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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창작

너무 똑똑해도 탈

2022.01.15

   



               너무 똑똑해도 탈 


 강 양은 수시로 필자를 찾아와 상담을 하곤 하는 20대 후반의 영리한 여성이다. 홀어머니 밑에서 오빠와 함께 자랐고 어머니의 기대대로 어려서부터 학업 성적이 우수하였고, 무엇이든 엄마와 오빠부터 생각하는 효녀이자 착한 동생이었다. 우수한 성적으로 UCLA에 진학 하였고, 전 과정을 장학금 혜택을 받으며 오히려 아르바이트를 통해 집 생활비를 어머니께 드리며 졸업 하였다. 워낙 영악하여 학창시절부터 이재(理財)에 무척이나 밝았고 대학재학시절 이미 학교인근의 COFFEE SHOP을 운영하여 짭짤한 수입을 올릴 정도의 수단가였다. 졸업 후 융자업에 뛰어들었고 뛰어난 수단으로 매월 최하 수만불씩 꾸준히 버는 재주를 보인다. 융자 중개로 큰돈을 벌어들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인타운 내에 유흥업소에까지 손을 댄다. 


워낙 수완이 좋아 거의 다 망해가는 업소를 인수한 뒤 이런저런 재주를 부려 수십만불의 웃돈을 받고 팔아넘기기를 여러 차례 큰돈을 모을 수 있었다. 이렇게 번 돈으로 엄마에게 집까지 사드리고 오빠의 학비며 생활비까지 대어준다. 이렇다보니 생활의 규모가 커졌고 매달 꼭 필요한 경상비가 수만불에 이르게 된다. 한 달에 필연적으로 꼭 들어가야 되는 돈의 근 3만 불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강양에게는 몇 가지 병증이 있으니 첫 번째가 자신에 대한 과시욕(show up)이였다. 옷도 명품 고급옷에 들고 다니는 가방도 명품가방 아니면 취급을 안했고 승용차도 최고급만을 타야 직성이 풀렸다. 워낙 수완이 좋아 많은 돈을 버니, 자신에게 어느 정도 사치하는 것이야 이해할 수 있다 해도 두 번째 병증이 또 문제였다. 


강양의 두 번째 병증은 다름 아니라 남자 문제였다. 재벌 집 딸 마냥 과시를 하고 다니니 주변에 남자들이 많이 꼬이게 됐는데 대부분이 겉만 영화배우 마냥 번지르하지 머리는 텅 비어있는 양아치들이 주(主)였다. 강양은 미남자들에게 약했다. 이런 미남 저런 미남들을 만나며 남자들에게 돈을 써댔다. 고급 옷에 고급차를 선물하기도 했고, 용돈도 마구 쥐어주었다. 외모만 그럴듯하지 머리가 텅 비어있는 이런 양아치 제비족 같은 놈들이 강양에게 도움이 될 리 만무였다. 필자가 항상 이런 남자들을 멀리하라고 여러 번 엄하게 충고를 하기 도 했지만 소용없었다. 어떤 친구에게는 가게까지 차려주고 그 친구의 변심으로 가슴 아파하기도 했지만 강양은 이런 병증은 고쳐지지 않았다. 


세 번째 강양의 치명적 병증은 과정이야 어떻든 목표만 달성되면 된다는 도덕 불감증, 법 불감증에 있었다. 수단이 조금 비도덕적이고 불법적인 점이 있다 해도 목적만 달성되면 그만이라는 위험한 사고를 지니고 있었다. 아무튼 인생이라는 것이 늘 그렇듯, 좋은 일만 계속될 수도 나쁜 일만 계속 될 수도 없는 법! 강양도 역시 하는 일이 늘 승승장구 할 수는 없었다. 필자가 “승승장구 잘 나갈 때 안 될 때를 대비해서 늘 준비가 필요해요. 늘 경기가 좋을 수 없으니 불경기에 대비해야 합니다. 첫째, 생활규모를 최소로 줄이고 저축을 해야 합니다. 생활규모를 늘리는 것은 쉽지만 줄이는 것은 무척 어렵습니다. 우선 더 이상 생활규모를 늘리지 말고 줄이도록 어려워도 노력을 하고 둘째, 쓸데없이 주변에서 나에게 기생하는 사람들을 끊어야 합니다.” 라고 하며 잔소리를 했지만 잘 듣지 않았다. 이렇게 잔소리를 할 때면 강양의 표정은 ‘이 아저씨가 왜이래?’ 하며 의아스럽게 쳐다보는 듯했다. 


이런 시간이 조금 흐른 뒤 필자가 염려했던 대로 강양에게도 불경기가 닥치기 시작했다. 생전 처음으로 갑작스럽게 불경기를 당하자 몹시 당황스러운 듯 했다. “선생님 요즈음 갑자기 왜 이러는지 모르겠어요! 하는 일마다 꼬이고 들어와야 할 돈은 한결같이 수금이 되질 않아요. 어떡하면 좋죠?” 이런저런 충고로 강양이 처한 상황에 대해 충고해 주었지만 강양의 상황은 시간이 지날수록 꼬이는 듯했다. 이러던 어느 날 희색이 만연한 표정으로 필자를 찾았다. 와서 하는 말이 “선생님께서 전에 저에게 큰 기회가 와서 이 어려움을 한 번에 해결될 수 있으니 힘들어도 조금만 참으라고 하시더니 드디어 그런 기회가 온 것 같아요.” 라고 한 뒤 희희 낙락이다. 어떤 일인가? 하여 사연을 듣고 질 겁을 하였다. 


어떤 불법적인 범죄조직이 아주 큰 목돈을 제시하고 강양에게 한탕 하자는 식으로 꼬득 이고 있었던 것이다. 필자 왈 “인생의 기회는 절대로 불법적이거나 비도덕적인 수단으로 오지 않습니다. 이건 큰 기회가 아니라 큰 함정이 될 터이니 절대 개입하면 안 됩니다. 인생의 큰 과오가 될 겁니다. 절대 안 돼요 안 돼!” 라고 하니 강양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나중에 들으니 기어코 이일에 끼 여든 모양이었다. 필자가 우려했던 대로 일이 커지고 만다. 연방경찰(FBI)의 수사가 시작되었고, 일당이 일망타진 되었고 신문에도 크게 보도된다. 이일이 있고난 뒤 사색이 다 되어 강양이 필자를 찾았다. 매우 안절부절 하며 자신이 감옥에 가는 것은 아닌지를 묻는다. 필자가 쾌를 짚어보니 어떤 연유에서 인지는 몰라도 다행히도 강양에게 수옥살(감옥에 갇히게 되는 운)이 들지는 않았다. “감옥에 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천만 다행으로 이번은 무사할 수 있지만 또 위험한 짓을 하면 그때는 아마도 힘들 겁니다.” 


필자의 충고에 불안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이고 갔지만 점점 변해가는 강양의 모습이 불안했다. 그러다 얼마 전 필자를 찾았는데 하는 이야기를 가만히 들어보니 이번에는 어떤 여자 포주와 손을 잡고 매춘업에 뛰어든 것 같았다. 세상에 맙소사! 점점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드는 강양의 모습에서 어떤 광기마저 느낄 수 있었다. 이제는 더 이상 필자의 충고가 먹히지 않을 거라는 좌절감이 들었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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