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평생 자신의 띠를 잘못알고 사는 사람들

2021.09.04

 





          평생 자신의 띠를 잘못알고 사는 사람들


 오래전에 있었던 일이다. 74년 양력 2월2일생(음력 74년 1월 11일생) 여자분이 필자에게 사주팔자 감정을 의뢰했다. 이곳에서 먼 동부 마이애미 주에 거주하는 분이였기에 전화 상담을 하게 되었다. 음력으로 보나 양력으로 보나 74년생이지만 입춘이 되지 못하였으므로 癸丑(계축)年 소띠로 보고, 출생월은 乙丑(을축)월 12월생으로 보며, 출생일은 甲戌(갑술)일이다. 필자가 이분에게 팔자를 설명하기 시작하자 갑자기 “잠깐만요! 선생님이 착각하신 모양인데 저는 호랑이띠인데요, 소띠가 아니고 호랑이 띠라고요!” 라고 하며 필자의 말을 가로막는다. 가끔 있는 일이여서 대수롭지 않게 입춘이 되지 않았기에 소띠로 봐야한다, 명리학에 있어 새해의 기준은 음력 1월 1일인 설날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고 입춘을 기준으로 한다는 설명을 하고 설명을 다시 시작하자 재차 필자의 말을 가로막고 “잠깐만요, 그러면 엄마에게 물어보고 다시 전화할께요” 라고 양해를 구한다. 


그리 하라고 한 뒤 후에 다시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하는 말이 가관이다. “한국에 전화해서 엄마한테 물어 봤는데요~ 엄마도 제 띠가 호랑이 띠라고 하는데요? 왜 선생님만 제 띠를 바꿀려고 하세요? 그냥 호랑이띠로 봐 주세요” 라고 한다. 기가 막혀서 말이 안나왔다. “? ? ?” 한참 후 필자 왈 “소띠생인 사람은 어떻게 호랑이띠로 본단 말입니까?” 라고 하니 무조건 호랑이띠로 봐 달라며 말도 안되는 떼를 쓴다. 보통의 경우 필자가 설명을 하면 고개를 갸우뚱하면서도 이해를 하는데 이 여자분은 고집이 보통이 아니었다. 당시는 성정이 괴팍했던 때라 성질을 이기지 못하고 ‘꽥’소리를 지르고 “딴 데서 보세요! 말도 안되는 말로 떼쓰지 마시고 본인 뜻대로 호랑이띠로 봐 주는 곳에서 보세요. 저는 상담 안할랍니다.” 라고 하니 “왜 소리를 지르고 난리야? 사주팔자 보는 데가 지 혼자밖에 없나? 흥! 별꼴이야” 라고 하며 필자의 성질을 한 번 더 뒤짚어 놓은 뒤에 전화를 끊는다. 속된말로 열 받아서 한참을 씩씩거렸던 기억이 있다. 


입춘(立春)은 양력으로 따져 2월 4일에 들어오고 (아주 간혹 수년에 한 번꼴로 2월 5일에 오는 경우도 있다) 이 입춘은 음력으로 12월이나 1월에 들어온다. 따라서 음력생일이 1월이 되었다고 해서 무조건 그 해당되는 년도의 띠가 되는 것이 아니다. 즉 음력 1월이든 12월이든 구애받지 말고 입춘이 되었는가 여부를 따져봐야 하는 것이다. 입춘 날이 되었다고 이때부터 무조건 띠가 바뀌는 것도 아니다 올해 (2013년) 입춘은 양력으로는 2월 4일에 들어왔고 음력으로 바꿔보면 2012년 12월 24일에 해당한다. 입춘일 당일에 태어났다고 해서 모두가 뱀띠는 아니다. 입춘일 이라해도 당일 입춘이 들어오는 시간이 있기에 해당시간이 넘어야 비로써 새해가 된 것으로 보는 것이다. 


올해는 丑時에 입춘이 들어왔으므로 이 시각이후에 태어난 아이들만 뱀띠가 되는 것이고 이 시각전이면 용띠생(壬辰年)으로 봐야한다. 참고로 2012년 壬辰年에는 입춘일이 양력으로는 2월 4일 음력으로는 1월 13일에 들어왔는데 입춘이 들어온 시각이 戌時다. 따라서 2012년 입춘일 당일에 태어났다고 해도 모두 壬辰年 용띠가 되는 것이 아니고 그날 저녁 7시 이후에 태어난 사람만이 용띠가 되는 것이며, 그 시각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2011년 辛卯年 토끼띠가 되는 것이다. 


처음 필자에게 역학을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은 처음 사주팔자 뽑는 법부터 배우는데 첫 강의 시간에 배우는 내용에 해당된다 할 수 있다. 필자의 쎄커터리 분들도 처음 입사하면 배우는게 사주팔자 기둥세우기이다. 필자는 하루에도 수 십 명을 상담하기에 사주팔자를 일일이 뽑을 시간이 없다. 따라서 쎄커터리 분들이 손님의 생년월일시를 물어 뽑은 사주팔자에 따라 상담을 진행해 나가기에 이들에게도 매우 중요한 업무이고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 사주팔자 바로세우기이다. 아무튼 이런 내용을 모르고 평생 자신의 띠를 잘못알고 평생을 사는 분들이 상담을 하다 보니 의외로 많았다. 


오래전 (2012년)의 일이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박 선생님이 싱글벙글 웃는 얼굴로 필자와 마주했다. 와서 예의 그 호탕한 웃음을 껄껄 웃으시더니 “선생님 우리 첫 손자가 흑룡의 기운을 타고 태어났습니다. 오랫동안 기다려 왔던 손자인데 더군다나 흑룡의 해에 태어났으니 제가 이렇게 기분이 좋습니다. 껄껄껄!” 라고 하신다. “아이고! 경사가 났군요. 축하드립니다. 그렇게도 손자를 기다리셨는데 아마 아드님이 결혼한지가 6년이 넘었죠?” 라고 하니 “아들놈이 결혼하고 시간이 꽤나 지났는데 애소식이 없어 식구모두 초조했었습니다. 우리 며늘애기는 아마 가시방석이었을 겁니다. 껄껄껄!” 싱글벙글 입이 귀에 걸리신듯하다. 아기의 생년월일시를 물으니 양력으로 2012년 2월 2일이고 음력으로는 정월 열하루(1월 11일)되는 날이다. 


필자는 속으로 ‘아차’ 싶었다. 이틀이 모자라 띠는 용띠가 되지 못하고 신묘년(2011년) 토끼띠가 되고만 것이다. 이 사실을 모르는 박 선생님은 자신의 손자가 임진년 흑룡의 띠를 타고났다고 좋아하고 계신 것이다. 좋은 기분에 재를 뿌리는 것 같아 망설여졌지만 “손자님의 띠는 용띠가 아니고 토끼띠 입니다” 라고 하니 “아니 왜요? 양력으로 보나 음력으로 보나 틀림없이 임진년에 태어났는데 어째서 토끼띠 입니까?” 라고 하시며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내용을 쭉 설명해 드렸더니 “아이고 그걸 몰랐습니다! 사방팔방 손주 녀석이 흑룡의 기운을 타고나서 큰 인물이 될 거라고 자랑하고 다녔는데 실망입니다.” 라고 하시며 씁쓸한 표정이시다. 이렇듯 평생을 자기 띠를 잘못알고 사시는 분들이 많았다. 무조건 양력 2월 4일 이전에 태어난 사람은 전년도 띠가 된다는 것만 알아도 일어나지 않을 헤프닝 들이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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