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042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마지막 피 한 방울 까지

2021.03.13

      



               마지막 피 한 방울 까지  – Modification 함정 -  


         이글은 10 여년 전 경제 위기가 왔을 때 쓴 글이다.

 

 경제가 엉망이다. 이곳저곳 어려워 못 살겠다는 소리가 넘쳐난다. 재작년보다 작년이, 작년보다 올해가 점 점 더 어려워진다는 심각한 소리가 넘친다. 정부에서는 이제 경제가 회복기에 들어섰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 놓지만 현실로 느끼는 체감 경기는 점차 그 심각성이 더해가는 것 같다고들 이구동성이다. 예전에는 파산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어려웠고, 개인 파산까지 가는 이가 있을 경우 주위에서 모두 심각하게 걱정하며 그 이를 동정의 눈으로 바라 보았지만 이제는 조금 과장되게 이야기 하자면 한 집 건너 한 집 꼴로 파산하는 집이 있을 정도로 흔한 예 가 되어버렸고, 전략상(?) 파산하는 이들까지 등장 할 정도이다. 채무가 집값을 넘는 깡통주택의 소유자들은 이제 점차 심각한 고민에 빠져든다. 능력이 없어 매달 payment 을 할 수 없는 사람들의 경우 어쩔 수 없지만 매달 payment 을 부담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사람들까지도 채무에 훨씬 못 미치는 가치를 지닌 집을 위해 매달 payment 을 해 나가는 것이 바보짓을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회의에 빠지기도 하고 이를 해결 할 수 있는 길은 없는가? 하고 방법을 강구하게 된다. 


이때 달콤하게 들리는 소리가 있으니 Modification(채무조정) 업자들의 감언이설이다. 원금의 80~90% 삭감을 장담하며 집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고 궁지에 몰린 이들을 유혹한다. 세상에는 상식선 이라는 것이 있다. 또한 당위성도 존재한다. ‘남에게 꾼 돈은 갚아야한다’ 는 것이 수 천 만년 이어져 내려온 사람 사회의 규범이다. 은행에서 이건 개인에게서든 자기가 필요할 때 꿔 온 돈을 요긴하게 쓸 때는 언제이고, 이제 상황이 바뀌니 떼먹어야겠다고 하며 그 방법을 찾는 격이다. 변제 능력이 한계상황에 도달한 경우라면 어쩔 수 없으나 변제 능력이 아직 고갈되지 않았는데도 이런 방법을 모색하는 것은 정도라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 이런 고지식한 상식을 지닌 이들이 아직도 다수여서 미국 경제가 아직 무너지지 않고 버텨준다고 볼 수 있다. 어찌되었든 Modification(채무조정)을 해 주겠다는 변호사나 업자들이 넘쳐난다. 너도나도 이 돈 되는 ‘황금사업’에 뛰어들어서 호황이다. 필자의 고객 중 여러분도 어려운 경제상황에 몰려 이런 업자들을 찾아가거나 연을 맺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이와 관련하여 한 예가 있어 여기에 소개한다. 


옥 여사님은 자바시장에서 오랫동안 여성 의류 도매상을 해 오신 사업가시다. 40대 초에 홀로되어 60대 초반인 지금까지도 싱글이시다. 그사이 자식들은 성장하여 모두 시집 장가를 보내고 한가하신 분이기도 하다. 이재(理財)에도 뛰어나셔서 한 때 큰 재산을 모으기도 했으나 7~8년 전에 한인 타운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투자사기 사건에 묶여서 큰 재산을 거지반 날렸다. 이후 욕심내지 않고 집 한 칸에 사업체 하나 여기에 만족하고 열심히 살아왔다. 헌데 미국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거래처 이곳저곳이 문을 닫고 야반도주하자 여기에 또 큰돈이 묶여 버려 최근에는 사업이 위태한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예전에 경기 좋을 때 모두 다 부러워하는 LA북쪽 행콕 팍 지역에 큰 저택을 사게 되었는데 매달 5000불에 달하는 은행 패이먼이 점점 부담스러운 짐이 되어 옥 여사님을 압박해 왔다. 그 사이 집값은 폭락하여 집을 판다해도 거액의 돈을 거꾸로 밀어 넣어야 하는 애물단지가 되버렸다. 사업은 점점 어려워지고 매달 집값을 내야하는 고통이 잠을 못 이루게 할 때 신문에서 모 변호사가 낸 광고를 보게 되었다. I'll do my best for you (당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는 광고 타이틀 과 선하고 똑똑하게 생긴 잘 생기고 믿음이 가는 젊은 변호사 사무실로 전화를 한 것이 사건의 시작이었다. 


사무실에 찾아가보니 변호사는 만날 수 없었고 사무장이라는 여자와 직원 수 십 명이 북적대는 규모가 꽤나 큰 사업장 규모가 믿음이 가게 했다. 사무장 설명에 의하면 변호사님은 이런 사무실을 LA, 오렌지카운티,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산호세 등 등 여러 곳에 가지고 계셔서 이곳저곳을 오가시며 지휘를 하기에 매우 바쁘시다고 하며 웬만한 일처리는 자신이 책임지고 하고 마지막 중요한 역할만 변호사님께서 직접 하신다고 설명을 하였다. 옥 여사님의 채무상태를 대충 듣더니 채무의 80% 선은 책임지고 조정해 주며 그 이상 85%내지 90%까지 삭감 될 경우 인센티브를 달라고 하며 신뢰를 주었다. 비용은 선불인데 매달 페이먼 3개월치를 자신들의 수고비용으로 받는다고 했다 한다. 3달 페이먼이면 만 오천 불에 달하는지라 조금 과하다 생각하고 망설이자 사무장 왈 “사모님 삭감되는 돈이 얼마인데 그까짓(?) 만 오천 불을 아깝다고 생각하세요. 좀 양심(?)없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 라고 하며 은근히 창피를 주며 노련하게 압박했다. 옥 여사님도 생각하기를 ‘몇 십만 불 삭감을 받으면서 겨우 (?) 만 오천 불 아깝다고 생각하면 내가 도둑년이지!’ 라고 생각하며 계약금을 건네고 말았다. 


나머지 돈까지 다 주고 이제나 저제나 소식이 올까 기다리는데 사무장은 채무자가 어렵다는 것을 알려야 하기에 지금부터 무조건 페이먼을 하지 말라고 했다. 꼬박고박 페이먼을 하면서 돈을 깎아달라고 하면 은행 측에서 무조건 거절하니까 그래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마음이 불안하지만 그대로 했다. 가끔 전화해서 진행사항을 물어보면 그저 진행 중이니 기다리라는 소리만 하고 나중에는 전화연결도 잘 해 주지 않고 어쩌다 사무장과 열결되면 “왜 이렇게 귀찮게 구세요? 진행 중이니까 기다리라고 했잖아요! 바쁜 사람한테 자꾸 이러시면 안되죠!” 라고 하며 신경질을 부렸다. 그래서 하는 수 없이 그냥 기다렸다. 그러다 은행으로부터 집을 압류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깜짝 놀라서 변호사 사무실에 전화를 했더니 사무장은 계속 부재중이란다. 답답한 마음에 사무실에 쫓아갔더니 사무장이 있었다. 있으면서도 전화를 안 받은 것이다. 어찌된 일이냐고 따졌더니 자기들도 최선을 다했는데 안 된것을 어쩌냐? 고 오리발이었다. 언성이 높아지자 경찰을 부르겠다고 하며 법대로 하란다. 법에는 아주 자신이 있다는 표정으로... 


나중에 진상을 알아보니 사무실에 직원이라고 북적대던 사람들은 다 아르바이트생이란다. 아르바이트생이 하는 일은 전화를 받아 사무장이 하라는 대로 매뉴얼대로 앵무새처럼 대답하고 ‘고통편지’ 라고 하는 은행에 사정하는 편지 쓰는 업무란다. 그것도 채무자가 써 온 편지 내용을 영어로 바꿔서 쓰는 단순한 업무였다. 딱 한통 은행에 ‘고통편지’를 보내면 일은 끝이었다. 편지 한 통 번역해서 은행에 보내주고 만 오천 불을 받은 것이다. 변호사나 업자 대다수의 수법이 거의 이렇다고 한다. 죽어가는 이에게 ‘살 수 있으니 용기를 내세요. 우리가 살려줄께요’ 라고 해서 잠시 희망을 품게 한 뒤 죽어가는 채무자의 목에 빨대를 꼽아서 ‘쪽’ 하고 마지막 피를 빨아먹는 흡혈귀와 다름없는 작태였다. “I'll do my best 쪽!”“최선을 다 해 당신의 남의 피를 쪽 빨겠습니다.” 에~라 이 더러운 것들! 쯧쯧쯧...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