒤에 일어날 사태가 심히 걱정됨은 어찌할 수 없다. 아무튼 죄송합니다. 공여사님!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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