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지도 살지도 못하는 팔자
필자는 무속과는 전혀 연관이 없는 명리학과 주역으로 인간의 운명을 학문적으로 감정하는 사람이다. 헌데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드믄 예이기는 하나 무속인이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고 가는 일도 있다. 무속인 이란 神氣(신기)가 있던 사람이 내림굿을 통해 접신(接神)한 이를 이르는데 이는 수행을 통해 스스로 능력의 주체가 되는 자력수행과는 다른 타력(打力)에 의지하여 능력을 얻기에 피동적이 되기 쉽다 할 수 있다. 무속인치고 자신이 원해서 무속인 이 된 사람은 거의 없다. 거의 대개가 신이 주는 해코지나 질병, 생활고에 견디다 못해 항복하고 신을 받게 된다. 즉 무병 또는 신병이 들어 그 괴로움을 견디고 견디다 못해 신과 타협하는 것이다. 무병을 앓는 사람은 칠성 줄이 굵거나 공률이 세다는 소리를 듣는 사람들인데 전생에 이런 분야에 종사를 했거나 업(業)을 열심히 닦은 조상을 가진 경우이다.
기공을 오랫동안 닦은 기공 능력자들이 이런 무속인 들의 몸 상태를 氣를 모아 살펴보면 백회혈이 크게 열려있음을 볼 수 있다. 신생아가 태어났을 때 정수리 부분을 만져보면 ‘팔딱팔딱’하며 숨구멍이 열려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이곳이 백회혈이다. 이 숨구멍이 아기가 커가면서 딱딱하게 막히게 되는바 이곳이 잡신들이 들어오고 나가는 통로 이므로 무속인 들은 백회혈이 열려있게 되는 것이다. 정신 수련자들도 수련의 경지가 높아지면 이 백회혈 즉 기문(氣門)이 열리게 되어 이곳을 통해 높은 경지의 정신세계에 출입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초심자들의 경우 제대로 된 수련법에 따르지 않으면 자기도 모르게 접신이 되기도 한다. 신병이나 무병은 이 칠성 줄을 타고 잡신이 들락거리면 생기게 되는 병이기 때문이다.
무병에 시달리다 무속인이 되려고 결심하면 내림굿을 받게 되는데 이 내림굿은 신병을 앓는 사람에게 잡귀신을 떼어내고 능력과 수준이 있는 神을 몸주로 앉히는 작업이다. 무속인이 되면 집안에 기도법당(신당)을 만드는 바 이는 신에게 살집을 만들어 주는 것이다. 신이 인간의 몸을 필요한 것은 무당의 몸을 빌려 자신의 한(恨)이나 업(業)을 풀려고 하는 것이다. 무당에게 몸을 빌린 댓가로 무당이 살아갈 방편을 마련해 주는데 일반인에게는 없는 능력을 주어 앞날을 예언하거나 지난날을 귀신같이 맞추고 굿을 하여 영혼을 달래는 등으로 생계를 해결할 수 있게 도와준다. 하지만 이 능력은 대체적으로 신을 받고 3년 정도 까지만 유지되고 그 이후에는 현저히 능력이 떨어진다.
무업의 입문격인 내림굿은 신어머니가 새로 무당이 되려는 제자의 접신을 도와주어 신어머니와 제자의 관계가 맺어지고 몸주신을 몸속에 받아들이는 큰 굿이다. 이때 작두를 타게 되는데 작두를 타는 이유는 자신이 신을 받아들였다는 확실한 증거로 삼기 위해서 이다. 이때 ‘작두대신’의 허락이 없이는 발을 베이게 된다. 이 관문을 통과 하여야 진정한 무당이 되며 이후 내림굿을 주재할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것이다. 신병에 시달리다 견디지 못해 내림굿을 받는다 해서 모두가 제대로 된 무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제대로 능력이 있는 신어머니를 만나지 못하면 사이비 내림굿을 받아 돈만 버리고 마는데 무병에서 벗어나 무당이 되려는 불쌍한 이들을 등치는 사이비 신어머니들이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 한다.
오래전 40대 초반의 R여인이 필자를 찾아 상담한 일이 있는데 이이가 처음 필자와 마주했을 때 필자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며 눈물까지 흘리며 매우 어색해했다. 직감적으로 이상한 느낌이 들어 “무속인 이신 것 같은데 이곳에는 왠일 이십니까?” 라고 하니 짐짓 놀라며 몸을 움추린다. 어설픈 무속인의 경우 하찮은 잡신이 걸려 있기에 필자처럼 오랜 시간 기수련과 정신수련을 한 이를 만나면 그 기에 눌려서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며 몸을 떠는 경우가 많기에 그러했고 이분의 생년월일시를 물어 사주팔자 기둥을 세워보니 무속인 비슷한 팔자로 보여 그리한 것이었다. 이런저런 말로 안심을 시키니 입을 연다. “선생님 어떡하면 좋습니까? 죽지도 살지도 못하겠습니다!”
이분은 경북 칠곡군 사람이다. 이분은 어려서 부터 몸이 약했다 했다. 툭하면 체하고 툭하면 까무라 치곤해서 어릴 때부터 진즉에 죽을 줄 알고 출생신고도 안했다 한다. 그래도 죽지 않고 겨우겨우 자랐는데 어려서 부터 엉뚱한 소리를 잘했다. 즉 아는 소리를 가끔 지껄였고 신통 하게도 전부는 아니지만 곧잘 맞는 소리를 해서 마을에서도 ‘이상한 아이’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몸이 아파 병원을 가도 도대체 병명이 나오지 않아 답답하던 차에 어머니 손에 이끌려 모 무당집에 가니 무조건 ‘신을 받아야 산다’ 고하며 신을 받을 것을 강요했다. 그래서 이리저리 돈을 끌어 모아 내림굿을 받았으나 신이 내렸다는 어떤 확실한 느낌이 오지 않았다 한다. 해서 새로운 신어머니를 찾아 총 세 번이나 내림굿을 받았지만 운이 억세게도 없었던지 만난 신어머니 들이 모두다 사이비 신어머니였다 한다.
무당이 처음에는 그렇게도 되기 싫더니 내림굿에 계속 실패하다보니 이제는 무당 되는 것이 소원처럼 되어버렸다 한다. 마음공부를 위해 산 기도를 다니며 허송세월 하며 살다보니 제대로 된 무당도 될 수 없었고, 모든 삶이 다 망가져 더 이상 어떤 희망도 볼 수 없기에 나무에 목을 매달았더니 가지가 부러져 죽는데 실패하고 애매하게도 다리만 부러져 죽을 고생만 하였고 약을 잔뜩 먹었더니 며칠 만에 깨어나 버렸고 위만 다 헐어 음식을 못 넘겨 죽기일보 직전까지 가는 일이 있었다. 독한 마음먹고 손목동맥을 끊고 죽으려 면도칼을 들고 여러 번 시도를 했지만 제대로 자르지도 못하고 손목에 흉한 상처만 남겼다 한다. 자신의 운명이 너무도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올 지경이라 한다.
“무슨 무당 되기가 고시합격하기 보다 어려우니 제 이야기 들으면 제 고통은 생각지 못하고 배꼽만 잡을 겁니다 선생님! 어쩌면 좋습니까?” 이분의 말을 말없이 듣다보니 이이가 전생에 무척이나 질긴 업을 남겼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무당이 되기 싫어 목숨까지 버릴 생각까지 하며 거부하다가 어쩔 수 없이 그 길을 택하는데 이이는 무슨 업보가 있어 스스로 되려하는 무당도 될 수가 없나? 하는 생각에서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