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창작

平生을 돈없이 오직 명예하나로 살아온 老人

2021.09.07

 





                 平生을 돈없이 오직 명예하나로 살아온 老人


 아주 오래전 일이다. 세리토스 대형 한인마켓 내에서 건강 식품점을 하시는 오선생님이 한국에서 자신의 고종사촌 형님이 오셨다고 하며 필자에게 소개코자 필자를 찾았다. 며칠 전 미국에 도착하신 형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혈육의 정을 나누던 중 사촌형님이 문득 하시는 말씀이 “이제 자네를 보는 것도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네! 요전에 서울에서 한창 이름을 날리고 있다는 OO철학관에 친구와 함께 들린 일이 있었는데 내년 가을쯤이 내가 세상을 떠날 때라고 하는게야! 그래서 마지막 미국여행도 한 번 더 해보고 자네도 만나볼 겸 겸사겸사해서 왔네” 라며 안타까워 하셨다는 거였다. 


아직 70대 중반의 요즈음 나이로 치면 그리 늙지 않은 연세인데 무슨 일인가 싶어 형님을 붙들고 울며 슬퍼하다 문득 필자생각이 나서 형님을 설득해서 ‘확인차’ 필자를 찾았다 하신다. 형님의 생년월일시를 물은 즉 38년 10월 18일(陰) 申時生 이라 하신다. 사주팔자를 세워보니 戊寅年 甲子月 乙亥日 甲申時로 나온다. 운은 순행하여 乙丑 丙寅, 丁卯, 戊辰, 己巳, 庚午로 흐른다. 이 사주팔자는 水木이 왕성하고 재성과 관성이 극히 미약한 사주구성이다. 겨우 존재하는 年干(년간)의 戊土는 천간의 甲木(月干), 乙木(日干), 甲木(時干)들에 의해 剋(극)을 심하게 당하고 있어 재성이 완전 파극되었다. 그러나 명예를 뜻하는 관의 기운은 주위 오행의 生(생)을 받아 더욱 뚜렷하여졌다. 


즉 이 사주팔자의 주인공은 平生을 재물복이 없어 가난하게 살게 되지만, 이에 반해 명예는 높은 청렴결백한 학자형의 사주라 할 수 있다고 보여졌다. 필자 왈 “오선생님의 형님께서는 평생을 지긋지긋한 가난에 시달려 오신것 같습니다. 죄송스런 말이지만 이정도의 팔자로는 평생 오두막 집 한 칸 지녀보지 못할 정도의 가난이 평생을 지배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만 어떻습니까?” 라고 물은 즉 오선생 형님분은 불쾌한 기색 없이 온화하게 씩 웃으시며 “그렇습니다. 평생 큰돈 이라고는 한 번도 만져보지 못했습니다. 돈이 조금 모일라치면 꼭 어떤 일이 생겨서 다 나가버리더군요” 라고 담담히 답하신다. 필자가 재차 “하지만 사주팔자 속 명예가 높으시니 많은 사람들의 존경 속에서 살아오신 것 같고, 아마도 청백리시거나 학자이셨지 않나 싶은데 어떻습니까?”물은 즉 “제가 철학에도 조금관심이 있어 유명하다는 선생님 몇 분을 만나 조언을 구한 적이 있는데 이곳 LA에도 이런 실력을 갖춘 분이 계시군요! 정확하십니다. 


저는 물리학을 전공했고 정부 장학생으로 미국에 건너와 박사학위를 딴 뒤에 모교인 S대에서 주로 강의를 해왔고 은퇴하기 몇 년 전에는 OO대학 학장으로 재직 했었습니다.” 라고 하시며 침이 마르게 필자를 추켜세운다. 타인의 칭찬에 유난히 쑥스러워하는 필자 인지라 얼굴이 뜨거워 어쩔 줄 몰라 했던 기억이 있다. 상담 주제로 돌아와 필자가 이분의 팔자 속 건강과 수명을 체크해 보니 이분은 체질상 비장이 허하고 간이 뜨거운 체질인데 노년에 다리, 허리, 무릎이 신경통으로 인해 오랫동안 고생할 체질이며 80세 중반 중풍이나 혈압으로 卒(졸)할 것으로 보여졌다. 당시 시점으로 봐서 앞으로 8-9년은 끄덕없을 것으로 보였는데 아마도 서울에 계신 그 철학선생이 간지를 잘못 짚은게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나온 결과를 그대로 이야기 해 드렸더니 이분 얼굴에 희색이 만연하며 “아아! 그것 참 다행입니다. 내가 뭐 이 나이에 꼭 오래살고 싶어서가 아니라 제가 꼭 마무리 지어놓고 떠나고 싶은 과제가 하나 있는데 만약 내가 내년쯤 죽는다면 시간이 너무 촉박해서 걱정을 했더랬습니다. 그동안 평생을 연구해온 하나의 이론이 있는데 이것을 책으로 엮어서 꼭 남기고 싶은데 그 분량이 방대해서 아무리 내가 서두른다 해도 1-2년에 마무리하기 에는 거의 불가능해서 고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선생께서 그렇게 진단해 주시니 정말 다행입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저의 선친께서도 뇌출혈로 돌아가셨고 저의 조부님 역시 같은 병으로 사망 하셨습니다. 저의 형님도 몇 년 전 뇌출혈로 사망을 했기에 저 역시 같은 병으로 사망하리라 보았는데 그것도 역시 팔자에 다 나오는군요. 


거참 신기합니다! 껄껄껄” 하시며 처음 태도와는 조금 다르게 말씀이 많아지시면서 흥분된 모습을 보이신다. 걱정하던 문제에 대해 희망이 보이니 다소 흥분하신 것 같았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시던 오선생님 역시 같이 흥분한 투로 “것보세요 형님! 제가 그렇게 꼭 같이 와 보자고 한 이유를 이제야 아시겠어요? 이분이 LA 아니 미국에서는 제일 유명한 분이라고 몇 번이나 말씀 드렸어요? 이제 속이 시원하시죠?” 라고 하며 큰소리로 생색을 내신다. 평생을 청렴결백하게 살아오신 노학자가 자신의 일생의 업적을 남기고자했는데 갑자기 내년에 자신이 죽는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어떤 심정 이였을까?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앞서 자신이 평생을 바쳐 노력해온 한 인간의 업적이 흔적도 없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을 때의 심정은 아마도 아득함이었을 것이다. 


오선생님 이야기로는 “우리 형님은 정말 돈복은 없는 양반 같아요! 원채 돈에는 담백한 양반이지만 돈이 좀 생겨도 꼭 나갈 일이 생기더라고요. 목돈이 있으면 식구 중 누가 꼭 아파서 치료에 써야하고 조금 돈이 또 모이면 이번에는 형제 중 누가 꼭 사단이 생겨 형제로서 도와주지 않을 수 없는 그런 환경이 꼭 생깁디다. 그래서 그 양반 평생 선생님 말씀대로 집 한 칸 장만 못하고 살았습니다. 그것도 팔자군요. 허 참!” 재물복은 없었지만 형님을 존경하는 제자들은 구름같이 많아 존경을 한 몸에 받는 참스승이셨다 한다. 예전에 제자들이 스승의 구차함을 더 보지 못하고 제법 큰집을 얻을 수 있는 전세금을 마련해 드렸는데 그마저 BUS타고 오다가 소매치기 당하고 말았다 하니 진정 팔자는 못 속이는 모양이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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