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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병신 중 상병신? (인과응보)

2021.03.01

     


             병신 중 상병신? (인과응보)  


 10 여 년 전 쯤으로 기억된다. 30대 후반의 한 여성이 필자를 찾아와 한 남성의 생년월일시를 대고는 감정을 의뢰한다. 얼굴 표정이 무척이나 심란해 보이고 언짢은 일이 있는지 묻는 말에도 별 대답이 없고 그 남성의 사주팔자를 그냥 풀어 달라고 만 한다. 이 남성의 생년월일시에 따라 사주기둥을 세우고 일람해보니 40대 초반의 남성으로서 겁재가 많고 양인이 동주하고 있어 인격이 졸렬하고 진실성이 없는 사람으로서 겉으로 웃어도 속으로는 남을 해(害) 하려는, 사주가 탁해 보이는 사람으로 보였고, 이 남성의 최근운세를 짚으니 사지곤의 쾌가 짚힌다. ‘일성포향 금수개경’이라! ‘마음이 산란하여 집안을 불안케 하고 자기 자신도 위태롭게 하는 쾌’여서 매우 불안해 보였다. 극히 조심하지 않으면 패가망신 할 수 있는 운이다. 


필자 왈 “이 남자분과는 어떤 관계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가까이해서는 안 되는 사람으로 보입니다. 진실성이 없고 남에게 폐만 끼치는 사람이 틀림없는데 이분의 최근운세가 극히 불운해서 무슨 큰일을 당할 수도 있으니 경거망동 하지 말고 조심 또 조심하라 일러 주십시오” 라고 하니 이 여성분 휴~! 하고 긴 한숨을 쉬더니 “이 인간은 병신 중 상병신 이예요! 그런 짓을 저질렀으면 저라도 편하게 잘 지내야지 저마저 그 꼴이 됐으니... 쯧쯧쯧... 이런 인간을 오빠라고 믿고 희생한 동생들만 병신 이지요!” 라고 한탄한다. 사연은 이렇다. 


이 남성은 여자 분의 하나밖에 없는 오빠이다. 1남 2녀 3남매의 첫째다. 이들의 고향은 강원도 영월이다. 강원도 산골 깊은 오지의 촌마을에서 얼마 안 되는 밭을 가꾸고 약초도 케면서 품도 팔며 사는 가난한 부부의 3남매로 태어났다. 호구지책도 신통치 않아 가뜩이나 어려운 살림이 아버지가 폐병으로 사망하면서 더 극심해졌다 한다. 홀어머니가 손이 부르트도록 죽을힘을 다해도 3남매 먹거리 대기에도 벅찼다. 이분의 오빠는 이런 가난 속에서도 전교 1등을 놓치지 않을 만치 총명해서 인근 산골마을에 신동이 났다는 소리를 들었다. 어머니에게는 장남이자 외아들인 이 오빠가 유일한 꿈이요, 희망이었다. 오빠는 온 가족의 영웅이었다. 중, 고 과정을 통 털어 전교 1등을 놓친 것은 단 한 차례뿐이었고 고교 졸업 후 당당히 서울에 있는 명문대학에 장학생으로 입학한다. 


실력은 S대도 갈 수 있었지만 가정 형편상 4년 장학금을 보장하는 K대로 가게 되었다. 두 여동생은 중학 졸업을 끝으로 학업을 마치게 된다. 오빠의 뒷바라지를 위해서였다. 어머니와 두 여동생 셋 이는 오로지 오빠 하나의 성공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다. 어머니는 남의 집 품팔이로 여동생들은 인근 공장 직공으로 취업하여 오빠의 학업을 돕는다. 학비야 장학금으로 해결 되었지만 책값이며 숙식비, 교통비 등은 해결 할 수 없었기에 이들 세 모녀의 희생으로 채워진다. 이들 가족의 목표는 ‘오빠의 사법고시 합격’이였다. 오빠가 출세만 하면 이 집안은 부흥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기에 세 모녀는 힘들어도 힘든 줄 몰랐다 한다. 그런데 어떻게 된 것이 시험이라고는 평생 한 번도 떨어질 줄 모르던 오빠가 번번이 시험에 떨어졌다. 그것도 1차 시험에서 떨어져 2차 본고시장에는 가보지도 못한 채... 매년 희망에 부풀었다, 매년 실망하는 그런 나날이 계속되었다. 그런데 언제 부터인가 오빠의 태도가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서울대 앞 신림동 고시촌 에서 코피까지 쏟으며 시험공부에 열중하던 오빠가 만나러 가서 보면 당구장에 가 있거나 저녁에 소주집에 가 있는 경우가 부쩍 많아졌다. 처음에는 공부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려고 그러나보다고 이해했지만 점점 그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아 걱정할 까봐 엄마에게는 이야기 하지도 못하고 두 동생들만 남모르게 애를 태웠다. 


그러다 오빠에게 여자가 생겼다. 오빠보다도 열 살이나 연상에 그것도 딸 하나 딸린 과부였다. 오빠가 이 과부와 딸년을 데리고 시골에 인사하러 왔을 때 어머니는 기가 막혀 입에 거품을 물고 쓰러졌다. 그 후 풍을 맞았는지 일어나지 못하고 반신불수가 되셨다. 꿈과 희망이 일순간에 무너지니 약해질 대로 약해진 육체가 버티지 못하고 벌어진 일이었다. 그 후 오빠는 시골집에 발길을 끊었고 그 후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오빠가 그 과수댁과 함께 미국으로 도망갔다는 소식이었다. 알아보니 사실이었다. 그냥 도망간 것이 아니라 고향에 있는 얼마 안 되는 선산마저 팔아넘기고 도망친 것이다. 반신불수 상태에 있던 엄마는 또 쓰러졌다. 그리고는 영~깨어나지 못하고 먼 길을 떠나셨다. 한(恨)많은 일생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갔고 우연히 어떤 지인을 통해 오빠의 소식을 들었다. 애 딸린 과부가 변심을 해서 오빠를 배신하고 떨어지지 않으려고 몸부림치는 오빠에게 큰 누명을 씌워 평생 감옥살이를 시키려고 앙큼한 딸년과 짜고 오빠가 계집아이를 여러 차례 성폭행 했다고 고발하였고 ‘소름끼치도록 사악한 두 모녀’는 입을 모아 이를 증명했다. 법정에 나가서 영악한 딸년이 눈물로 연기하니 오빠는 ‘때려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이 되어버렸고 평생을 감옥에서 지내야하는 처지가 되었다. 이는 LA판 모일간지에도 보도되었던 사건이었다. 억울한 일이지만 어찌보면 죄 값을 치룬 것이라 볼 수도 있다. 눈물 콧물 흘리며 사연을 이야기하던 이 여성분, 그래도 핏줄인지라 “우리 오빠가 세상 빛을 볼 날이 혹시 있을까요?” 라고 묻는다. 답변은 “없다” 였다. 세상 모든 것은 뿌린 대로 거두는 법. 오빠라는 사람도 자신이 뿌린 악업에 당한 것이고 과부 모녀 또한 자신들이 뿌린 악업에 당할 것이다. 인과응보의 법칙은 서슬이 퍼렇도록 정확하다. 착하게 살자.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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