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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不敬罪(불경죄)

2020.08.11


 


                   不敬罪(불경죄)  


 400여명이 넘는 사형수를 교화하여 ‘사형수의 대부’로 널리 알려진 삼중스님은 기이한 사연을 지닌 분이다. 서대문 구치소 담벼락 뒤편에 있는 집에서 태어나 첫 돌날 아버지를 잃고 나중에 사랑하는 새남자를 시중들기 위해 여교도관이 된 어머니가 세 명의 의붓아버지를 삼중스님에게 모시게 하는 등 구구절절 사연이 많은 분이다. 첫 돌날 아버지상을 당하게 된 사연은 이렇다. 삼중스님의 첫 돌날 아버지는 스물 두 살 이었다. 조혼풍습에 따라 일찍 결혼하여 자식을 두었지만 아직 철없는 젊은이였다. 아들의 첫 돌날 스님의 아버지는 친구들과 집근처에 있는 계곡유원지에서 떠들썩하게 잔치를 벌렸다한다. 


당시에는 교통수단이 발달되지 않아 멀리까지 유람하기는 어려운 시대였고, 인근의 사찰 계곡이 좋은 유원지 역할을 했다. 그날따라 계곡에 놀러 나온 이들이 너무 많아 놀기가 번잡해지자 보다 넓은 장소를 고르다가 그만 사찰경내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경건해야 될 사찰 경내에서 여흥을 즐기던 이들은 급기야 닭을 잡고 개까지 잡아 취해 노래를 불러 재꼈다. 소란에 놀라 뛰어온 주지스님은 이런 되먹지 못한 불경죄를 짓는 젊은이들을 꾸짖었다. “신성한 부처님의 도량에서 이 무슨 방자한 짓이냐? 당장 물러나지 못할까! 어휴! 경내에서 살상까지 하다니 이 죄를 다 어찌할꼬?” 이에 삼중스님의 아버지는 젊은 혈기에 “당신이 뭔데 남의 하나뿐인 아들 돌잔치를 방해하쇼? 재수없게 생긴 늙은이가 왜 떠들구 지랄이야!” 주지스님을 능멸하는 소리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달려드니 서로 드잡이가 되고 말았다. 


이때 화가 치밀어 혈기를 감당치 못한 스님의 아버지는 급기야 도량 안으로 뛰어 들어가 부처님 얼굴에 가래침을 뱉고 나왔다. 철없는 젊은이의 만행이라고 해도 너무나도 엄청난 짓이었다. 남의 집 근처에서 잔치를 벌려도 폐를 끼치지 않으려 조심하는 것이 사람의 도리인데, 경내에 들어가 소란을 피우는 것도 모자라 신성한 장소에서 닭과 개를 잡는 살상을 한데다가, 부처님 제자인 스님께 욕을 하고, 급기야 부처님 얼굴에 가래침까지 뱉었으니, 만행도 이런 천인공로할 만행이 없었다. 부들부들 떠는 주지스님을 놀리면서 조금도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의기양양하게 산을 내려오던 스님의 아버지는 미처 산을 다 내려오기도 전에 갑자기 높은 고열에 시달리며 걸음을 옮기지 못할 정도로 탈진상태가 되자 친구들이 업고 산에서 내려와 집에 데려다 놓자 마당을 데굴데굴 구르며 몸부림을 쳤다. 


몸에 불이 붙었다고 파드닥거리며 괴로워 몸부림을 치자 식구들이 찬물을 몸에 끼얹었지만 아무소용이 없었고, 몸에 손을,대보니 정말 뜨겁게 달군 인두로 지진 것만 같은 열이 느껴졌다 한다. 이때 방안에서 얌전히 잠들었던 첫돌 된 스님이 소스라치게 울어 젖혔다고 한다. 놀란 스님의 어머니가 방에 뛰어 들어와 끌어안았을 때는 이미 아버지 만큼이나 뜨겁게 열이 올라와 있던 상태였다. 우선 스님의 아버지를 급하게 병원에 옮겨놓고 아기인 스님을 간호했는데, 혹독한 열병을 앓는 모습이 곧 큰일이 날 것 같아 발을 동동 굴렀다한다. 남편과 아들을 한꺼번에 잃어버릴 것 같아서였다. 


너무도 두려워 인근에 용하다고 소문난 무속인을 찾아가 물었더니 “당신 남편이 큰 죄를 져서 남편과 아들 둘 중 하나는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이요!” 라고 했다. 남편의 상태가 너무 위중하여 아기를 잠시 제쳐둘 수밖에 없었던 스님의 어머니는 깜짝 놀라 아기를 들쳐 업고 병원에 뛰어갔다. 하지만 아기의 상태를 본 의사는 이미 살아날 가망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제발 살려달라며 애원을 해보았지만 의사는 끝내 외면했다한다. 곧 죽을 것이라고 하며 몇 시간 안 남았다는 의사의 진단에 울며 아기를 업고 허망하게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였는데, 길에서 행상을 하는 아주머니가 스님의 엄마를 불렀다. 죽은 듯이 축 늘어져있는 아기를 보고 행상 아주머니는 주머니에서 콩알 같은 검은색 약 몇 알을 주며 무조건 입을 벌려 억지로라도 약을 먹이라고 했다. 그저 멍한 상태에서 약을 받아 손에 쥐고 집에 돌아왔다. 


초라한 행상 아주머니의 행색에 반신반의 했지만, 어차피 죽어가는 어린 자식에게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지라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입을 벌려 억지로 약을 먹였다한다. 그리고 얼마 후 아기의 한쪽 머리가 터지면서 검붉은 피가 솟구쳤다. 그리고는 열이 내리면서 생기가 돌았다. 살아난 것이다. 바로 그 시각 병원에 있던 스님의 아버지는 숨이 넘어갔다. 남편의 장래를 치루고 난 뒤 스님의 어머니는 아기생명의 은인인 행상 아주머니를 찾아가 보았다. 감사인사를 드리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그 후 다시는 그 행상 아주머니를 볼 수 없었다. 세상에는 이렇듯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조용히 평범하게 살아가는 도인들이 많이 있다. 


자신의 도력이나 깨달음을 세상에 드러내지 않고 아주 평범하게 세상을 살아가는 在家道人(재가도인)을 필자도 간혹 목격하게 된다. 이런 도인들은 예부터 많이 존재해왔고 이들은 남들 모르게 자신의 도력으로 위에서 본 행상 아주머니처럼 세상에 유익한 많은 일들을 해왔다. 성경에 나온 듯이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는 말처럼 선행은 아무도 모르게 혼자서 조용히 은밀하게 하는 선행이 참 선행인 것이다. 세상에 알려지고 싶어서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어서 하는 선행은 이미 참 선행이 아닌 것이다. 자기만족을 위한 자기과시일 뿐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이 계신 절의 경내, 하나님의 성전인 교회나 성당에서는 절대로 삿된 생각이나 삿된 말, 삿된 행동을 삼가야 한다. 이런 신성한 장소에서 음란한 생각이나 행동, 심지어 하찮은 미물이라도 살생하는 것은 절대 삼가야 한다. 경건치 못한 자세로 이러한 성전을 더럽히는 불경죄는 큰 화를 예고한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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