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하면은 예뻐진다?
예전의 유행가 가사에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 아무리 못생긴 여자라도~ 사랑을 하면은 예뻐져요♫ 라는 구절이 있다. 지금은 기억이 가물 하지만 남자 듀엣가수가 나와 짝 다리 짚고 손가락을 딱딱거리며 율동을 하던 모습이 어렴풋이 생각나는데 가수 이름은 생각나지 않는다. 필자가 갑자기 이 노래가사를 생각한 것은 며칠 전 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R여사님이 필자를 방문하신 일이 있는데 그리 오랜만에 필자를 찾으신 것도 아닌데 외모가 너무 바뀌셔서 처음에는 얼굴을 알아보지 못할 정도였다. 항상 머리를 묶어 올려 쪽진 것처럼 고전적으로 하고 다니셨는데 단발 생머리에 숏커트 모습이 되었고 (옛날 가수 나미의 쫙 펴진 단발머리) 푸석푸석하던 피부는 밝고 하얗고 윤기가 흘러 10년 이상 젊어지신 것 같아서 처음에는 어리둥절했다.
이분은 이제 환갑을 맞이한 분이신데 아주 오래전부터 혼자 살아오신 분이다. 한국에서 대학졸업 후 당시 파견 나와 있던 미국회사 지사에 근무하는 백인 남성을 만나 결혼하게 되었다. 명문 여대출신에 외국어도 능숙하여 미국회사의 한국 지사에서 첫 직장 생활을 시작한 것이 인연이 되었다. 당시만 하더라도 국제결혼에 대한 인식이 아주 좋지 못했다. 국제결혼 = 양갈보 식 으로 무조건 매도당하던 시기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또 실제로 그런 결합이 많기도 하였다. 하기 사 이런 분들이 많다보니 미국에 와있는 국제결혼 여성분 들이 모임을 만들어 만나기도 했는데 주로 출신별로 만나다 보니 이대출신모임(이태원출신), 동대출신모임(동두천출신)등이 있을 정도였지만 이분은 실제로 E대 출신 재원인데도 오해를 많이 받았다 한다. 보수적 이던 집안에서는 부모님들이 당연 결사반대 했다. 하지만 딸의 고집을 꺾지 못했고 이분은 미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통하는 이야기이지만 ‘부모가 결사반대하는 결혼한 사람치고 제대로 사는 사람 없다’는 말대로 파경을 맞이하게 되는데 남편에게 새로운 여자가 생겨 서였다. 결혼 3년 만에 일어난 일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아이는 없을 때라서 오히려 홀가분 했다한다. 허나 부모님의 결사반대를 무시하고 자기 고집대로해서 이 모양 이 꼴이 되었으니 어디 하소연 할 곳도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가기도 창피해서 어찌어찌하며 머뭇거리다보니 그냥 미국에 정착하게 되었다. 다행히 학벌도 있고 영어실력도 좋아 이번에는 항공회사 미국지사에 취직이 되었다.
아버지는 버린 자식이라며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그래도 마음 약한 어머니는 울고불고하며 아빠를 설득해서 부모님이 딸을 만나러 미국에 건너오셨다 한다. 모녀가 끌어안고 통곡을 하는 모습을 보고 아빠는 먼 산을 보며 혀만 차다 고국으로 돌아가셨다. 이후 한 남자를 만나게 되는데 이번에는 일본계 미국인 이었다. 오래전에 하와이에 정착한 일본 집안의 자손 이었는데 집안에 재산이 많아 모든 것이 넉넉했다 한다. 그런데 R여사님의 팔자 속에 나와 있듯이 남자 복이 없다보니 결혼 3년 만에 남편이 스킨다이버 도중 심장마비로 사망하게 된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였다. 어떻게 결혼했다하면 꼭 3년 만에 사단이 나는지 세상이 원망스러웠다. 하지만 다행히도 남편은 많은 유산을 물려주었다. 둘 다 재혼이었고 남편의 나이가 R여사보다 25년이나 연상 이어서였는지 세심한 남편은 혹시나 있을 수도 있는 비상시에 대비하여 꼼꼼히도 준비해둔 유언장 덕분이었다.
경제적으로는 어려움이 없었지만 늘 외로웠고 또다시 남자를 만난다는 것은 생각하고 싶지도 않을 만큼 두려웠다. 이러다보니 개를 한두 마리 집에 들여다 놓게 되었고 집안은 완전히 개판(?)이 되었지만 그래도 외로움이 많이 가셔서 개들을 자식삼아 살아가게 된다. 작년 무렵 R여사님이 필자를 찾았을 때 필자가 쾌를 짚어보니 ‘고원회춘’격의 쾌가 짚혔었다. 古園回春! 말 그대로 ‘외로운 정원에 다시 꽃이 피고 벌과 나비가 날아와 춤추고 노래하는 상’이니 回春(회춘)한다는 말 그대로 ‘다시 젊어져서 사랑을 만나는 운’ 이였다. 필자 왈 “늙은 나무에 꽃이 피니 회춘 하셔서 다시 사랑에 빠지시고 멀리 여행도 가게 되는 운인데 이게 혹시 신혼여행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라고 했던바 “아이고 참! 법사님도 별말씀을 다 하시네요. 제 나이가 몇인데 그런 망측한(?)소리를 하세요. 깔깔깔 ~ 하지만 들으니 좋은 소리네요.” 라고하며 흘려 들으셨는데 며칠 전 필자를 찾아와 “작년에 법사님이 고목나무 꽃 핀다 뭐라 하셨는데 제가 생각해도 황당한 일이 생겼지 뭡니까? 살다보니 별일이다 있지 뭐예요?”라고 하신다. 사연을 듣고 보니 이랬다.
어떤 젊은 분을 만나게 되었는데 투자 전문가였다. 공부도 많이 한 분이고 젊은 나이에 비해 벌써 그 분야에서 크게 유명해지신 분인데 R여사님 에게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한다. 처음 R여사님은 크게 당황 했다고 한다. 자신보다 나이도 한참이나 어린 젊은(?)분이 세상에 여자가 없나? 왜 자기 같은 늙은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지 몰라서였고 혹시 장난은 아닌지? 다른 목적이 있어서 인지? 등등 의심이 가고 믿어지지 않아서였다 한다. 헌데 시간이 지나면서 대화를 나눠보니 그 태도와 말이 매우 진실 했다고 했다. 나이는 들었지만 평생 결혼도 한 번 안한 엄연한 총각이고 나이도 자신보다 한참 어린데 결혼을 두 번이나 했고 나이 들어 늙은 자신이 왜 좋은지 모르겠다고 하며 당황스러워 했는데 아쉬운 점은 R여사가 그분의 생년월일을 정확히 몰라 필자가 두 분의 합을 볼 수가 없어서 였다. 아무튼 R여사님의 본인은 운대로 봄날을 맞이하여 회춘하신 거였다. 필자가 수없이 많은 분들을 상담하며 보아 왔지만 이렇게 단시일 내에 그토록 젊어지고 예뻐진 분은 처음이었다. R여사님의 예쁜 사랑이 잘 이뤄지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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