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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결혼하지 마세요!

2020.09.13

 



    

               결혼하지 마세요!

  


 중국 하나라의 걸왕(桀王)과 은나라의 주왕(紂王)은 매우 포악한 임금으로 ‘걸주’란 말은 매우 포악한 임금을 대표하는 단어가 되었다. 


 지금으로부터 3000여 년 전 은나라의 포악한 임금 주(紂)를 쳐서 주(周)나라를 건설한 문왕(文王)은 매우 훌륭한 임금이었다. 문왕은 학문과 국방을 견실하게 하여 이후 몇 백 년 동안이나 주나라를 번영케 하는 토대를 만들었다. 그런데 이런 문왕에게 걱정거리가 하나 있었으니 누이동생 문제였다.

 문왕의 누이동생은 절름발이 불구의 몸으로 자기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슬픔과 우울에 빠져 지내고 있었다. 문왕은 항상 이것이 마음에 걸렸다.(필자 역시 어려서 소아마비로 한쪽 팔다리를 못 쓰는 누이가 있어 문왕의 심정이 백번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문왕은 이런 누이동생을 애련히 여겨 어떡하든 좋은 곳에 혼처를 마련하여 출가시켜보려 백방으로 노력을 해보았으나 쉽지가 않았다. 비록 불구이나 왕족이니 아무데나 시집보낼 수도 없고 좋은 집안에서는 신붓감이 불구여서 마땅치 않게 여겼기 때문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인품이 유순하고 행동거지가 손색이 없는 박도령이라는 총각을 문왕이 찾아내었다. 문왕은 박도령을 불러들여 여동생과 맞선을 보게 하였는데 서로 마음에 들어 하는 것 같아 매우 마음이 흡족 하였다.

 당시엔 나라 운명이나 개인의 신상문제를 놓고 최종 판단을 역쾌(易卦)에 의해 내리는 경우가 많았기에 문왕도 누이동생의 결혼 문제에 관해 작쾌를 해보았다. 결과는 아뿔사! 뇌택귀매(雷澤歸妹)란 쾌가 나왔다. 문왕은 크게 실망하였다. 뇌택귀매의 쾌는 대흉(大凶)의 쾌로서 시집갔던 누이동생이 뜻하지 않은 일로 시집에서 쫓겨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기에 그러했던 것이다. 문왕이 작쾌를 하기 전 이미 혼담이 오고 간지 꽤 되었고 매부가 될 박도령이란 인물도 문왕의 마음에 꽤 들었기에 여간 난감한 일이 아니었다. 

 결국 문왕은 고민고민하다 친척인 여러 왕족들과 동생 문제를 상의해 보았다. 여러 가지 의견이 나왔고 동생이 왕족이기는 하나 다리가 불구이니 이에 대한 보상으로(액땜을 위해) 아주 용모가 뛰어나고 총명한 첩을 별도로 딸려 보내기로 했다. 첩 외에도 수십 명의 노복까지 혼수로 주었다. 


 필자의 경우 결혼하려는 분들의 사주팔자를 바탕으로 궁합을 보고 예외적으로 결혼 생활의 길·흉(吉·凶)에 대해 작쾌를 해보기도 하는데 이런 뇌택귀매의 쾌가 짚힐 경우 결혼을 적극 말린다. 

 문왕의 경우 이런 쾌가 짚혔음에도 불구인 누이를 어떡하든 좋은 혼처로 시집보내 행복하게 살기를 너무 간절히 바랬고 마음에 흡족하게 든 박도령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욕심에 이런 무리수를 두고 만 것이리라!

 작쾌는 이렇게 나왔어도 그 결혼은 누가 보아도 완벽한 것이었기 때문에 수많은 백성들이 부러워하였고 온 나라의 여론은 문왕의 이런 처세에 칭송이 자자했다. “문왕께서 그런 성은을 내렸는데 못 살 까닭이 있겠는가?”라고 하며 충분한 액막이가 다 된 듯이 서로들 장담을 했다.

 결국 결혼식은 치러졌고 혼례를 올린 뒤 문왕의 여동생은 아무 탈 없이 잘 살아갔다. 그런데 반년이 넘어서면서부터 박도령이 방탕생활을 한다는 소문이 돌더니 부부의 불화가 시작되었다. 이리하여 결국 결혼한 지 1년 반 만에 시가에서 쫓겨나 돌아오고 만다. 문왕은 크게 실망하면서도 뇌택귀매라는 주역 원문을 다시 한 번 천천히 살펴보았다. 

 뇌택귀매에는 이렇게 원문에 적혀있다. 귀매 쾌(歸妹 卦)는 젊은 여성이 시집가는 쾌다. 시집가는 여자가 적극적인 자세로 나가면 흉하다. ‘귀매정흉 무수리(歸妹征凶 無收利)’ 즉 누이가 시집가면 불길하고 이로운(利)게 없으리라고 적혀있었다. 문왕은 이 쾌를 다시 한 번 정독하며 크게 후회를 하였다. “처음 이 쾌를 얻었을 때 욕심 부리지 않고 결혼을 포기했더라면 동생 가슴에 한을 심지 않고 눈물을 흘리게 하지 않았을 텐데…….” 문왕은 짙은 후회감과 가엾은 누이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한편 쫓겨난 여동생은 팔자에 없는 억지 결혼으로 불화와 갈등 속에 사느니 차라리 입산수도하여 많은 중생을 교화하는게 더 나은 삶이라고 생각해왔고 쫓겨나자 궁중의 부귀영화를 버리고 명산대천을 돌며 수양하며 일생을 보냈다 한다.


 한 가지 분명한 것은 뇌택귀매가 혼인정단(婚姻正斷)에 나타나면 어떤 경우에도(어떤 액막이를 한다 해도) 그 결혼은 결국 실패하고 만다는 점이다. 따라서 몇 천 년이 지난 오늘날까지도 결혼 관계를 판단할 때 이러한 쾌가 나오면 불성쾌(不成卦)라 하여 혼인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결혼을 한다 해도 백년해로를 못하고 만다. 신부의 약점을 줄이기 위해 혼수를 바리바리 싸들고 시집에 들어간다 하여 그 약점이 없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다. 


 필자의 경우 남녀의 궁합을 볼 때 ‘결혼을 절대 하지 말라!’는 소리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하지 않는다. 궁합은 단순히 좋다 나쁘다 만을 평하는게 아니라 결혼 생활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불화의 원인을 미리 상세하게 뽑아내 “이런이런 점은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세세히 주의를 준다. 하지만 흉살중 흉살인 ‘원진살’이 남녀사이 궁합에 형성될 경우 아주 극히 예외적으로 결혼을 말린다. 원진살은 죽음과 관련된 살이기에 그러하다. 또 예외적으로 생년월일시가 정확치 않을 경우 주역상 쾌를 짚어 그 결혼의 길흉을 예측하는데 이 경우 상기한 ‘뇌택귀매‘의 쾌가 짚히면 결혼을 적극 말리고 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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