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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아버지는 바람둥이 아들은 도둑 놈

2020.10.01



             아버지는 바람둥이 아들은 도둑 놈


 세파에 찌들리고 병고에 심신이 지쳐있는 것이 첫눈에 보기에도 누구나 알수있는 할머니 한분이 필자를 방문하였다. 자신의 아들 사주를 보고 싶다고 하며 생년월일시를 대는데 1961년 음력 7월 30일생으로 아침 8시에 태어났다고 한다. 사주기둥을 세워보니 신축년 정유월 을사일 경진시로 나온다. 을목 일주 가 시간 경금과 간합 하고 연지 축토 월령 유금 일지사화가 사유축 삼합하여 화격 사주가 되었다. 따라서 용신은 금이요 희신을 토로 본다. 이운에서 용신을 극하는 火의 운이 가장 흉한데 상담 당시의 이 이의 운이 화가 극성을 부리는 시기에 해당되어 매우 불안해 보였다. 사주구성을 보니 이분의 아버지는 여자를 여럿 거느리는 명 이어서 아마도 후실의 자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주역상 쾌를 짚어 보니 ‘서합지진’의 운이라! ‘만리장성 기거고산’ 이니 ‘불길하다. 관재구설수 있고 집안의 흉사, 놀랄일이 있을 것이다. 거처의 변동이 있으려니 악운에 의한 거처 변동수 있다.’ 라고 해석이 가능한 운이었다. 

 

필자 왈 “아드님의 운이 매우 불길해 보입니다. 관재 구설구수 가 있는데 혹시 최근에 재판을 받아야 할 일이 생기지는 않았나요?” 라고 물은즉 이 할머니 큰 한숨을 내쉬더니 하시는 말씀이 ”신랑복 없으면 자식복도 없다고 하더니 내 팔자가 왜 이모양 인지 모르겠어요! 아이고...... 내팔자야.......“ 아예 타령조로 신세 한탄을 하신다. 이 할머니의 남편은 젊어서 난봉꾼 이였다 한다. 자신도 이분의 세번째 부인이고 이 사주팔자의 주인공인 아들이 생기는 바람에 발목이 잡혀 후처 살이를 해왔는데 자기외에도 작은 마누라가 여럿이라 했다. 첩살이를 하면서도 하나뿐인 아들 만큼은 제대로 키우고 싶어 영감비위 맞추고 강짜도 부리고 해서 뜯어낸 돈으로 어찌어찌 하여 미국에 아들 교육을 위해 건너오게 된다. 미국에 온지 40년이 넘었는데 아들놈은 나이 50 후반이 되도록 장가도 못가고 노상사고만 쳐 대서 늙은 어미 가슴을 평생 멍들게 했다. 


어려서 부터 용돈도 충분히 주고 사랑과 관심도 특별히 쏟았는데 이상하게도 남의 물건에 집착이 강했다 한다. 어릴적 애를 데리고 이웃집에 마실을 갔다 오면 못보던 물건이 꼭 집에 생겼다. 아이가 그집 물건을 몰래 집어오는 것이었다. 쓸모가 있든 없든 돈이 비싼 것이든 없는 것이든 가리지 않고 남의 집 물건을 몰래 집어오는 습관이 있었던 거다. 처음에는 어려서 잘 몰라 그런 것이려니 하고 야단을 쳐 보고 달래도 보았지만 그 버릇은 없어지지 않았다 한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급우들 물건을 매번 슬적슬적 훔쳐서 엄마가 학교에 불려가는 일도 여러번 있었다. 어려서 부터 도벽이 있어 이런저런 방법을 써 보아도 고쳐지지 않아 고민이 많았는데 유명 하다는 무당이 있어 가서 물어보니 조상 귀신중 도둑질하다 맞아 죽은 귀신이 아이에게 붙어서 그러니 굿을 해서 떼어내야 한다고 해 큰돈을 주고 굿도 여러번 해 보았지만 소용없었다. 자식교육 핑계대고 미국으로 건너온 것도 내심에는 귀신이 태평양까지 건너 따라 오지는 않겠지 하는 일말의 기대감도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에 와서도 아들의 좀도둑질은 고쳐지지 않았다. 무슨 귀중하거나 자신에게 소용이 되는 물건이라면 지나친 물욕 때문 이라고 원인을 알수 있지만 무슨 볼펜 쪼가리, 노트 한권, 필통, 선생님 손수건, 물통, 심지어 선생님 출석부 까지 집어온 경우도 있으니 병도 보통 고질병이 아니였다. 이러다 보니 아무것도 아닌것이 문제가 커져서 경찰서에 드나드는 일이 점차 늘었고 결국에는 감옥살이 까지 하게 된다. 


고등학교도 졸업 못하고 퇴학 당했고 감옥까지 갔다 오더니 이때부터 크게(?) 놀기 시작했다. 이제야 도둑질의 눈이 틔였는지 그때부터 값나가는 물건들을 슬적 집어오기 시작했다. 겁이 많아서 남의집 담을 넘을 만큼 용기는 없어서 돌아다니 다가 집앞에 새워둔 자전거를 집어타고 온다거나 자질구레한 생활용품 등을 훔쳐 와서는 차에 싣고 주말에 열리는 노천 스왓밋 시장을 돌아 다니며 팔기 시작했다고 한다. 노모가 아무리 두들겨 패고 말리고 해도 결코 소용없었다. 이러다가 얼마전 정말 큰 사고를 치고 말았다. 어떤 집앞에 놓여있는 유모차를 보고 슬쩍하려고 밀고 나오는데, 한참 오다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어 자세히 살펴보니 그 속에 태어난지 한달도 안돼 보이는 아기가 잠자고 있었다. 당황해서 어쩔줄 모르다가 가지고 왔던 자리에 돌려놓고 오려고 몇 시간을 고민하던 끝에 그 장소에 갔다가 잠복 중이던 경찰에 체포되고 말았다. 꼼짝없이 가택 침입죄에 절도죄, 유아유괴 죄까지 어마어마한 죄명을 뒤집어 쓰게된 것이다.

 

“아이고........... 애비는 순 난봉오입 꾼에 자식은 도둑놈이니, 이제 나는 무엇을 믿고 살면 좋아요 아이고....... 아이고.......” 할머니의 한탄과 울음을 들으며 참 세상살이가 고되다는 느낌이 들었다. 미국 이라는 나라가 ‘아동유괴’ 에 대해서는 가혹하리 만치 엄격한 곳인데 이제 평생 감옥살이를 살게된 아들 보다는 돌아가실 때까지 그 꼴을 보아야 하는 할머니가 너무도 가여웠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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