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gudowon님의 다른글 더 보기 :: 총 1049
목록 닫기목록닫기 목록 열기목록열기
문화/창작

점차 잊혀져가는 말들

2022.01.17

        





                        점차 잊혀져가는 말들  


 필자의 오랜 고객이신 옥여사님이 팔자에게 묻는다. “저희 부모님이 결혼하신지 60년 되는 날이 곧 오는데 두 분 모시고 조촐하게 잔치라도 벌이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잔치이름을 무슨 잔치라고 해야 하나요?” 미국에 오래 살다보면 이렇듯 자주 쓰이지 않는 말들은 점차 잊혀 지기 십상이다. 결혼 60주년이상을 기념하는 것은 금강혼(金剛婚)식이라 한다. 예전에는 수명이 짧아 이 금강혼식을 할 정도로 부부가 60년이상 함께 사는 것이 매우 드문 일 이었으나 이제는 수명이 길어져 그리 흔치 않은 장수 시대가 되었다. 결혼 50주년을 기념하는 금혼(禁婚)식은 대개의 분들이 아실 것 이고, 이외에 결혼기념일과 관련하여 쓰는 명칭은 다음과 같다. 


결혼 3주년은 과혼(菓婚), 결혼 5주년은 목혼(木婚), 결혼 10주년은 석혼(錫婚), 15주년은 동혼(銅婚), 20주년은 도혼(陶婚), 25주년은 은혼(銀婚), 30주년은 진주혼(眞珠婚), 35주년은 산호혼(珊瑚婚), 45주년은 홍옥혼(紅玉婚)이며 50주년과 60주년이 위에 언급한 금혼과 금강혼이다. 일반적으로 25주년 기념인 은혼식과 50주년 기념인 금혼식 그리고 60년 기념인 금강혼식 정도가 비교적 일반에 잘 알려져 있다. 이왕 결혼년도와 관련된 말이 나왔으니 나이와 관련된 말도 살펴보자. 


10세 전후를 충년(沖年), 15세를 지우학(志于學), 20세의 사람을 남자는 약관(弱冠), 여자는 방년(芳年), 30세는 이립(而立), 40세는 불혹(不惑), 50세는 지천명(知天), 60세는 이순(耳順) 또는 육순(六旬),62세를 진갑(進甲), 70세는 고희(古稀) 또는 칠순(七旬), 77세를 희수(喜壽), 80세를 산수(傘壽) 또는 팔순(八旬), 88세를 미수(米壽), 99세를 백수(白壽), 100세 이상을 선인수(仙人壽)라 하여 신선의 경지에 들었다고 보았다. 옛날에는 환갑이면 오래산 살만큼 산 노인네로 보고 ‘오래 살았다는 것을 축하하기 위해’ 환갑잔치도 했지만 요즈음은 환갑이면 청년이다. 이제는 건강관리만 잘하면 누구나 100세 이상인 선인수(仙人壽)를 누릴 수 있는 100세 시대가 올 것이다. 바쁜 이민생활 중에도 가까운 이의 경조사에 참석안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때 경조사에 빠질 수없는 것이 부조금인바 봉투겉봉에 뭐라고 써야할지 몰라 적당히 이름만 쓰고 마는 분들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에 대해서도 살펴보자. 상가집 조의금 봉투에는 보통 부의(賻儀) 또는 조의(弔儀)라고 쓰거나 쉽게 근조(謹弔)라고 써도 무방할 것이다. 요즈음이야 환갑잔치를 하는이가 거의 없지만 회갑연(回甲宴)에는 축수연(祝壽宴) 축회갑(祝回甲)이라 쓰면 무방하다. 개업장에는 축개업(祝開業), 축발전(祝發展)을 결혼식 부조금 봉투에는 축결혼(祝結婚), 축화혼(祝華婚), 축성혼(祝聖婚)을 병문안에는 기쾌유(祈快癒)라 쓰면 되고, 여행가시는 어르신들 경비를 보충해 드리는 봉투에는 장도(壯途)정도가 적당할 것이다. 한국에서 조차 가계보 및 촌수 등이 점차 잊혀져가고 있으나 그래도 우리의 인륜 근간인 호칭은 지켜나가고 자녀들에게도 꼭 교육시켜줌이 좋다고 본다. 


조상 제사 및 혈통의 존엄성을 지키는 데에도 혈족관계 호칭은 꼭 필요하다. 자신의 할아버지는 조부(祖父) 또는 왕부(王父)라 칭하고 돌아가신 후에는 선조고(先祖考)라 한다. 자신의 할머니는 조모(祖母) 또는 왕모(王母)라 칭했고, 돌아가신 후에는 조비(祖妣), 선조모(先祖)라 했다. 남의 할아버지를 칭할때는 조부장(祖父), 왕대인(王大人)이라 칭했고, 사후(死後)에는 선조부장(先祖父) 선왕고장(先王考丈)이라 불렀고, 남의 할머니는 존조모(尊祖母), 왕대부인(王大夫人)이라 했으며, 사후에는 선왕대부인, 선왕모부인이라 했다. 자신의 아버지를 칭할 때 가친(家親), 노친(老親)이라 했고 사후에는 선고(先考)라고 했다. 나의 어머니를 칭할 때 자친(慈親) 또는 자정(慈庭)이라 했고 사후에는 선비(先妣)라 칭했다. 남의 아버지를 칭할 때는 춘부장(春府丈) 또는 춘장(椿丈)이라 했고 사후에는 선고장(先考丈)이라 했다. 남의 어머니를 칭할 때는 자당(慈堂) 또는 대부인(大夫人)이라 했으며 사후에는 선대부인(先大夫人)이라 불렀다. 


나의 삼촌(三寸)은 큰아버지는 백부(伯父), 작은 아버지는 숙부(叔父)라 했고 사후에는 선숙부, 선백부라 했다. 삼촌의 부인에게는 큰어머니에게는 백모(伯母), 작은어머니에게는 숙모(叔母)라 했으며 사후에는 선백모, 선숙모라 칭했다. 남의 삼촌을 칭할 때는 큰아버지는 백부장(伯父丈) 작은 아버지는 완장(阮丈)이라 칭했으며 사후에는 선백부장, 선완장이라고 호칭했다. 남의 백모나 숙모에게는 존숙모부인(尊叔母夫人), 중백모부인(仲伯母夫人)이라 했다. 자신의 고모(姑母)는 고모, 사후에는 선고모(先姑母), 고모의 남편에게는 고모부(姑母夫) 또는 고숙(姑叔)이라 했고 사후에는 고숙장(姑叔丈 )이라 했다. 외할아버지, 할머니는 외조부(外祖父), 외조모(外祖母)라 했고 사후에는 선외조부, 선외조모라 칭했다. 남의 외할아버지, 할머니를 칭할 때는 존외조부장(尊外祖父丈) 존외모부인(尊外母夫人)이라 칭했다. 


자신의 형은 사형(舍兄) 사후에는 선형(先兄) 형수는 사후에 선형수(先兄嫂), 남의 형은 백씨(白氏) 사후에는 선백씨장이라 했다. 자신의 동생의 사제(舍弟) 사후에는 망제(亡弟)라 했고 제수씨는 사후에 망수(亡嫂)라 했다. 남의 동생은 계씨(季氏)라 했고 사후에는 선제라 했다. 자신의 아내는 내자(內子)라 칭했고 사후에는 망처(亡妻)라 했다. 자신의 자식을 호칭할 때는 가아(家兒), 가돈(家豚), 우돈(愚豚)이라고 칭했는데 ‘우리집 돼지새끼’ ‘우리집 어리석은 돼지새끼’ 라는 뜻으로 겸손히 칭했고, 반면에 상대의 자식은 자제(子弟) 영윤(令胤) 현윤(賢胤))이라고 존칭하는 호칭으로 불렀다. 기본적으로 알아두면 나쁘지 않을 잊혀져 가는 말들에 대한 회고였다.

 

자료제공:  GU DO  WON  (철학원)

213-487-6295, 213-999-0640

주소: 2140 W. Olympic  Blvd #224

Los Angeles, CA 90006

좋아요
태그
인기 포스팅 보기