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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남자 며느리

2021.09.24

 





                                 남자 며느리  


 십 수 년 전만 해도 참으로 망측 스러운 이야기 여서 글로 옮기기도 어려운 이야기였지만 이제는 정부 에서도 법적으로 공식인정 하였고, 세계적 종교 지도자인 교황까지도 이들을 인정 했으니 이제는 글을 써도 좋으리만치 이슈 화된 문제가 있다. 바로 동성애 문제이다. 필자가 상담을 하다보면 이런 사연 저런 사연 남에게 털어놓기 어려운 속 깊은 사연을 많이 듣게 되는데 자녀의 동성애 성향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의 사연도 그 중 하나이다. 


R여사님은 초년에 사고로 남편을 잃고 평생 수절하며 하나뿐인 아들에 의지하고 살아오신 분이다. R여사님과 남편은 그야말로 잉꼬부부여서 주위 사람들의 질시와 부러움을 많이 받았다한다. 너무도 다정한 그들의 모습에 하늘이 질투를 하였는지 남편을 너무 일찍 데려가 버렸다. 아들나이 네 살 때였다. 남편은 어릴 때 미국에 이민와 의대를 졸업 후 큰 종합병원의 내과의사로 근무 중 이였고 R여사님은 디자인 공부를 위해 미국에 유학중일 때 만나 사랑을 하고 결혼하게 되었다. R여사님 부친도 예전에 장관까지 하신분이여서 R여사님이나 남편분이나 그야말로 귀하게 자란 귀한 집 자식들이여서 가정 형편도 서로 잘 어울리는 짝이어서 안성맞춤 이랄 수 있는 만남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아들하나 남기고 가버렸다. 


5번 프리웨이 선상에서 아침 출근길에 만난 참사였다. 다행히도 남편이 남긴 보험금과 시댁에서 손자 양육비로 매달 지원하는 돈으로 경제적 어려움은 없었다. 시댁에서는 R여사님이 재혼하게 되면 손주를 돌려받겠다는 합의하에 양육비를 모자라지 않게 대주었고, R여사님 역시 죽은 남편을 너무 사랑했기에 다른 남자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았고 재혼생각도 전혀 없었기에 오로지 아들하나 키우는데 전력을 다했다. 하지만 친정 부모님들은 입장이 달랐다. “젊디 젊은것이 어떻게 평생을 남자도 없이 과부로 수절 한다는 말이냐? 안될 말이다. 아이는 시집에 주고 한국으로 돌아와서 새출발 해라. 요즘 세상에 이혼도 아니고 사별한 게 무슨 큰 죄냐? 너 정도면 총각에게도 시집갈 수 있다. 무조건 새출발 해라!” 친정 부모님들의 강력한 주장이었다. 하지만 듣지 않았다. 오로지 아들만 생각했다. 


다행히도 아들은 건강하게 잘 자라주었다. 지애비 닮아서 인물도 무척이나 좋고 체격도 건장 한데다가 머리도 총명하여 동부 명문의대를 졸업하고 지 애비처럼 내과의사가 되었다. 처음 R여사님이 필자를 찾아 오셨을 때 아들의 사주를 보면서 아들 자랑이 대단했다. 필자가 아들의 사주팔자를 보고 필자 왈“아드님이 참으로 인물이 좋은 것 같습니다. 머리도 매우 총명하여 전문직 사주로 나오는데 사람을 살리는 활인업(活人業)계통의 직업이라고 보여 집니다. 평생의 의식주가 풍족한 잘생긴 팔자이긴 한데 사주의 단점 이라면 아버지와의 인연이 약하고 여자 복이 없다는 점입니다. 여기에다 자식 복 마저 없어서 안타깝습니다.” 라고 하니 처음에는 얼굴 표정이 무척이나 놀란 표정으로 좋았다가 필자의 마무리 말에 근심스런 표정으로 변한다. 


아무튼 R여사님의 자식에 대한 프라이드는 대단했다. 언젠가 R여사님이 필자를 찾아왔는데 표정이 곧 죽을 사람마냥 풀이 죽어 있었다. 필자가 “얼굴안색이 무척 안 좋으시네요? 어디 불편하신 데라도 있나요?” 하고 묻자 다 죽어가는 모기 같은 목소리로 “우리 아들 때문에 그럽니다.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라고 하시곤 뒷말을 한참이나 잇지 못하다가 필자가 이런저런 말로 안정을 시키니 마지못해 사연을 이야기하신다. “우리아들이 얼마 전에 자기 친구를 엄마에게 소개시켜 주고 싶다고 해서 기쁜 마음으로 데려와 보라고 했어요. 남자 아이였는데 우리 아들과는 반대로 체구도 가날프고 얼굴도 계집애마냥 이쁘장하게 생긴 게 귀여운 인상 이더라구요. 


우리 집에서 한참이나 있다가 갔는데 하는 짓이 꼭 기집애 같더라구요. 그런데 그날 이후 아들이 툭하면 이 아이를 데려와 자신의 방에 들어가 무얼 하는지 몇 시간이고 있다가 나오곤 했는데 둘의 행동이 좀 이상한 거예요. 아들은 꼭 여자애 대하듯이 하는 것 같고, 그 사내아이는 아들에게 애교떠는 기집애 처럼 행동을 하곤 했어요. 그런데 세상에! 나중에 알고 보니 둘이 연애를 하는 사이래요! 어머나! 어머나! 기가 막혀서 입이 다물어 지지 않더라구요. 제가 울고불고 하면서 아들을 타일러 봐도 막무가내예요! 너무 사랑하기 때문에 둘이 헤어져야하면 같이 죽어 버리겠대요. 어쩌면 좋아요? 애 아빠가 하늘에서 이 꼴을 보면 놀라 까무라칠 꺼예요. 


더군다나 둘이 결혼하겠대요. 참하고 이쁜 며느리 얻으려고 내가 얼마나 벼르고 벌여왔는데 남자 며느리라니요? 세상에 이럴 수도 있나요? 남의 일로만 생각했던 이런 끔찍한 일이 나에게 생기다니 믿어지지가 않아요! 엉~ 엉 ~ 이제 아주 통곡까지 하신다. 겨우 진정을 시켜드리니 “예전에 선생님이 우리아들 사주는 참 좋은데 여자복 하고 자식복이 없다더니 어떻게 이런 식으로 현실로 나타나는지 모르겠어요. 콱 죽어버리고 싶은 심정뿐입니다.” 라고 한탄 하시고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앉아 있다가 가셨다. 그런데 나중에 R여사님께 듣고 보니 그 남자 며느리가 집에 들어와 같이 산다고 했다. 자식이기는 부모 없다고 결국 R여사님이 어쩔 수 없이 마음을 바꾸신 모양이었다. 노골적이지는 않지만 필자에게 은근히 며느리(?) 자랑도 한다. “애가 얼마나 깔끔하고 싹싹한지 몰라요!”‘어찌할 수 없다면 기쁜 마음으로 받아들이라’는 말이 있다. 내가 노여워하고 괴로워한다고 바뀌지 않는 문제라면 차라리 기꺼이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R여사님 또한 이런 심정이셨으리라 믿는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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